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의 인기 속에서 승객의 심리를 읽어라!

한우진

발행일 2010.09.13. 00:00

수정일 2010.09.13. 00:00

조회 2,628

작년 7월 개통된 서울지하철 9호선은 단기간에 서울시의 중추 지하철 노선으로 자리 잡았다. 개통 50일 만에 이용객 1000만 명을 돌파한 9호선은 지난 5월말 7350만 명을 수송했고, 오는 9월 중순에는 이용객 1억 명 돌파가 예상된다고 한다.

9호선이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그동안 지하철 소외지역이던 강서구 지역을 여의도와 강남 등의 부도심으로 곧바로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김포공항, 여의도, 강남 등 굵직한 업무지구를 직선으로 연결하여 출장 등 업무 통행 수요도 많으며, 김포공항역에서는 공항철도와 연결되어 인천공항에도 갈 수 있는 등 쓰임새가 많다.

또 하나 9호선의 장점은 급행열차란 점이다. 김포공항에서 신논현까지 완행열차는 50분이 걸리지만 환승역 위주로 서는 급행열차는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공항철도를 함께 탈 경우, 인천공항에서 강남까지 1시간 만에 갈 수 있다.

당초 급행열차는 급행 비정차역 승객에게 불편을 준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열차도 20분에 한 대로 적게 편성되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승객이 몰린 쪽은 급행열차였다. 급행 비정차역 승객도 다음 환승역에서 급행열차를 갈아탈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급행열차의 혼잡도는 급격히 올라갔고 서울시는 부랴부랴 2011년까지 12편성의 열차를 9호선에 추가투입하기로 하였다. 특히 새로 들어오는 열차가 전량 급행열차에 투입될 계획이라는 점은 급행열차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렇듯 9호선은 신규 역세권 개발과 급행열차를 통한 경쟁력 향상이라는 점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9호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더 많은 승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일단 9호선의 노선은 현재로 끝이 아니다. 이미 종착역인 신논현역에서 동쪽으로 연장하여 삼성동 COEX와 종합운동장을 지나 강동구의 보훈병원까지 연장되는 사업이 진행 중이며, 서쪽으로는 공항철도와의 직결운행도 예정되어 있다. 직결운행이란 서로 다른 두 노선을 하나의 열차가 연속하여 달리는 것으로, 9호선 열차가 공항철도에 진입하여 갈아탐 없이 인천공항까지 운행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9호선의 운행거리가 이렇게 길어지더라도 여전히 9호선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 보통 통행거리가 길어지면, 승객들은 지하철 대신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자가용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급행열차의 운행횟수를 늘리고, 정차역을 더욱 줄인 특급열차를 운행하는 등 9호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역이 늘어남에 따라 최적화된 연계버스를 운행하여 역으로의 접근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어야 한다.

또 다른 9호선의 과제는 성공한 민자사업의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타 노선과 달리 9호선 건설에는 민간자본이 투자되었으며, 30년간 민간업체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민자사업자들은 자신들의 돈을 들여 교통시설을 건설-운영한 뒤, 수익이 많이 남으면 정부에 반납하고, 수익이 많이 부족하면 정부로부터 보전을 받는 체제로 되어 있다. 그런데 그동안의 다른 민자 교통시설 사업들은 예상보다 크게 낮은 수요로 인하여 정부나 지자체가 손실보상을 해줌으로써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9호선의 수송실적은 지난 6월 기준으로 예상의 90%에 이르고 있다. 승객 수만 보면 결코 실패한 민자사업이 아닌 것이다. 다만 원래 좀 더 높은 별도 운임체제를 쓰려 했다가, 시와의 조정을 통해 기존 운임제를 그대로 쓰면서 충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서울시가 민자사업자에게 많은 손실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물론 시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요금인상을 막고, 세금을 쓰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민자사업자 스스로가 충분한 수익을 내어 민자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니만큼, 승객 확대와 수익 증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실행될 필요가 있다. 특히 무임승차 손실보상금은 국민 복지 및 도농간 형평성 측면에서 지자체가 아니라 정부가 부담할 필요가 있다. 안 그래도 앞으로 서울시에는 각종 경량전철 등 민간자본이 투자된 철도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예정인데, 서울시, 민자사업자,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원활한 민자사업의 운영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9호선의 1억 명 승객 돌파는 여러 지하철 노선 중 최단기간 신기록이라고 한다. 그동안 안전하고 편리한 9호선 건설과 운영을 위해 노력한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와 격려를 보내며, 앞으로도 9호선이 서울시의 대표 공공교통망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부탁드린다.

현재 9호선 사업자인 ‘(주)서울시메트로9호선’에서는 승객 1억 명 돌파를 기념하여 경품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객은 9호선 역사 내 입점상가에서 응모권을 받아, 내용을 기재한 뒤 개집표기 근처의 응모함에 넣으면 된다. TV, 노트북, 교통카드 등의 경품이 준비되어 있으며 1등 경품은 자동차이다.




#지하철 #9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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