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마음 잇는 행복 도시樂

시민기자 이문신

발행일 2010.12.02. 00:00

수정일 2010.12.02. 00:00

조회 2,615

“부러우면 지는 거다”란 말이 있다. 하지만 그 부러움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원천이다. 몇 년 전 영국의 대표 문화 재생공간 테이트 모던을 방문했을 때 시민들이 너무도 편안하게 문화를 즐기는 것을 보고 참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지역의 애물단지였던 퇴락한 화력발전소가 365일 남녀노소 즐기는 문화 놀이터로 탈바꿈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테이트 모던에서 사람들은 예술을 체험하고, 느긋하게 삶의 일부분으로 즐기고 있었다. 그 곳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2010년 디자인 수도 서울 곳곳에서는 다양한 문화, 예술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 중에서 예술 체험의 쏠쏠한 재미에 나눔까지 더한 행복 '도시樂'이 인기다. '도시樂'은 문래예술공장, 서교예술센터와 더불어 문화예술 체험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 펼치고 있는 실험적 아트마켓이다. 도시樂, 도시 속 예술시장에서 만나는 즐거움. 과연 어떤 즐거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신당동 중앙시장 지하에 위치한 신당창작아케이드는 1970년대 초 조성된 지하상가로 지역 상권의 쇠퇴로 공실률이 높아지자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2009년 10월 40여개의 다양한 예술 공방이 들어선 창작공간으로 변신했다. 기존 상인들의 터전이었던 횟집, 한복집, 단체복 가게 사이에 칠보 공예, 북아트, 전통 자수 등 다양한 공방이 들어서면서 공방을 방문하는 재미를 더했다. 지하로 이어지는 입구는 횟집을 상징하는 물고기, 원색의 꽃 등 다양한 벽화로 꾸며져 산뜻하다. 횟집 주인을 형상화한 슈퍼맨 홀로그램, 원색의 강렬한 빛을 발하는 캐릭터 기둥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더한다.

좌우로 공방이 늘어선 골목을 지나노라면 아기자기한 공예 소품들이 소곤소곤 이야기를 건넨다. 아름답고, 익살스러운, 그리고 참신한 소품에 빠져든다. 아케이드 중간에 위치한 아트 마켓 도시樂은 창작 공간 속의 또 다른 요요한 세상이다. 도자기 명함꽂이, 당근화분, 병을 재활용한 꽃병 등 아트 목걸이 등 입주 작가들의 대표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발걸음을 멈춘다.

크리스마스 트리인가? 아니면 대변인가? 보는 각도와 상상력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되는 장식 소품들이 앙증맞다. 분홍, 연두…… 아예 친구들과 쪼르르 앉아 어느 색이 더 멋진지 신중하게 고르는 고객부터 하나하나 꼼꼼히 작품을 둘러보는 세심한 관객까지 '도시樂'에 들른 사람들은 눈빛부터 달라진다. 특히 메시지 스티커는 인기 만점이다. 서운해유, 친구사이다, 딥키스 등 인기 상품을 패러디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에 사람들은 너도나도 '풋!'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가격까지 착해 더욱 인기다.

아트 바에서는 이성진 일러스트 작가가 디자인한 아트 종이컵에 코코아, 카페라테 등을 즐길 수 있다. 차마 버리기 아까운 종이컵은 가방 속에 담아 고이고이 기념으로 간직한다. 입주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물고기 도면으로 꾸미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물고기 종이접기’ 코너도 인기다. 아트 바와 물고기 체험 비용은 마음대로이다. 기부 상자에 마음이 허락하는 만큼 성금을 내면 된다. 모금된 돈은 신당지역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사용된다.

매주 토요일 아케이드는 ‘나도 예술가’ 무료체험공방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다양한 공예체험으로 아이의 손을 잡고 오는 부모들, 연인들로 가득하다. 입주작가의 재능기부로 도자, 칠보, 섬유, 실뜨개 등 여러 강좌가 열리는데 재미있는 점은 시장상인도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뜨개질 경력 수십년의 사장님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리본 뜨는 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수강생들은 미리 만나는 크리스마스에 한껏 설렌다. 한 코 한 코 정성껏 뜨개질을 하는 수강생의 눈빛도, 사장님의 눈빛도 모두 진지하다. 시장 사장님도 베테랑 강사가 될 수 있는 곳, 바로 신당창작아케이드이다. 어디 사장님 뿐이랴.

예술체험에 참가하고 있는 지역 아이들은 어엿한 꼬마 작가이다. 창작 아케이드 오픈 이후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예술 체험에 참가하고 있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지난 10월 전시회를 열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즐거움에 빠지고 전시회를 통해 행복한 자신감을 얻는다. 가히 도시樂이라 부를 만하다.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 예술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다. 열을 가해 병을 휘게 만드는 병 공예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재활용의 가치를 익히고, 기부상자를 통해 나눔의 의미를 생각한다. 디자인 의자, 골목 곳곳 작품에 세상을 향한 심미안을 키운다. “엄마, 이것 보세요.” “정말 신기하죠?” 신당창작아케이드 곳곳에서는 앙증맞은 아이의 외침이 들린다. 예술과 마음이 만나 너무도 즐거운 곳, 도시樂이 있는 신당창작아케이드 풍경이다.

신당창작아케이드 안내

위치: 2호선 신당역 1번 출구 중앙시장 지하
문의 : 02) 2232-8833
도시樂 : 아트 마켓·아트 바, 매주 토요일 12:30~17:00
나도예술가 세번째 공방(~12월 18일) :  칠보 장신구 토요일 1시, 2시/ 도자 그릇 토요일 3시, 4시, 12시 30분부터 현장 선착순 접수/ 섬유 브로치 토요일 2시, 3시 30분/ 손뜨개 모빌 트리 토요일 1시 30분, 3시 30분
사전 온라인 접수 : http://cafe.naver.com/sdarc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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