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누아르, 드디어 서울에 오다!
admin
발행일 2009.05.27. 00:00
모두가 기다리던 르누아르의 첫 방문, 파리 '회고전'이후 최대 규모 일상 속의 빛과 색을 가장 환하게 포착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하게 만드는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스승인 글레르가 낙천적인 그림만 그린다고 비판하자, “그림 그리는 것이 즐겁지 않으면 그릴 이유가 없다” 고 반박할 정도로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의 110여점의 작품이 이달 28일부터 9월 1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국내 최초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어느 때보다 최초, 최다라는 수식어가 많다. 앞서 말했듯이 국내 최초로 열리는 르누아르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 디렉터가 "오르세 미술관에서 이렇게 많은 르누아르 작품을 동시에 대여해 준 경우는 처음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국내 단일작가 전시 중에는 사상최다다. 뿐만 아니라, 오랑주리 미술관과 미국 워싱턴 국립 미술관, 그리고 일본 도쿄 후지미술관 등 전 세계 40여 개 미술관에서 이번 전시에 동참했으며, 미국 클락미술관이 소장한 '바느질하는 마리-테레즈 뒤랑-뤼엘'(1882)도 4월말 복원 작업을 끝내고 합류했다. 덕분에 국제적으로도 1985년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최대 규모다. 전시 보험가액이 무려 1조원에 이른다는 이번 전시는 르누아르 예술의 총체적인 이해가 쉽도록 작품의 테마에 따라 8개로 나눠 구성된다. ▲일상의 행복 ▲가족의 초상 ▲여성의 이미지 ▲욕녀와 누드 ▲르누아르와 그의 화상들 ▲풍경화와 정물화 ▲르누아르의 종이 작품 ▲알베르 앙드레가 본 르누아르 등 각각의 테마마다 초기에서부터 말기까지 작품들이 연대기 순으로 망라된다. 화풍이 변화한 흐름을 볼 수 있는 구성이다. 예를 들면 인물화의 경우, 주로 주문을 받아 제작했던 초기 부르주아들의 초상화가 사실적이고 어두운 반면 자기 세계가 확고한 후기 작품들은 터치가 강하고 밝다. 그 중 메인은 삶의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동시대를 살았던 아름다운 여인, 귀여운 아이들, 웃고 있는 사람들을 현란한 색채로 표현한 인물화로 꾸려진 제1부 「일상의 행복」과 고전주의적 가르침을 통해 관능적이고 풍만한 여인들의 모습을 그려 르누아르 예술의 완성미를 엿볼 수 있는 제4부 「욕녀(浴女)와 누드」다. 르누아르 작품 중 80퍼센트 이상이 인물화와 누드화로, ‘시골무도회’(1883), ‘그네’(1876), ‘햇살 속의 누드’(1875~1876) 등의 대표작들이 여기에 속한다. 르누아르의 대표작 '시골무도회'부터 개인소장품까지 최다 전시 포스터로 제작된 1883년작 '시골무도회'는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 작품이다. ‘도시무도회’와 한 쌍으로 제작돼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될 때도 쌍으로 전시된 대작으로, 꽃무늬 흰색 드레스를 입은 풍만한 시골풍의 젊은 여성이 구레나룻을 기른 남성과 아주 즐겁게 춤추고 있다. 그녀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그림부채는 당시 일본풍의 유행을 보여 준다. 인상파 화가로 자리를 잡게 한 나뭇가지를 뚫고 들어오는 햇빛을 그린 1876년작 ‘그네’도 전시된다. 또한 ‘햇살 속의 누드’로 불리는 ‘습작, 토르소, 빛의 효과’는 르누아르가 제2회 인상파전에 출품했던 그림이다. 반신 누드로 햇빛을 받고 있는 풍만한 여인으로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이다. 프랑스 정부가 매입해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 ‘피아노 치는 소녀들’(1892년)도 전시되는데, 오랑주리 미술관의 미완성작품으로 이번에 전시된다. 이 작품은 원래 프랑스 정부의 의뢰로 4점이 제작됐다. 주변 인물을 그린 작품들도 전시된다. 1909년작 ‘광대 복장을 한 코코’는 르누아르가 자신의 막내아들에게 광대 복장을 입혀 그린 그림이다. 후에 영화감독이 된 둘째 아들의 어린 시절 모습인 ‘장 르누아르의 초상’, 배우 출신 며느리를 그린 ‘꽃 장식 모자를 쓴 데데’, 자신을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과 각별한 존재였던 화상 폴 뒤랑-뤼엘의 딸을 담은 ‘바느질하는 마리-테레즈 뒤랑-뤼엘’ 등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전시작 중 1892년작 ‘바위에 앉아 있는 욕녀’를 비롯해 6점은 개인 소장품으로 일반에 거의 전시되지 않았던 그림들이다. 도자기 공장에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화공으로 시작하여 말년에 만성 류머티즘으로 붓을 손가락에 묶고 그림을 그리면서도 후배인 피에르 보나르(1867~1947)에게 “아름답게 그려야 한다”고 말했던 르누아르. 100년이 흐른 지금, 어두운 경제 위기 속에도 일상의 희망과 빛을 찾아나가야 할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명작이 아닐까 싶다. 문의 : 르누아르 전시본부 ☎ 1577-8968 하이서울뉴스/박혜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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