일년 내내 좋은 일만 있어라~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혜원

발행일 2011.02.15. 00:00

수정일 2011.02.15. 00:00

조회 2,160

2월 12일 오전 10시부터 북촌문화센터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나들이객으로 장사진을 치고 있다. 영하의 기온에 바람까지 더해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월대보름 체험마당’을 찾은 인파는 그 추위도 잊은 채 전통문화 체험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구동성 아이들과 어른들의 소리는 한옥 담장을 넘어 북촌문화센터 입구까지 퍼졌다.

정월대보름은 보통 ‘대보름’이라 하는데,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대보름은 연중 가장 먼저 만월이 되는 날로서, 많은 세시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또 농업이나 어업 등 생업과 연관이 있어서 농촌에서는 갖가지 놀이와 행사, 그리고 방액 등이 이 날을 전후로 행해지곤 한다.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 년의 운세를 점 쳐보는 달이다. 역서에 의하면, '정월은 천지인(天地人)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날'이라고 전한다.

안방에서 진행된 ‘연만들기’ 체험은 연에 얽힌 이야기를 역사와 과학적인 설명까지 덧붙여 그 재미를 더했다. 단순히 한지에 대나무살을 붙이는 만들기 뿐 아니라, 전화기도 핸드폰도 없던 그 시절 전시(戰時)에 연이 사용됐다고 한다. 연의 평면이 유선형인 것은 바람의 저항을 덜 받게 하기 위한 것으로 조상들의 슬기가 어린 과학적인 작품이다. 이는 배의 앞머리를 유선형으로 만듦과 같은 이치란다. 이 날 진행된 연 만들기는 어린이들의 작은 손에 맞추어 작게 도안된 기본 재료를 이용했다. 태극문양과 토끼문양 등의 도장으로 연을 다채롭게 꾸밀 수 있었다.

사랑방에서 진행된 ‘복조리만들기’ 체험. 원래, 복조리는 대나무로 만들지만 이 날의 재료는 아이들이 만들기 쉽게 제작된 작은 사이즈의 왕골로, 부드러운 꺾임으로 조작이 수월했다. 양쪽의 줄기는 파랑과 빨강으로 염색을 해 아이들이 기호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게 해 주었다.

한옥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안방에서 대청으로 가는 길목에는 계획된 ‘신년다례체험’ 대신 전통차와 떡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까지 몰린 가운데 차와 떡을 준비하기 바쁜 손길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커피를 손에 들고 북촌문화센터를 방문한 외국인이 한 손엔 커피를 다른 손엔 차를 들고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오후 3시, 꽹과리와 장구 소리로 시작된 북촌예술단의 공연은 북촌문화센터에 들어서면서 그 신명을 더하며, ‘지신밟기’를 하며 잡귀를 쫓았다. 이는 연중 무사하고 복이 깃들기를 비는 놀이다. 국악봉사를 시작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다울’ 국악가족의 공연은 추운 날 내내 서서 보는 것을 감수할 만큼 정겨웠다. 서양악기와 우리악기를 접목시킨 반주에 우리소리와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아나야’ 국악밴드의 공연은 많은 이들의 호응에 앵콜 공연까지 이어졌다. 어른들은 ‘귀밝이술 체험행사’를 즐기기도 했다.

북촌문화센터는 안방, 사랑방, 대청마루, 별당을 나누어 전통자수, 다도체험 등 다양한 강좌가 매주 진행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전례에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어 성황리에 행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북촌은 문화센터 안에서의 행사 뿐 아니라, 골목골목이 모두 우리 문화알리기 장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는 중앙탕과 어릴 적 문구점을 다시 보는 듯한 간판도 있다. 앞으로도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고, 조상들의 지혜를 이어갈 수 있는 다양한 행사에 가족단위의 참여가 이어지길 바란다.

문의: 북촌문화센터☎02) 3707-8388, 8578

#북촌 #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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