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은 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고은빈

발행일 2011.01.31. 00:00

수정일 2011.01.31. 00:00

조회 2,012

                                       

요즘 테마관광이 ‘대세’다. 의료관광과 체험관광, 생태관광, 레저스포츠관광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생태관광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관광자원 삼아 진행되기 때문에 특히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생태관광하면 대도시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이 느껴진다. 한강만 해도 그렇다. 한강하면 자연이나 생태계보다도 색색의 조명으로 이루어진 화려한 야경을 먼저 떠올리곤 하니까 말이다. 혹시 서울에 사는 당신도 ‘서울에서 생태관광은 무슨’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와 아이들을 회색 빌딩 숲 사이에 가둬놓고 있지는 않은가? 걱정 마시라. 하루만 투자한다면 생태교육을 받을 수 있고, 즐거운 체험도 할 수 있다.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은 덤이다.

약간은 이른 시간, 춥고 강바람까지 매서웠지만 여의도 선착장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승선하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가족단위였다. 리포터가 탄 배는 1월 31일부로 종료되는 ‘새 박사 윤무부 교수와 함께하는 2011 한강철새탐조유람선’이었다. 하지만 기회를 놓쳤다고 서운해 하지 않아도 된다. 3월 31일까지 매주 격일로 운영되는 생태관광유람선 ‘에코크루즈’가 있으니 말이다.

한강 ‘에코 크루즈’는 한강의 자연과 생태를 직접 관찰하고 자연 및 생태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올해 초부터 운항에 들어갔다. 월, 수, 금요일 오전 11시, 유람선은 여의도 선착장에서 출발해 밤섬과 선유도공원을 연계한 ‘한강 생태관광 코스’를 돈다. 에코크루즈 소요시간은 대략 3시간.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시간이 3배쯤 더 긴 만큼 기존의 철새 먹이주기를 포함한 한강 역사 강의, 선유도 탐방 등 3배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윤무부 교수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철새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들은 윤 교수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두 앞으로 바싹 붙어 앉았고, 바닥에 앉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었다. 윤무부 교수는 어렵고 전문적인 새 이야기 대신 가볍고 쉬운 새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었다. “어느 한 새끼 재갈매기가 있었어. 그런데 골고루 먹지 않고 맛있는 먹이만 먹었지. 그 재갈매기는 결국 날개에 힘이 없어 이곳으로 올 수 없었어. 사람도 마찬가지야.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으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의욕도 없어져.” 이야기에 집중하는 사이 배는 어느덧 한강철교를 지나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철새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재갈매기에게 멸치를 주기도 하고 나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했다. 그 중 망원경을 들고 관찰 중인 한 어린이가 눈에 띄었다. 노원구에서 왔단다. “새를 가까이서 봤는데 책에서 본 거랑 똑같아서 신기해요.” 잠시 후 윤 교수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철새를 지켜보고 있었다. “서울에도 철새가 많이 옵니다. 한강에 오는 겨울 손님으로는 대표적으로 청둥오리, 갈매기, 논병아리가 있는데, 청둥오리는 멀리 러시아에서 온답니다. 샛강에서 자주 볼 수 있죠. 서울에서의 철새 본거지로는 밤섬을 꼽을 수 있습니다. 1년 동안 120종의 새가 머물다 가니까요.”

서울에도 멋진 자연이 함께하고 있었는데, 몰랐다는 사실이 새삼 부끄럽기만 하다. 아이들은 철새 외에도 궁금한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먹이를 주다가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왜 먹이가 새우깡이 아닌가요?" 등의 귀여운 질문도 있었다. 멸치를 주는 것은 갈매기와 한강의 건강을 생각해서란다. "갈매기가 탈이 날 수도 있고, 또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생성된 부스러기들이 한강을 오염시킬 수도 있거든요." 밤섬을 지나 여의도 선착장으로 회항하는 길에도 사람들은 쉽게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바람은 매서웠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시원한 경치와 재갈매기들, 얼음이 경쾌하게 부서지는 소리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배는 이 모든 것들을 뒤로 하고 천천히 입항했다. 시간이 된다면 귀찮음, 추위를 떨쳐내보자.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자연 공부가, 부모님들에게는 자연과 함께하는 잠깐의 휴식이 될 테니 말이다.

에코크루즈 타려면...
- 이용기간: 2011년 3월 31까지 월・수・금요일 오전 11시 여의도 선착장에서
  
탑승
- 소요시간: 약 3시간
- 요금: 대인 14,000원 소인 7,000원(3세 이상~초등학생 이하)
  *에코마일리지 카드 소지 고객에게는 30% 할인혜택
- 문의: ☎02)3271-6900 / 한강유람선 홈페이지(www.hcruise.co.kr)

#한강 #에코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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