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표류기'에 나온 섬은 철새들의 낙원이었다!

시민기자 임근영

발행일 2010.12.06. 00:00

수정일 2010.12.06. 00:00

조회 3,924

지난 12월 3일, 세찬 겨울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를 뚝 떨어트린 날, 여의나루에서 한강 수상택시를 타고 밤섬을 지나 선유도공원을 바라보고, 이어 상류로 거슬러 한강대교의 노들섬을 거치며 한강의 겨울철새를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로 찾아오는 겨울철새는 대부분 시베리아에서 가을에 찾아와 월동을 하고 봄에 다시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겨울철새에는 청둥오리 같은 오리 종류를 비롯하여 재갈매기, 고니, 기러기 종류, 두루미 종류, 독수리 등이 있다. 겨울철새는 북쪽지방에서 주로 번식을 한다.

서울에서 한강의 대표적인 철새 관찰지역은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곳에서부터 한강본류와 합수되는 곳, 그리고 밤섬 부근 일대와 강서습지생태공원 지역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리고 경기도 지역이지만 큰고니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겨울철새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팔당댐 하류와 미사리 부근과 고덕수변공원도 제격이다.

밤섬은 면적이 약 25만㎡로서 섬 가운데의 물길로 인해 윗밤섬과 아랫밤섬으로 나뉘어져 있다. 밤섬은 여름 장마 때에는 범람하는 경우도 있어 한강 퇴적물이 쌓이기도 한다. 그리하여 버드나무를 비롯하여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자란다. 밤섬은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밤섬은 자연생태경관보전지역이기도 하지만 서강대교가 섬 위로 지나가 밤섬 생태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자동차의 소음과 다리의 진동 그리고 야간 조명에 의해 새들의 휴식과 식물의 생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하는 것이다.

밤섬에 철새가 모이는 것은 한강이 직강화사업으로 콘크리트화 되어 강변에 수변식물과 수생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밤섬에는 한강물에 의한 퇴적 토사가 쌓여 뻘이 생기고, 모래, 자갈 등에 의한 모래톱이 수변에 생기면서 나무와 풀과 수초가 자라나기 때문이다.

수초(水草)를 따라 물고기가 모이고, 물고기와 수초를 먹이로 하는 새들이 모이고, 이어 맹금류가 뒤따라 모이기에 겨울철새를 비롯한 새들의 도심 속 낙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밤섬에는 자연히 먹이사슬이 생기면서 생태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난 3일에는 바람이 불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밤섬 부근 한강에서 많은 종류의 철새들을 관찰할 수는 없었지만, 청둥오리를 비롯하여 흰뺨검둥오리가 무리를 지어 먹이활동을 하기도 하고 교각 밑에서 쉬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머리가 붉은색이고 눈도 붉은 흰죽지도 한 마리 보였다. 잠수성인 검은색의 민물가마우지 한 마리도 인기척에 놀라 강물 위로 날아가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밤섬 하류 쪽 당산철교 부근에서는 많은 재갈매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 멀리 여의도 고층빌딩과 서강대교, 마포대교를 배경으로 하는 재갈매기들의 비상(飛上)은 서울 한강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었다. 뿌려주는 먹이에 날아오는 재갈매기의 숫자가 수십 마리나 되었다. 재갈매기는 크기가 50~70cm나 되는 중형조류로서 성조의 부리가 노랗고 아래에 붉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밤섬의 겨울철새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서강대교 중간에 마련되어 있는 탐조 난간에서 관찰하는 것이 좋다. 물론 다리 위라 춥기도 하고 강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아쉽기는 하지만, 밤섬 물가의 철새들을 비롯하여 밤섬 내부의 새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좋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수상택시는 겨울철새들이 경계를 하여 새 가까이 가기가 쉽지 않다. 대신 수상택시는 쉽게 이동을 할 수가 있어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장점도 있다.

밤섬뿐만 아니라 한강의 다른 곳에서도 여러 종류의 겨울철새가 관찰된다. 한강과 중랑천이 합수되는 곳에서 흰비오리가 관찰되기도 하고 원앙도 관찰되었다. 또한 한강 하류인 강서습지생태공원 부근에서는 쇠부엉이와 황오리 그리고 말똥가리가 관찰되기도 하였다. 한강 상류인 팔당댐과 당정섬 부근, 서울의 고덕수변생태공원에서는 큰고니를 비롯하여 청둥오리, 비오리, 쇠오리, 넓적부리, 뿔논병아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한강의 수질이 좋아지면서 많은 종류의 겨울철새들이 북쪽지방에서 찾아와 한강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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