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도심공항터미널 시대 개막
발행일 2010.12.30. 00:00
지난 29일, 착공 10년 만에 인천국제공항철도 서울역~인천공항 전구간이 개통되었다. 공항철도의 김포공항~인천공항 구간은 지난 2007년 3월 개통되었으며, 이번에 서울역~김포공항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공항철도는 명실상부하게 서울과 인천 북부를 최단거리로 잇는 철도로 자리 잡았다. 이날 인천공항역에서는 오전 5시 20분 열차가 서울역을 향해 출발하는 것으로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개통 전날인 28일에는 새로 생긴 공항철도 서울역 지상주차장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허준영 코레일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식이 열리기도 했다. 이날 개통식은 식전 공연과 개식선언, 인사말과 유공자 포상 등으로 진행되었으며, 지하의 공항철도 역으로 내려가서는 테이프 커팅과 승무신고, 열차 시승 등이 진행되었다.
2기 지하철 건설 이후 오랜만에 서울 도심 한복판에 지하 노선으로 신설된 공항철도는 서울시민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노선이다. 우선 공항철도의 전구간 개통은 도심과 강서 지역의 최단거리 급행철도가 놓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공항철도는 기존 지하철과 달리 환승역 중심으로 널찍하게 역을 배치하여 표정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번에 개통된 도심 구간의 역간거리는 지하철의 1km 보다 넓은 3km 수준이며, 한강을 넘는 김포공항~디지털미디어시티 구간은 10km에 이른다. 이러다보니 공항철도는 기존 지하철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며, 서울역에서 김포공항까지 21분이면 갈 수 있다. 이는 기존 지하철의 48분은 물론이고, 버스나 심지어 택시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원래 강서구 지역은 서울의 대표적인 교통 불편 지역이었다. 그러나 작년에 9호선 개통, 이번에 공항철도 개통을 계기로 강서구는 강북과 강남을 20~30분 만에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로 변모했다. 특히 공항철도가 이번 개통에 맞추어 기존의 별도운임제 대신 수도권통합요금제를 시행하면서 요금 부담도 없어졌다. 이렇듯 공항철도 전구간 개통은 서울 도심내 지하철 미연결 구간을 이어주고 도심 접근성을 높여주었다는 점에서 서울시 교통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서울시 입장에서 공항철도 전구간 개통의 두 번째 의의는 서울 강북에서도 인천공항까지 전철로 1시간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9호선이 개통되면서 강남과 인천공항은 1시간에 연결이 되었다. 9호선 신논현역에서 김포공항까지 급행열차로 30분, 김포공항역에서 인천공항역까지 공항철도로 33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북은 달랐다. 9호선을 타더라도 노량진 등에서 환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다.
하지만 공항철도 전구간이 개통된 지금 인천공항에서 열차를 타면 환승 없이 서울역까지 갈 수 있으며, 소요시간은 53분에 불과하다(중간역을 모두 무정차하는 직통열차는 43분). 즉 공항철도 전구간 개통을 통해서 강북과 강남이 모두 인천공항에서 전철로 1시간 권에 들어온 것이다. 이같이 인천공항과 서울이 보다 가까워짐에 따라, 인천공항은 국제도시 서울의 배후공항으로서 그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고, 서울시는 동북아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배후도시로서 성장과 발전을 계속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공항철도 전구간 개통의 세 번째 의의는 바로 강북에 도심공항터미널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29일 공항철도 서울역에서는 공항철도 전구간 개통과 함께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이 운영을 시작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제주항공이 입주하였으며, 인천공항 출입국 관리사무소도 사전출국심사 업무를 시작했다.
해외로 출국하려는 승객은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서 미리 탑승수속과 수하물 탁송, 출국심사를 마친 뒤, 인천공항에 이동하여 외교관용 전용 입구로 빠르게 들어가 보안검색을 받고 바로 비행기에 탈 수 있다. 도심공항터미널은 공항에서 해야 할 각종 수속과 수하물 탁송을 가까운 도심에서 하게 해줌으로써 승객의 편의를 개선하고, 공항의 혼잡을 분담하며, 승객 집객 효과에 따라 상업의 발전을 유도하는 시설물이다. 해외로 출국하는 승객 입장에서는 무거운 짐을 들고 공항까지 갈 필요가 없어서 매우 편리하다. 특히 서울 도심에는 각종 쇼핑, 관광 명소들이 많으므로 미리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서 무거운 수하물을 탁송한 뒤 가벼운 몸으로 서울시내 관광을 즐기고, 원하는 시간에 열차를 이용하여 공항에 가면 매우 편리하다.
그동안 서울시에서는 삼성동, 고속터미널, 김포공항 등에 도심공항터미널이 있었는데 (지금은 삼성동에만 있음) 모두 위치가 강남이었다. 하지만 강북에는 고궁,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대학교, 명동이나 이태원 등 외국인 관광명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심공항터미널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항철도 서울역에 도심공항터미널이 생김으로써, 강북에서 출발하거나 서울 도심을 관광하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 큰 편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철도는 인천공항만을 위한 철도라고 자주 오해받지만, 사실은 공항철도 주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높은 노선이다. 특히 이번에 개통된 공항철도 2단계 구간은 모든 역이 환승역으로써 기존 서울지하철의 네트워크 효과도 극대화 시켜 준다(공덕역은 2011년 개통). 원래 공항철도는 별도의 비싼 운임제를 사용했지만, 이번 전구간 개통에 맞추어 수도권 통합요금제로 변경되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기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구간 개통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공항철도가 편리한 대중교통망으로 자리 잡아 수도권 주민의 또 다른 발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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