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과 쉽게 친해지기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고은빈

발행일 2011.01.18. 00:00

수정일 2011.01.18. 00:00

조회 2,937

친구와 함께 현대미술 전시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전시회장으로 향하는 길에 현대미술 전시회가 처음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던 친구는 전시를 다 본 후 다시는 현대미술 전시회에 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고전 미술은 어느 정도의 답이 있고 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 현대미술은 뜬금없어.” 맞는 말이긴 하다. 다른 사람들도 현대미술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하면 흔히 ‘난해하다’고들 하니까. 하지만 현대미술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혹시 현대미술을 좋아하지도 않고 접해본 적도 거의 없는가? 그렇다면 지금 ‘SeMA 2010-이미지의 틈’전과 함께 현대미술의 손을 살포시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SeMA 2010’전은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서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작품들은 현대미술답게 한 번 봐서 이해할 수 있는 종류의 것들이 아니었다. 리포터는 현대미술 전시회를 보며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인 ‘제멋대로 해석하기’를 사용했다. 설명을 보지 않고, 나름대로 해석하는 작업이었다. 강영민 작가의 작품을 보며 이미지란 것이 결국 픽셀 같은 작은 것들이 모여 만들어 낸 환영일 수 있겠구나 생각했고, 이재이 작가의 목욕탕 그림을 배경으로 한 나이아가라 폭포 연출 사진을 보며 이미지는 쉽게 조작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현 작가의 ‘아무것도 아닐거야…’라는 집 모양의 설치 작품 외 몇몇 작품은 의도를 알 수 없었다.

자신만의 해석과 감상을 해보니 생각이 한 층 깊어진 것 같다. 설명을 읽고 김우임 큐레이터를 만나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설명을 들어보니 이 전시회는 작가들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가득했다.

“작품에는 이미지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이 들어가 있어요. 가령 나현 작가에게 미디어 속 이미지란,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하면 할수록 실제와 멀어져 가는 것이에요. 집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그 실체를 알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또한, 작가들의 삶이나 가치관에 좀 더 다가설 수 있는 프로젝트 작품도 소개받을 수 있었다. “관람객들이 작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리서치프로젝트, 연대기프로젝트, 인터뷰프로젝트, 총 3가지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리서치프로젝트나 인터뷰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고민들을 볼 수 있답니다. ‘언제 완성할 수 있을까’, ‘작업만 하고 싶다’, ‘내일도 작업할 수 있을까?’ 같은 진솔한 고민들이 담겨있죠.”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니 궁금증이 풀려 한결 개운했다. 마지막으로 난해한 현대미술을 어떻게 하면 쉽게 즐길 수 있을 지 물었다. 큐레이터의 대답에 새삼 놀랐다. 리포터가 써왔던 방법과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현대미술이 어렵다, 난해하다고 하는데, 애초부터 답이 없다고 생각하고 작품을 보세요. 스스로 생각을 가지고, 의문을 던지면 현대미술과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시각을 통해 작품의 에너지를 느끼다 보면 작가의 생각과 의도에도 가까워질 테니까요.”

무조건 의미가 있어야만 존재가치가 있는가? 의미가 없어도 작품은 존재한다. 오히려 처음부터 작품을 규정해버리면 사유(思惟)의 가능성은 닫혀버린다. 예술은 늘 동시대의 삶을 반영한다. 현대 미술 작품 중에 알 수 없는 작품이 많은 이유는 혹 현대인의 삶이 알 수 없는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은 아닐까? 현대 미술작품이 지닌 여러 가지 가능성과 의미를 탐색해보다보면 어느새 당신도 현대미술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라고 믿는다. 'SeMA 2010'전과 함께 시작해보자. 전시는 2월 13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서울시립미술관 ☎02)2124-8800

#서울시립미술관 #현대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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