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만드는 송편은 무슨 모양일까?
조선기
발행일 2010.09.17. 00:00
송편만들기, 참 재미있어요
“반죽을 동그랗게 눌러 그 안에 콩이나 깨를 넣으면 됩니다. 속 많이 넣으세요. 속을 많이 넣어야 맛있어요.”
지난 목요일(16일), 국립민속박물관에 30여 명의 외국인이 모였다. 다들 처음 만들어보는 송편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송편 수업을 진행하는 홍순조 선생님은 여기저기 다니며 외국인들을 도와주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 행사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마련한 ‘외국인 한가위 체험마당’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 첫 시간으로 송편만들기 수업이 진행됐는데, 다들 떡을 먹어본 적이 있어서 흥미로워했다.
“떡을 예쁘게 만들어야 예쁜 애를 낳는다는 데 내 떡을 봐요. 큰일 났어요.”
한 명이 말하자, 그냥 웃어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괜찮아요. 성격은 좋을 거에요.”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
꼬치구이, 삼각김밥 등 각양각색 송편들
찜통기에 떡을 넣고 기다리는 시간, 그 시간에도 참가자들은 담소를 나눴다. 이날 온 참가자들은 연남글로벌빌리지센터와 이촌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신청을 받아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같은 글로벌빌리지센터에 소속돼 있더라도 서로 얼굴을 볼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자리는 일종의 반상회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에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나 자국어로 편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색하게나마 한국어로 첫인사를 건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국어가 익숙지 않지만, 차근차근 자신을 얘기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귀담아들었다.
그런 와중에 떡 익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이제 떡 꺼내서 드셔도 돼요.” 선생님 말씀이 떨어지기 무섭게 모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을 꺼내들었다.
“앗 뜨거워~”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뜨거운 떡을 손에 들고 호호 부는 이들도 보였다. 참기름을 바르고, 한 입 베어 문 그 맛이란~. 역시 떡은 바로 쪄서 바로 먹어야 제맛이라며, 한 참가자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송편 모양에 대해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삼각김밥, 사람얼굴, 꼬치구이 등등 난생 처음 본 송편들이 사우나를 마치고, 뽀얀 얼굴을 드러냈다. “참 창의적으로 만들었네요.” 지나가는 이들마다 떡을 보고 한 마디씩 건넸다.
“그래도 떡은 맛있어요.” 일본에서 온 요시다 씨는 점점 배가 불러오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떡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어때요? 저 한복 잘 어울리나요
오후 시간은 추석 풍습을 배우고, 한복을 입어보는 시간이었다. 한복의 구조와 추석의 풍습에 대한 짧은 강의가 진행됐다. 떡을 먹고 난 후라서 그랬는지, 여기저기 조는 이들이 살짝~ 보였다.
그러나 한복을 입어보는 시간에는 다들 눈이 초롱초롱했다. 젊은 친구들은 자신이 한복 입은 모습을 찍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덕분에 인솔한 선생님들도 사진을 찍어주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어서 절 하는 법 강의가 이어졌다.
“여자는 큰절할 때 오른손이 위로 가게 잡아야 해요. 그리고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쪽 무릎을 꿇으면 돼요.”
난생 처음 하는 한국의 인사 예절에 외국인들은 당황했다. 발 모양은 어떻게 하는지, 팔꿈치는 드는 건지 붙이는 건지, 하나하나가 외국인에게 생소하고 신기한 모습이었다.
“어렵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요.”
절을 배울 때는 쩔쩔매는 듯 보였지만, 한복을 벗을 때는 다들 아쉬워했다. 그런 아쉬움은 카메라 셔터 소리로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수업의 막바지에 많은 들린 얘기는 ‘저 사진 좀 찍어주세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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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서울뉴스 / 조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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