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이마에 꽃 달기

admin

발행일 2010.01.25. 00:00

수정일 2010.01.25. 00:00

조회 2,442



시민기자 선하리




새롭게 맞이한 2010년은 경인년, 바로 호랑이의 해다. 이제는 동물원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보기 드문 동물이지만, 호랑이는 본래 우리 민족과 일상을 함께 해온 친숙한 동물이다. 최근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 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호랑이들을 한데 모아 놓은 <변신, 신화에서 생활로>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고구려 무덤벽화에서 볼 수 있었던 백호의 영험한 모습에서부터 88올림픽의 마스코트였던 호돌이의 귀여운 웃음까지 모두 엿볼 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고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한 나들이라면 더욱더 즐겁게 호랑이를 만나 볼 수 있다. 국립어린이박물관은 이번 특별전과 연계하여 호랑이탈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전시전을 둘러보면서 호랑이를 만나고 또 직접 호랑이가 되어 볼 수 있는 즐거운 체험이다.

"호랑이가 곶감 무서워하는 거 맞죠?" 유치원 시절에 들었던 호랑이 이야기를 되새기던 아이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전시장 안을 들어섰다. 많은 친구들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우왕좌왕하더니, 선생님의 재미있는 이야기에 홀려 이내 전시된 호랑이 유물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 그림은 작호도라는 그림이예요. 호랑이가 까치와 놀고 있네요." "선생님, 호랑이 너무 귀여워요."

호랑이와 관련된 물건은 그 종류도 가지각색. 엎드려 있는 호랑이의 모습을 한 악기 어, 왕의 무덤을 지켜주던 호랑이 석상,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호랑이 부적, 그리고 옛날옛적 어린이들이 쓰던 머리쓰개에도 호랑이의 모습이 있다. 깊은 밤에 산 속에서 어슬렁 어슬렁 기어나와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했던 맹수 호랑이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호랑이를 오히려 나쁜 귀신을 물리치고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여겨왔다. 인근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호랑이를 매우 사나운 존재로 여기는 데 반해, 우리의 호랑이는 용맹스럽고 어느 때는 귀엽고 익살스럽기까지 한 모습을 띠고 있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호랑이는 우리 삶 곳곳에서 함께 생활해왔다.

"자, 어떻게 호랑이를 만들어볼까요? 귀여운 호랑이? 웃는 호랑이?" 전시 관람을 끝낸 아이들은 테이블 앞에 옹기종기 모였다. 직접 호랑이 탈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기 때문. 어떤 색깔로 만들까 엄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더니 고운 한지에 열심히 풀을 발라 탈에 붙이는 아이들. 한참 침묵이 흐르더니 어느새 곳곳에서 형형색색의 예쁜 호랑이들이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지금껏 누런 빛깔의 호랑이, 하얀 털의 백호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푸른 호랑이도 있고 알록달록한 호랑이도 있다.

멀리 분당에서 온 선수여(9) 어린이는 "호랑이 이마에 빨간 꽃을 달아줬어요. 예쁘죠?"라며 자랑스럽게 탈을 내밀었다. 엄마가 디자이너라고 자랑하더니 역시나 깜찍한 호랑이 탈을 선보인 박현성(9) 어린이는 "오늘 전시전도 즐거웠지만 호랑이 탈 만드는 것이 가장 재미있어요!" 라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딸과 함께 탈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던 엄마 이소림 씨도 "방학이라고 아이가 무료해하는 것 같아 오랜만에 박물관에 왔는데, 설명만 듣는 것이 아니라 탈까지 만드니 아이도 재미있어 하고 더 유익하네요"라며 즐거워했다.

이번 호랑이해 특별전은 오는 3월 1일까지 계속 된다. 또한 호랑이 탈 만들기 프로그램은 2월 13일까지 약 7회에 걸쳐 진행되며, 이후에는 옛날 옛날 호랑이 이야기 구연동화 프로그램도 예정 중에 있다.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는 우리의 호랑이. 이번 기회에 호랑이와 더 친해져 이번 2010년 한 해, 부디 무탈하기를 기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전 개요

- 기간: 2010.3.1(월)까지
- 장소: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2
- 찾아가는 방법: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 안국역 1번 출구
삼청동길 따라 약 400m 전방 국립민속박물관 정문

교육프로그램 개요

◎ "어흥~! 난 호랑이다(호랑이 탈 만들기)" 프로그램
- 접수방법: 현장선착순접수(교육시간 30분 전부터)
- 교육일 및 시간:
27일 (수) 13:00~15:00 / 15:00~17:00
28일 (목) 13:00~15:00 / 15:00~17:00
30일 (토) 11:00 ~13:00 / 14:00 ~ 16:00
2월 13일 (토) 11:00 ~ 16:00

◎ "옛날 옛날 호랑이 이야기(구연동화 듣기)" 프로그램
- 접수방법: 현장 선착순 접수(교육시간 30분 전부터)
- 교육일 및 시간:
2월 14일(일), 18일(목), 20일(토), 21일(일) 14:00~15:00 / 15:00~16:00

문의
- 국립민속박물관 www.nfm.go.kr
- 국립어린이박물관 www.kidsnfm.go.kr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