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과 신사동에서 디자인 트렌드와 마주하다

시민기자 고은빈

발행일 2010.09.24. 00:00

수정일 2010.09.24. 00:00

조회 4,029


디자인 '올림픽'에서 디자인 '한마당'으로, 이름만 커졌다고 생각 마라! 넓어진 이름만큼이나 디자인 한마당의 무대도 넓어졌다. 주요 행사장인 잠실종합운동장뿐만 아니라 4대 디자인 클러스터(마포홍대지구, 동대문 DDP지구, 구로디지털단지, 강남신사동지구)에서는 현재 다양한 디자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고은빈 시민기자는 이 중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를 알아볼 수 있는 강남신사동지구와 또 다른 디자인 트렌드인 친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동대문 DDP지구를 찾았다.


▶ 세계에서 인정받는 '메이드 인 대한민국' 디자인 확인하려면, 신사동으로!

평소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독자라면 신사동 가로수길에 한 번쯤 가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가로수길의 끝에 위치한 서울디자인마케팅지원센터에는 지금 잘 나간다는 디자인들이 다 모여 있다. 바로 ‘디자인 태그 트렌드 제품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 전시공간은 아담하지만 그 속은 야무지다. 제품화 되어 국내에서,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우수 디자인들이 가득하다. “매년 우수한 디자인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제품화(化)에 어려움을 겪는 디자이너나 디자인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어요. 여기 전시된 것들은 그렇게 제품화되어 판매되고 있는 물건들이에요.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죠.” 서울디자인마케팅지원센터의 민미애 씨의 말에서 우리나라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공간에는 제품화된 디자인과 함께 그 디자인이 이루어낸 성과가 적혀 있어 대한민국의 디자인의 위력을 알아볼 수 있었다. 강순모 디자이너의 'Translation Multi_tab Hanger : Dog'는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한 원터치 멀티탭으로 모든 사람들이 적은 힘으로도 플러그를 간단하게 뽑을 수 있게 했다. 이 제품은 국내 10여 개 채널에 유통 중이며, 일본 및 미국에 수출 진행 중이란다. 남상우 디자이너가 만든 물방울 모양의 자석인 ‘Waterdrop Magnetic’과 은행잎이나 낙엽 모양의 포스트잇인 ‘Leaf-it'은 국내 디자인숍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제품이다. 자연의 모습을 리얼하게 적용시킨 이 디자인은 일본, 프랑스, 호주, 미국, 영국 등 총 9개국에 수출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기발하고도 감각적인 국내 디자인 제품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기분전환 겸 가로수길에 방문했다가 이 전시를 보게 되었다는 채언 씨는 “여자들이라면 일반적으로 디자인에 관심이 많잖아요. 여기 있는 디자인들은 모두 예쁘고 특이해서 모조리 가져가고 싶을 정도에요”라고 말하며 국내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표했다.



▶최신 친환경 디자인을 만나자, 동대문 DDP지구!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디자인갤러리에서는 전 세계의 친환경 디자인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그린 & 나눔’전이 진행 중에 있다.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찾았다. 국내외 디자이너, 기업들이 만든 친환경 제품 및 환경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작품들 중 몇몇이 눈에 띄었다. 윤진영 디자이너는 두루마리 휴지에 나무결 모양의 종이를 한 겹 더 감아 '두루마리 휴지를 사용하는 것은 자연을 사용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영미 디자이너는 자투리 지퍼들과 단추들을 이용해 머리띠와 머리끈을 만들었다. 김도훈 디자이너는 버려지는 셔틀콕들을 이용해 예술적인 조명을 만들어냈으며, 박송희 디자이너는 폐 종이를 화병과 조명으로 재탄생시켰다.

 

해외 그린 디자이너들은 주로 리폼을 통해 친환경 디자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테호 레미(Tejo Remy)는 못 쓰거나 쓸모없는 옷가지들을 엮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파를 만들어냈고, 브라질 디자이너 프란시스카 리베이로(Francisca Ribeiro De Souza)는 700개 이상의 재활용 캔 뚜껑으로 숄더백을 만들어냈다. 재활용 작품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훌륭한 디자인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스위스의 리터 디자인그룹(Lyter Design Group)은 페트병으로 만든 컵, 화병, 촛대 등으로 테이블 세팅을 완성시켜 페트병 재활용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디자인들에도 친환경적인 요소가 빠지지 않았다. 갤러리 한 켠에는 친환경적 엽서들이 마련되어 있어 기부를 하면 편지를 써 보낼 수 있었다. 정현오 디자이너의 ‘작은 묘비가 땅에 묻힌다’는 엽서에는 묘비 모양의 씨앗 봉투가 있는데, 이를 땅에 심고 물을 주면, 싹이 나온다고 한다. 누군가가 죽으면, 또 다른 누군가는 태어날 것이라는 세상의 진리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진송규, 황경찬 디자이너는 비닐 끈을 뭉친 공, 야자수 잎을 만 공으로 축구를 하는 난민 어린이들을 위해 구호상자를 재활용해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축구공 디자인을 선보였다. 총 8명의 디자이너들이 함께 한 'Design NGO‘는 'Eco soap ball'을 이용한 시민참여 기부 퍼포먼스 작품을 선보였다. 길게 펼쳐진 터널에 동그란 친환경 비누를 굴리면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이 퍼포먼스는 1000원의 기부금만 내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다. 10개의 비누는 말라리아에 걸린 아프리카 어린이의 생명을, 12개의 비누는 저체온 증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착한 퍼포먼스에 벌써 많은 시민들이 참가했다. 한 무리의 대학생들은 호기심에 작품에 다가갔다가 설명을 읽고는 착한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비누가 굴러와 도착지에 안착하자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서로 웃었다. 뿌듯해서였을까, 놀이처럼 재미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웃음은 한동안 갤러리를 가득 채웠다.

이밖에도 마포, 홍대지구에서는 디자인나눔 캠페인 결과물 전시가, 구로지구에서는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전시 및 중소기업 개발·컨설팅 사례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무언가 특별한 디자인의 흐름을 읽고 싶은가? 그렇다면 잊지 말고 4대 디자인 클러스터를 방문해 보라. 색다른 디자인들이 당신의 마음을 자극할 것이다!

#디자인 #동대문 #클러스터 #DDP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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