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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0.12.13. 00:00

수정일 2010.12.13. 00:00

조회 3,427

한국공연예술센터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는 극단 지구연극의 창단 10주년 기념 연극 중 그 세 번째 작품인 ‘바~미 기펏네’(원제: 밤이 깊었네)가 공연되고 있다. 오는 12월 26일까지 계속될 연극 ‘바~미 기펏네’는 소외당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잔잔한 감동이 깃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비장애인 청년들과 장애인 청년이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하룻밤 동안 때론 코믹하게, 때론 가슴 뭉클하게 전하고 있는 중이다.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 그리고 현대인의 이기적인 속성을 극 중에 함축해 내며 페이소스(청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학로의 그 많은 소극장에서 매일 공연되어지는 많은 연극들 중 연극계가 여전히 건강한 고민을 갖고 연극 작업을 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슴 따뜻해지는 연극 한 편을 만났다. 극단 지구 연극은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장애인에 대한 우리들의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연극 ‘바~미 기펏네’ 를 통해 유쾌하게 허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허물없이 따뜻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여지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김태훈 연출은 “소외된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2004년 거리의 부랑자와 창녀, 알콜릭을 주인공으로 하는 ‘안녕 모스크바’ 였고, 그 두 번째는 2008년 초연된 사회의 편견이 더 무서운 장애인 이야기 ‘바~미 기펏네(원제: 밤이 깊었네)’였습니다. 올해 7월 남산예술센터와 공동제작으로 우리 사회에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에 대한 이야기인 ‘서울, 나마스테’를 드라마센터 극장에 올린 것이 세 번째죠"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 ‘바~미 기펏네’는 초연 당시보다 확대하고 재구성하여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관객과 함께 소외된 사람들과의 소통을 고민하고, 각 개인의 삶 속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들을 되돌아보도록 연극의 진정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더불어 4명의 젊은이들을 통해 가슴 뭉클한 감동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했습니다. 장애는 단지 불편한 것일 뿐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서로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라 함께 하기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라며 연극 ‘바~미 기펏네’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그 중 소외당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큰 애정을 보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 3편은 시리즈로 극단 지구연극의 감성 레퍼토리로 좀 더 확장을 거듭하며 공연되고 있었다.

연말을 맞아 훈훈함을 더하고 있는 연극 ‘바~미 기펏네’에서 주인공 건영을 연기한 홍기준 씨는 2008년 초연에 이어 다시 이번 작품에 출연해 1시간 40여 분간 리얼한 장애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초연 당시에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100페스티벌' 미래 연기상을 수상한 그는 러시아 명문연극대학의 쉐프킨과 슈킨에서 연기를 수학한 실력파 배우이기도 했다.

“손과 몸짓, 표정 연기에 심혈을 기울이기 위해 복지관을 찾아 장애인 친구들과 만났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특징을 잡아 연습했습니다. 장애인들이 와서 연극을 보더라도, 건영이란 인물이 그들 보기에도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장애의 리얼함보다는 엉뚱한 모습, 장난스럽게 화제를 돌린다든지, 갑자기 천진하게 웃는다든지 하는 모습들을 많이 표현해 봤습니다”라며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힘을 보태주길 바라고 있었다. 실제로 그가 공을 들인 연기는 연극을 보는 내내 무한 감동으로 가슴에 와 닿았다.

‘좀 더 순수한 캐릭터 4명이 모여 만들어내는 이야기라 이 연말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연극입니다. 더불어 힘 있는 장면들이 곳곳에 있어 보는 재미를 줄 겁니다.(수용역의 박수용)’, ‘보신 분들이 따뜻한 감동이 있는 연극이란 말씀을 많이 해 주시니까 배우로서 행복하게 공연에 임하고 있어요. 저희들이 열심히 준비한 것들인 만큼 많은 분들이 와서 봐 주시고 연극의 메시지를 공유했으면 합니다.’(유밀역의 박유밀), ‘처음 하는 연극인데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어 행운이고, 연극을 하면서 장애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걸 느껴요.'(지원역의 전지원) 연극 ‘바~미 기펏네’ 에 출연 중인 연기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따뜻한, 의미 있는 연극’ 임을 말하고 있었다. 장애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연극은 빠른 속도와 유머로 풀어내며 편견을 허물고 있었다.

극단 지구연극의 신형민 실장은 “서울문화재단의 창작활성화지원 사업과 12월 사랑티켓 참가작에 선정된 ‘바~미 기펏네’는 이미 작품성이 검증 되면서 청소년 추천 공연이 되었습니다. 또한 서울시 복지재단에 객석 나눔을 통해, 문화소외계층과 장애인들을 초청해 이미 100여 명의 문화소외계층이 초반에 공연을 관람한 바 있고, 24일과 25일 4회 공연 역시 객석 나눔의 형태로 문화소외계층을 초청해 약 100여 석을 준비 중이예요. 25일 공연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 단체에 기부될 예정입니다”라며 연말 뜻 깊은 사회적 활동 계획을 밝혔다. 사랑티켓 이용 시 8천원~1만원에 관람이 가능하며 수능수험표를 지참한 학생들은 1만원에 공연을 볼 수 있다.

'바~미 기펏네'(원제: 밤이 깊었네) 안내

공연 일시 : 12월 26일까지
공연 시간 : 화~금 저녁 8시 / 토 오후 4시, 저녁 7시 / 일 오후 4시
공연 장소 : 대학로 예술극장 3관
찾아가는 길 : 혜화역 2번 출구, 쇳대박물관 지하
문의 : 070-4136-3738

취재 후기…

오랜만에 보는 대학로 연극이었다. 지난 금요일 저녁 8시,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하는 연극 ‘바~미 기펏네’를 보러 가는 길가엔 문화 게시판 가득히 연극 공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많은 연극인들이 정말로 많은 연극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 중 연극 ‘바~미 기펏네’ 포스터도 반갑게 눈에 띄었다. 연극 ‘바~미 기펏네’는 취업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두 명의 청년이 성북동 저택의 담을 넘게 되고, 가족에 의해 쇠사슬에 묶인 채 갇혀 지내는 장애인 건영을 만나면서 하룻밤 동안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해프닝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는 연극이었다. 연극은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 장애우 건영과 네 명의 젊은이들이 각자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어떻게 소통하고 이해해 가는가를 보여 주고 있었을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 가슴 속에 잔잔한 물음을 던지고 있었다. ‘당신은,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가?’라는. 건영을 연기하는 홍기준의 연기는 연극의 압권으로 보는 내내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밤이 깊었네’ 라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건영이 나오는 마지막 명장면은 연극을 보고 돌아오는 내내 지워지지 않는 영상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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