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공원이라고 얕보지 마세요

시민기자 박동현

발행일 2010.10.29. 00:00

수정일 2010.10.29. 00:00

조회 2,804

“속담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잖아요. 가만히 생각하면 오목공원을 두고 한 말인 것 같기도 해요. 오목공원은 비록 서울 소재 여타 공원보다 작고 또 내세울 것도 없지만 활용도 면에서는 그 어느 공원에 뒤지지 않아요. 보시다시피 공원 공간마다 시민들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인근 주민들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많이 찾아옵니다.” 공원 가까이 거주하는 박민성(57) 씨의 오목공원 자랑이다.

박씨의 말대로 지난 주말 오목공원은 터질 듯이 많은 시민들로 붐볐다. 공원 너른마당에서는 어린이들의 과학축제가 열려 학부모와 자녀들로 북적였다. 각 부스마다 주제를 담은 과학 관련 체험놀이가 다양하게 열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수력·화력발전기 체험, 거짓말탐지기 체험, 풍선 비행기 날리기, 로켓발사 체험 등등 신나는 놀이와 축제의 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공원내 분수대와 잔디밭, 에스(S)라인 돌담길을 온통 아이들의 작품으로 장식해 대형 야외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학부모와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찾느라 숨바꼭질을 하였고, 작품을 발견한 후에는 가족끼리 삼삼오오 쪼그리고 앉아 작품을 감상하며 화기애애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공원이 제공해 준 아름답고 행복한 여가의 장이었다.

그런가 하면 인근에서 농구코트장이 잘 꾸며진 공원으로 소문 나 농구를 사랑하는 청소년들이 쉼없이 찾고 있었다. 마침 자율휴업일을 맞아 중고학생들의 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이었다. 모두 다 아마추어들이었지만 제법 덩크 슛 같은 묘기를 부리기도 했다. 대회 내내 선수들의 함성과 관람 나온 친구들의 응원소리가 좁은 공원에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인근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백남진 학생은 “또래들이 농구하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항상 농구팬들이 붐비기 때문에 코트장 차지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특히 주말에는 농구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코트장에서 두세팀이 함께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투거나 화내지 않고 사이좋게 운동합니다”라고 말하며 골대를 향해 한 방 골을 쏘아 붙였다.

그 시간 공원의 또 다른 광장에서는 어깨에 노란 띠를 두른 시민들이 많이 모여 있어 발길을 옮겼다. 인근 지역협의회 주최로 청소년 유해업소 출입금지 및 금연, 우측통행에 대한 거리 캠페인 발대식을 거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발대식이 끝나자 각종 캠페인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또 어깨띠를 두르고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거리로 나서며 홍보지를 나눠주고, 거리에 버려진 꽁초며 쓰레기를 청소했다.

한편 멀찌감치 공원 벤치에서는 노부부가 나란히 앉아 담소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기만 했다. 연이어 맑은 가을하늘 아래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 산책로를 따라 유모차를 끌고 입장하는 가족들의 한가로운 모습은 한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물들어가는 단풍에 질세라 공원 입구 양옆 감나무에는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홍시가 되어 나그네의 입맛을 다시게 했다. 도심에서 보기 드문 허수아비들도 자리를 지키고 서서 포토존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그새 공원 위 청명한 하늘 가운데를 스쳐지나는 뭉게구름은 흰 도화지의 빈 여백을 채워가듯 아름답게만 여겨졌다.

오목공원은 ‘오목하게 골이 파인 하천’이라는 뜻을 가진 ‘오목내’로부터 유래했다 한다. 그 뜻대로 공원이 오목하고 작지만 풍성하고 크게 쓰임받는 웰빙공원으로 사랑을 받고 있었다. 주위에 고층 빌딩이 많아 평소 점심 시간 때에는 직장인들이 식사 후 잠시 휴식을 위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공원 산책길과 정원마다 초목과 관목이 잘 어우러져 있고,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시민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좁은 공간이지만 소나무 생태숲도 잘 조성되어 있다. 연인끼리 또 가족끼리 즐거운 여가를 위해 한번쯤 찾았으면 하는 공원 중의 공원으로 추천하고 싶다.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에서 하차 --- 2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 SBS방송센터와 서울목운초등학교, 현대백화점(목동점)에 둘러싸여 있다.

#오목공원 #생태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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