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쓰레기도 받아준대요!

시민기자 서형숙

발행일 2010.10.20. 00:00

수정일 2010.10.20. 00:00

조회 3,151

가을로 접어들면서 감기나 환절기 질병으로 인하여, 병원과 약국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감기를 앓고 있는 아이의 병원진료를 마치고 약국에 들리기 전, 그동안 정리해뒀던 폐의약품들을 챙겨보았다. 비닐봉지 속의 약들을 살펴보니 구급약품통에 들어있던 오래된 약부터 최근 아이가 감기에 걸려 복용하고 남은 물약 및 알약, 가루약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지난 2008년부터 약물 오남용 및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서울시 소재 모든 약국 5,127개소에서는 수거함을 비치하고 가정 폐의약품을 약국을 통해 분리수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약국에서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또한 이 소식을 접했어도 남은 폐의약품들을 일반 쓰레기들과 함께 모아서 버리는 경우도 많다. 폐의약품을 따로 모아 놓는 것도 번거롭지만, 약국이 마트처럼 매일 들리는 장소가 아니다보니 귀찮다는 반응들도 있다.

그러나 조금 번거롭고 불편하더라도 좋은 일에 앞장 선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천해보자. 외출하는 길, 혹시 집에 쓰고 남은 약품이 있다면 찾아보자. 집 근처 가까운 약국이 있으면 어느 약국이든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약국에 들어서면 폐의약품 수거함이 비치되어 있을 것이다. 약사에게 폐의약품을 건넬 필요도 없이 준비되어 있는 수거함 속에 넣고 나오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모아진 폐의약품들을 약국에서는 어떻게 처리할까? 동작구 장승배기길에 위치한 스마일약국의 김승미 약사에게 물어보았다. "약국에서 모아진 폐의약품은 지역 보건소에 보내요. 그러면 한국환경자원공사가 보건소에서 수거해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하는 방식이예요"라고 대답했다. 보건소에서 일괄적으로 약국들을 순회하여 모아진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방법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효기간이 경과한 약이라도 일반 쓰레기에 섞어서 버리면 큰 오산이라고 한다. 약성분이 분해되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변질되고 변화되어 환경에 큰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폐기의약품에서 유출된 여러 약성분이 하천 및 토양에 잔류되어 일으키는 환경오염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고 한다. 환경호르몬제로 생태계에 노출된 약성분은 성을 교란시키고 그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여 심각하게는 종을 멸종시킨다.

특히 항생제는 내성균을 자라게 해 사람이 이 균에 감염되면 치료가 힘들어 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니 조금 번거롭고 불편하더라도 폐의약품은 반드시 분리하여 처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폐의약품을 분리 수거하여 처리하게 되면 그 이점은 매우 크다. 최근 들어 점점 높아진다는 약성분의 오염 농도도 낮추고 약물화처리를 하기 위하여 지출되는 비용도 줄어들어 더 건강하고 부유한 국가로 성장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국민이 폐의약품 분리수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 국민경제와 환경 살리기에 큰 보탬이 되는 것이다.

 

폐의약품 분리수거 수기 공모전도 있었답니다!

“약국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약을 권할 때면 한번쯤은 듣는 소리가 있다. 이런 비슷한 거 집에도 많은데...그러면 얘기한다. 시간 날 때 그거 다 들고 오세요. 쓸 수 있는 약과 못 쓰는 약 정리해 드릴께요, 라고. 그러다보면 먹다 남은 약봉투를 한 아름 들고 오셔서는 ‘우리 집사람 죽었어요’라며 글썽이는 아저씨의 눈시울과 마주치기도 하고, ‘우리 어머님 한 달 전에 돌아 가셨어요’라며 이어지는 며느리의 긴 간병기에 가슴 아파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그냥 버리지 않고 들고 오는 정성이 고맙기만 하다."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응모한 ‘의약품도 분리수거!’ 공모전에서 총 116편 응모작 가운데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장려상 10편 등 총 14편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모세 씨의 ‘사내 의약품분리수거 전도사’를 비롯해 모두 생생하고 감동적인 사연을 담고 있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모세 씨는 “회사 내에서 이러한 행사가 이루어진 것은 우리 회사가 처음이나 이번 수기 공모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좋은 사례로 다른 기업에 확산되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우수상을 수상한 김종현 씨의 아슬아슬했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본인이 천식으로 사용한 의약품을 분리수거하지 않고 함부로 버렸다가 4살 난 딸이 장난감으로 알고 사용하여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생긴 것. 이후 김씨는 의약품 분리수거를 철저히 한다는 사연을 담았다. 또한 약국에서 의약품을 직접 분리수거 하는 약사 전미숙 씨는 본인이 기형 물고기를 낚시하고, 항생제 내성 때문에 고생한 경험담을 통해서 약국에 오는 환자들에게 의약품 분리수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홍보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이제 폐의약품과 함께 분리수거함에 버려야 할 것이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