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그 다음은 뭐지?

admin

발행일 2010.06.22. 00:00

수정일 2010.06.22. 00:00

조회 3,543

경전철(輕電鐵)이란 가벼운 전철이란 뜻으로 현재의 지하철인 중전철(重電鐵)의 반대말이다. 일종의 ‘미니 지하철’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전철이 지하철보다 가벼운 이유는 길이와 폭이 작고, 편성량수가 적으며, 경량소재를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현재 경전철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적은 비용으로도 지하철 같은 편리한 교통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울의 큰 도로에는 대부분 지하철이 깔려 있어서 더 이상 지하철이 들어갈 곳은 없다. 따라서 이런 곳은 지하철과 유사하지만 보다 작은 규모로 지하철을 운행시키면 좋은데, 이때 쓰이는 것이 경전철이다.

경전철은 지하철보다는 수송력이 떨어지지만, 지하철보다 자주 운행하는 것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특히 경전철은 무인운전이 가능하여 기관사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열차를 더 많이 운행시킬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아울러 지하 구조물의 규모가 작아지기 때문에 건설비용도 절약된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지하철이 갖고 있는 친환경성, 정시성, 쾌적성 등의 장점은 그대로 갖고 있다. 결국 경전철이야말로, 지하철 이후의 차세대 도시교통수단으로서 안성맞춤인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는 이미 9개 노선의 지하철을 운영 중에 있지만, 아직도 지하철이 없어서 불편한 지역의 시민들을 위해서 추가로 경전철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현재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은 우이-신설선, 신림선, 동북선이다.

노선명 시종점 길이 역 수 현황
우이-신설선 신설동역 ~ 성신여대입구역 ~ 우이동 11.4km 13개역 시공중
신림선 여의도 ~ 신림역 ~ 서울대 7.8km 10개역 민자사업자
협상중
동북선 왕십리역 ~ 미아삼거리역 ~ 은행사거리 12.3km 14개역 제3자 공고중

이들 노선은 모두 한쪽 끝이 기존의 지하철역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경전철이 기존 지하철의 지선(支線)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경전철은 기존의 지하철 혜택을 받기 어려웠던 곳에 들어감으로써 지역주민들에게 편리한 교통망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버스를 타고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이동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빠르고 쾌적한 경전철을 타고 지하철역까지 갈 수 있으므로, 대중교통 이용이 더 편리해지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의 경전철이 앞으로 제 몫을 다 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첫째는 경전철 개통과 동시에 버스노선을 정비하는 것이다. 경전철은 현재 존재하는 지하철역 연결버스를 대체하는 것이므로, 경전철이 개통되면 해당 버스들은 해당 지역과 경전철 역을 연결하는 짧은 버스로 바뀌어야 한다. 버스 노선 변경을 방치할 경우, 버스와 경전철이 경쟁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둘 다에게 좋지 않다. 버스와 경전철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해야 할 존재인 것이다. 특히 서울시의 버스 노선 담당부서와 경전철 건설부서가 별도인 만큼 서로간의 긴밀한 협의가 중요할 것이다.

둘째는 경전철의 준(準)간선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서울시내의 간선버스는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가는 것도 있다. 그런데 경전철은 겨우 가까운 전철역까지만 이어준다면 이는 철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애써서 만들어둔 차량기지도 아깝다. 지하철보다는 짧더라도 버스보다는 길게 경전철을 만든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전철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무조건 연장을 할 것도 아니라, 서부선과 신림선처럼 관계되는 노선을 하나로 합치기만 해도 효과는 매우 커진다. 갈아타지 않고도 먼 거리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전철의 지선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신림선의 지선인 난곡선 계획이 우수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차량 시스템을 통일시켜야 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서울시의 선견지명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향후 서울시의 경전철로는 노면전차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무인 지하 경전철은 빨라서 좋지만 경전철을 타기 위해서 지하에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통행시간은 버스와 별 차이가 없을 수가 있다. 이는 이용거리가 짧을수록 더 심해진다. 애써서 만든 경전철이 별로 빠르지 않아서 외면 받는다면 이보다 큰 낭비가 없다. 따라서 지상에서 바로 탈 수 있는 노면전차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노면전차는 느리다는 편견이 있지만, 현대의 신형 노면전차 차량은 성능이 무척 개선되었고, 중앙의 전용궤도로 달리면서 노면전차용 전용 신호등을 활용하면 버스보다는 충분히 빠르다. 또한 노면전차는 지상에서 달리므로 버스나 자가용 승객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전기로 달려 매연을 배출시키지 않는 등 장점이 많다. 따라서 폭이 넓은 대로(大路)나 DMC, 위례신도시 같은 대규모 개발 구역에서 노면전차 도입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21세기 신교통수단인 경전철이 지하철의 뒤를 이어 서울시민들의 편리하고 친숙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사진제공: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경전철 #미니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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