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디자인 벼룩시장, 과연 젊다

시민기자 박동현

발행일 2010.10.04. 00:00

수정일 2010.10.04. 00:00

조회 3,398


지난 일요일 오후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출구에서 조금 떨어진 한 빌딩으로 젊은 대학생들이 무리지어 들어섰다. 호기심 어린 마음에 날쌘 걸음으로 그들을 뒤따랐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서울디자인한마당 '홍대 스트리트 마켓' 홍보 안내장이 빼곡히 부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곳이 바로 ‘디자인 벼룩시장’이 개최되는 곳이었다. 다양한 벼룩시장에 가봤지만 디자인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이라니 다소 생소하고 궁금증이 생겼다.

마포디자인지원센터와 바로 연결된 넓은 공간에서 개최된 벼룩시장 입구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먼저 눈에 띈 것은 천장에 떠있는 알록달록 풍선이었다. 그 자체가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그 자체가 또한 하나의 디자인이었다. 젊음과 생동감 넘치는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입점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공모전 등에서 우수한 실력을 뽐낸 예비 디자이너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참가 입점 인원은 40여 명. 출품 디자인제품은 천여 점에 이르렀고, 가격대는 싸게는 기천원에서 많게는 10만원 대까지 다양했다. 4대 디자인 클러스터 중 한 곳인 마포 홍대지구의 지역적 특징은 역시 홍대와 신촌 신세대와 대학생층을 겨냥한 신세대 디자인 벼룩시장이라 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기에 모든 제품들이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신세대 발상으로 만들어진 제품들로 하나하나 그 자체가 걸작품들이었다. 전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디자인 아이디어 상품을 비롯하여 디자인 액세서리 용품, 핸드메이드 상품 등이었다.



특히 ‘Be in Love’(사랑을 입다)라는 주제로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관한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이고 독특한 메시지를 디자인한 티셔츠가 시선을 당겼다. '사람을 입는 티셔츠'라고 할까?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과 쉽고 즐겁게 그 의미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티셔츠 디자인 캠페인은 벼룩시장 개최와 병행되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호감을 샀다.

이곳에서 대학생 정진주(22) 씨를 만났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일찍부터 서울디자인한마당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행사 시작 여러 날이 지났지만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 홍대 부근에서 디자인 벼룩시장을 한다기에 휴일을 맞아 찾았는데 볼거리가 다양하다. 우선 행사에 참가한 판매자들이 모두 또래들이라서 구성원 자체로도 신선하다. 신선한 디자이너들에 의해 제조된 제품은 단연 창의적이고 질이 높을 수밖에 없다. 평소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은데 디자인이 예쁜 것으로 몇 개 샀다"고 말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송재명 담당은 “우수 디자인제품을 발굴해 유통과 홍보를 지원하는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태그'가 이번 디자인한마당에서 톡톡 튀는 감각과 디자인으로 독특한 상품을 선보였다. 디자인태그란 서울시 우수 디자인제품 전문 온라인쇼핑몰(http://www.designtag.co.kr)로서 디자인제품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디자인태그 입점 업체를 중심으로 유통마케팅 및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디자인 벼룩시장을 통하여 시민고객들에게는 디자인제품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입점 디자이너에게는 판매채널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준 셈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한 입점 디자이너는 “디자인 벼룩시장을 통하여 온라인 밖으로 나옴으로써 시민들과 접할 기회가 되었다. 더욱이 시민들에게 디자인의 중요성과 디자인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전달해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고, 디자인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이러한 행사가 일회성 행사나 이벤트성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개최되어 디자인이 시민들과 더 가까워지고 친근해질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세계디자인수도로 발돋움함으로써 이제 디자인은 모든 지자체, 나아가 기업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디자인 파워가 한 나라와 도시의 경쟁력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인 역시 마찬가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디자인은 전문인만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치부되었으나 서울디자인한마당 슬로건을 보더라도 ‘Design for All 모두를 위한 디자인’처럼 이제 유치원 아이들까지 디자인을 접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여파로 선진 여러나라에서는 이미 디자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 역시 초등학교에서 이미 디자인 수업을 하고 있는 곳이 있다. 어린이들이 모두가 전문 디자이너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디자인을 접하고 몸에 배게 함으로써 자기 표현력을 높이고 창의적 문제해결력까지 갖추게 된다고 하니 디자인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본다. 실제로 어린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만들어낸 디자인 제품들 중 기발한 아이디어로 고안된 것이 많다고 한다.

디자인 벼룩시장에서 전시 판매대 양쪽으로 자리한 디자인 벼룩시장 판매자들은 한결 같이 젊은이들이었고, 행사장을 찾은 시민 고객 역시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곳에서는 역동적이고 열정이 넘치는 에너지가 꿈틀댔다. 더욱이 신세대 디자이너들과 전시와 동시에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양질의 디자인 제품들을 통하여 ‘서울=세계디자인수도’라는 공식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명실공히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던 귀한 현장이었다. 이들 신진 디자이너들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디자인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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