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입체영화의 공습

시민기자 최근모

발행일 2011.01.03. 00:00

수정일 2011.01.03. 00:00

조회 3,316

한국영화박물관에서 3월 31일까지 펼쳐질 3D 입체영화 특별전(관람료 무료)의 타이틀은 이렇다. ‘Magic of Seeing'. 시각의 마술이란 뜻이다. 이 전시에서는 쓰는 안경에 따라 사진이 입체로 보이는 적청방식, 두 장의 그림을 겹쳐 입체로 보이게 하는 스테레오스코프 방식 등 3D입체영상을 체험할 수 있다. '아바타'를 포문으로 얼마 전 개봉한 '토이 스토리3'까지 요즘 극장가는 입체영화가 대세다. 할리우드의 유명감독들은 앞다투어 차기작을 3D로 제작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3D영화가 쏟아질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3D 영화는 무엇인지, 어떤 원리로 영상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지 알아보자.

지금까지 봐왔던 영화는 스크린 위에서 평면으로 영사되었다. 사진을 찍으면 명확한 그림을 볼 수는 있으나 형상의 깊이나 질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이 입체감을 보여준 게 3D영화다. 우리의 눈은 왼쪽과 오른쪽이 떨어져 있다. 진화론에 입각해본다면 그 이유가 있다. 두 개의 떨어진 눈은 똑같은 물체를 다른 위치에서 보게 된다. 이 두 개의 영상 신호가 뇌에서 합쳐져서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평면보다는 입체감이 사물을 더 정확하게 인식시켜 준다.

3D 영화의 원리도 여기에 있다. 인간이 보는 눈으로 똑같이 영화를 느끼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화라는 것은 현실의 모방이다. 스크린을 보는 관객은 이 모방을 통해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화시킨다. 100분의 상영이 끝나고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의 얼굴엔 카타르시스 같은 희열이 번져있다. 자신이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멜로, 액션, 코미디, 공상과학 같은 경험들을 아무 피해 없이 간접체험을 하고 나올 수 있다. 흥행영화의 관건은 얼마나 실제처럼 관객이 느끼게 하느냐일 것이다. 그래서 진정성 있는 시나리오와 메소드(몰입) 연기를 펼치는 배우, 훌륭한 연출 능력을 갖춘 감독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좋은 사진을 보면 감동하지만 이것이 실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진 속에 담긴 픽셀의 조합이다. 그러나 3D는 기존의 평면적인 영상물의 인식 자체를 깬다. 현실에서 일어나듯 영상물을 입체적으로 보게 된다. 이럴 때 관객이 느끼는 감정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바타 같은 블록버스터들이 이런 기술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계속 관객이 느끼는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진동을 일으키기 위해서 말이다.

3D의 기술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1800년대부터 사진이나 그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망원경 같은 장난감들이 있었다. 1922년대에 벌써 상업용 입체영화가 상영되었다. 미국의 60년대에는 입체영화가 활발히 제작되던 시기다. 안경을 쓰고 봐야 한다는 불편함뿐만 아니라 기술적 문제 때문에 침체기를 걷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완전히 바뀐다. 조악하던 CG(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혁신적으로 발전한다. 현실보다 CG로 만든 인공화면이 더 현실 같은 세상이 되었다. 과거의 입체영화가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면 지금의 3D 영화는 CG 기술과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항간에는 3D 영화를 잠시 불어가는 유행쯤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는 다르다. 상업영화의 목적은 오락이다. 관객의 즐거움 말이다. 그렇다면 같은 영상이라도 감흥을 더욱 크게 불러일으키는 쪽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현재는 블록버스터 같은 눈을 즐겁게 하는 장르에 치중되어 있으나 멜로, 액션, 휴먼 장르로 번져갈 것이다. 말 그대로 시각의 마술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3D 영화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입체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해야 하며, 영상의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스토리가 허술해지는 점을 보완해야할 것이다.

문의: 한국영화박물관 02-3153-2031, www.koreafilm.or.kr/museum

#3D #3D영화 #입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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