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비교를 하지 말아야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고은빈

발행일 2013.01.02. 00:00

수정일 2013.01.02. 00:00

조회 2,369

[서울톡톡] 겨울 아침 동장군 기세에 얼마나 참석하겠냐는 예상을 깨고 지난 12월 26일 서울 희망특강이 열리는 서울시청 다목적홀은 이제는 대학으로, 혹은 세상으로 나갈 예비 청년들로 가득했다. 이날 연사인 정호승 시인은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들을 짧게 정리해 이제 곧 청년이 될 이들을 격려했다. 비단 젊은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나이에 상관없이 인생의 격랑을 온 몸으로 맞고 있는 이들에게도 필요한 말이 꽤 있었다.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연사는 '꿈'과 '목표'에 대해 강조했다. '인생은 자기가 생각한 대로 된다'는 뜬구름 잡는 것 같은 글귀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연사는 이 기적 같은 일을 직접 목격했다. "어릴 적 형은 방에 이름 모를 남자의 사진을 붙여 놓고는 절 불렀습니다. 누구냐 물었더니 '프로이드'라는 사람이라면서 자기도 저 사람처럼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형은 몇 년 후 진짜 정신과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세태는 많이 다르다. 연사 또한 이를 아쉬워하며 꿈과 목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나는 ~가 되고 싶어'라는 말을 잘 안하는 것 같아요. 살아보니까 인간은 대부분 하나의 전문성으로 먹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꿈꾸고 목표를 세우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목표를 '지금' 세워야 해요. 부모님, 친구들…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스스로를 위해서 말입니다. 지금이 쌓여 미래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목표를 세우면 제 형이 그랬던 것처럼 목표가 스스로를 이끌게 되어 있습니다."

그는 또한 자신의 시 '고래를 위하여'를 들며 바다가 아름다운 까닭은 고래가 있기 때문이듯 청춘은 꿈이 있어 아름답다고 말했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같이 큰 꿈을 가지십시오. 꿈을 품는 것은 청춘이 마땅히 해야 할 일 중 하나입니다."

북한산아, 내게로 오라! 소리친들

그러나 목표를 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그는 말한다. "부딪히고 견뎌야 합니다. 견디지 못하면 쓰일 수 없습니다.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할지는 몰라도 제대로 쓰이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항해를 해야 비로소 진짜 배의 삶을 사는 거죠. 또한 진주조개라 해서 모두 다 진주조개는 아닙니다. 진주를 품어야만 진주조개죠. 모래를 감싸지 못해 진주를 만들지 못하는 진주조개는 썩고 죽습니다. 결국 견딤이 쓰임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꿈과 목표만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언젠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내가 북한산에 가고 싶다 칩시다. '북한산아! 내게로 와라!'라고 아무리 소리친들 산이 내게로 올까요? 북한산에 갈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은 스스로 발걸음을 옮겨 북한산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달팽이도 마음만 먹으면 바다를 건널 수 있습니다. 느리더라도 가면 되는 것입니다. 삶에서 중요한 순간은 반드시 옵니다. 그 순간을 위해 당신의 칼날을 준비시키기를 게을리 하지 마세요. 또한 언젠가는 그 칼을 써야 할 때도 있음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내'가 소중함을

우리는 살면서 때때로 남의 시선에 갇혀 자신을 폄하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다른 사람의 평과 상관없이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약점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죠. 저도 그랬습니다. 대학에 갓 들어갔을 때 선배들이 저를 '도토리 같은 녀석'이라 불렀습니다.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죠. 하지만 주눅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 지금은 도토리 같겠지만 언젠가는 꼭 훌륭한 시를 쓰는 참나무가 될 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그 때 선배들의 시선에 따라 제 자신을 낮게 보았다면 저는 도토리 정도 밖에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앞으로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비교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말을 이었다. "다람쥐가 아무리 코끼리를 부러워한들 코끼리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람쥐는 코끼리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옮길 수는 없지만 가벼운 몸놀림으로 나무에 올라갈 수 있죠. 그래서 코끼리는 코끼리대로, 또 다람쥐는 다람쥐대로 소중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여러분을 자꾸 불행하고 가난하게 할 뿐입니다. 여러분은 있는 그대로 소중하죠. 그리고 모두에겐 각자의 몫이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항상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위를 보지 말고 아래를 보고 살아라' 주어진 환경에 감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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