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에는 홍머리오리도 있다!
발행일 2010.12.27. 00:00
올해 동지가 하루 지난 23일, 안양천 하류의 철새보호구역에 겨울철새를 만나러 갔다. 서울시에서는 안양천 하류지역인 오목교와 목동교 구간 약 1Km를 2007년 5월, 중랑천과 청계천에 이어 3번째로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안양천은 서울에서는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를 지나 한강에 합수된다.
안양천의 철새보호구역은 안양천의 하류지역이라 하천의 폭이 제법 넓고, 주위의 둔치가 넓어 잡초와 참억새 등 수변식물들이 풍부하다. 이들 식물은 새들의 먹이식물도 되고, 은폐식물도 되고, 잠을 잘 수 있는 곳도 되는 것이다.
더구나 이 구역은 물길이 직강화(直江化) 되었지만, 콘크리트로 옹벽이나 돌로 쌓기보다는 제법 자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곳이 많아, 하천 물에 의한 모래톱이 형성되고 또한 하천의 돌로 인한 여울진 곳이 있어 새들의 서식환경에 유리하다.
더욱이 안양천에는 특이하게도 하중도를 2곳이나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아 새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중도를 돌 등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잠수성 철새들의 먹이인 물고기 등도 모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접근로인 산책로나 자전거도로가 일정 거리 떨어져 있어 인간들의 방해가 많지 않고, 더욱 서부간선도로나 안양천길이 안양천 둑 바깥쪽 아래로 도로가 나 있어, 밤에 자동차들의 왕래에 의한 소음이나 불빛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다. 그리고 오목교와 목동교를 제외하고는 안양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이나 고가도로 등이 없어 철새들의 비상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관찰 시기가 각각 다르지만, 안양천의 철새보호구역에는 생각 이외로 많은 종(種)의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밤섬이나 중랑천과 청계천에 비해 개체수도 많은 것 같다. 청둥오리, 고방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와 쇠오리 등도 있지만, 부리 끝이 아래쪽으로 휘어 있고 머리는 검은 색으로 보이며 목, 가슴, 배가 흰색인 비오리나 주둥이도 검고 꼬리부분도 검은 알락오리도 관찰된다.
이번에 출사를 나갔을 때는 운 좋게도 홍머리오리까지 볼 수 있었다. 홍머리오리가 둑에 오리류와 까치와 함께 휴식을 하고 있는 것을 관찰했다. 얼굴과 목은 붉은색을 띠는 갈색이지만 이마에서 정수리 부위까지는 황색인 홍머리오리가 물에서도, 물가 둑에서도 발견된 것이다. 개체 수는 10여 마리 정도 되었다.
그 외에도 재갈매기, 백할미새, 왜가리, 논병아리 등도 관찰되었다. 물가에서는 재갈매기 한 마리를 10여 마리의 까치들이 집단으로 공격하는 장면도 포착했다. 새들도 자기의 영역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안양천 철새보호구역에는 다른 곳보다 많은 까치가 관찰되었다. 1~2마리의 까치가 아니라 10여 마리씩 집단으로 모여 있었다.
목동빗물펌프장 토출관로 주위 안양천변 둔치에 있는 활쏘기 터가 있다. 길이 100m 정도 되는 잘 정리된 활터인데, 오리류 등의 철새가 비상하는 데 영향은 없는지 모르겠다. 안양천의 철새보호구역은 한강의 선유도나 밤섬과도 가까워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좋은 쉼터가 될 수 있을 텐데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안양천 주변에는 많은 아파트와 초고층아파트가 있다. 현대도시를 상징하는 초고층의 건물과 환경을 상징하는 겨울철새보호구역의 대비는 많은 인간이 모여 사는 대도시가 지향하여야 할 어떤 방향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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