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왜 공부해야 하는가?
발행일 2013.01.10. 00:00
[서울톡톡]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도합 12년의 교육을 받는다. 대학교나 대학원까지 합하면 20년 가까이 공부를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무엇을, 어떻게, 왜 공부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위 학교나 직장에 가기 위해, 그냥 학생이니까 공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김용택 시인은 특강 중간 학생들에게 "도대체 뭘 배운 거야?"라 물었다. 기분이 나쁘기보다는 되레 차분해진다. '그래, 도대체 나는 무얼 배운 것인가?'
책만 봐야 공부더냐
'책 밖에서도 배울 수 있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활발한 체험활동도 초등학생 정도에나 해당하는 현실을 봤을 때 이 말이 마음에 썩 와 닿지는 않는다. 김용택 시인은 농사를 짓는 어머니께 많은 것을 배웠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겐 그를 둘러싼 모든 자연이 공부거리입니다. 개미가 이사를 가면 이틀 후에 비가 온다든지 꾀꼬리가 울면 참깨가 난다든지 하는 것을 배우게 되죠. 때로는 이것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남들 귀엔 똑같을 소쩍새의 울음소리가 어머니의 귀에는 어떤 때에 '소텅(솥 텅)', 또 다른 때에는 '소꽉(솥 꽉)'이라고 들렸다 하셨죠. 이 소쩍새의 울음소리로 어머니께서는 풍년과 흉년을 점치셨습니다. 어머니는 자연을 살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시인이셨던 것입니다." 그는 이어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이 현대사회가 추구하는 융합과 통섭의 삶이라고 말했다. "흙이란 것이 본래 햇살, 바람, 비 모두가 융합된 것입니다. 그 곳에 씨를 뿌려 모두가 나눠먹으면 상생이 되는 것이죠. 이와 같이 자연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배울 수 있다면 그것이 공부입니다."
생각하는 것이 즉 공부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 그는 '생각'을 강조한다. "요즘 영혼이 빈 젊은이들을 많이 보곤 합니다. 생각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정답만을 외우고 정답만을 쓰는 방식에 빠져버린 겁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에게 지식은 지식 밖에 되지 않습니다. 생각이란 하나를 보고 하나를 아는 것이 아니라 열을 아는 것입니다. 진정한 공부란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모든 창구를 열어 자세히 보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해서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그 지식이 내 것이 되고, 또 내 인격이 됩니다. 그리고 인격은 사람을 귀하고 소중하게 가꿔줍니다." 시인은 가르쳤던 아이들의 시와 그림을 보여주었다. 그 중 한 시와 그림이 눈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넓어질 수 있는지, 가능성이 돋보이는 시다.
벚나무 벚나무는 아름다운 꽃이 핍니다 |
그는 또한 다른 사람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대로 살 것을 강조했다. "다른 사람의 뜻에서 자유로워지세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때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으세요. 좋아해야 열심히 하고 열심히 해야 잘하고 잘해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일을 찾은 뒤에는 노력하십시오. 이 세상엔 천재가 아니라 노력하는 사람이 있었을 뿐입니다. 꿈만 가지고 할 일을 하지 않으면 괴로울 뿐이죠."
왜 공부해야 할까 자문하며 그는 "모든 것을 새롭게 보다보면 신비함을 느끼게 됩니다. 신비할 때 감동이 오고 감동이 오면 생각과 삶, 세상까지 바뀌게 되죠"라고 답했다. 나 자신과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란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공부하고 있을 모두가 나름의 답을 찾고 더 열심히 공부해서 꿈을 이루어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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