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은 보이지 않지만 커피로 세상과 소통해요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재은

발행일 2013.01.14. 00:00

수정일 2013.01.14. 00:00

조회 2,172

[서울톡톡] 카페모아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이 2009년 서울특별시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개설한 커피전문점이다. 카페모아의 운영 목적은 1차적으로는 안마업으로 한정되어 있던 시각장애인의 직업의 벽을 허물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비장애인이 시각장애인이 만들어주는 커피를 접하면서 '장애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 실제로 시각장애인들이 바리스타로 활동하는 사례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시각장애인 바리스타 양성은 새로운 도전이었던 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앞이 보이는 비장애인도 따라가기 어려운 만만치 않은 훈련 과정이지만 어엿한 직업인이 되어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겠다는 시각장애인들의 열정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그들은 어느덧 훈련을 통해 후각, 촉각, 미각을 활용하여 능숙하게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가 되었다. 실로암근로사업장이 바리스타양성훈련을 통해 배출해내는 바리스타는 연간 18명 이상, 현재까지 총 90여 명이 배출되었다. 그들은 커피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성이 통한 덕분인지 2009년 개소한 봉천역의 1호점과 숙명여대 앞에 자리한 2호점은 어느덧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거듭났다. 카페모아에서는 숙련된 바리스타가 만든 양질의 커피를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대비 70%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맛과 가격 뿐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 역시도 지금까지 카페모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그간의 성원에 힘입어 2013년 1월 7일 관악구청(서울 관악구 봉천동 1570-1)에 카페모아 3호점이 문을 열었다. 카페모아 3호점은 1층 로비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다. 하루 평균 3천 명 이상인 관악구청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동시에 시각장애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다.

이번 3호점의 개설은 관악구청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평소 관악구청은 시각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의 활동에 여러 모로 지원해 왔는데 이로써 국내 최초로 청사 내 시각장애인을 위한 카페를 유치한 구청이라는 자랑스러운 수식을 얻게 되었다.

카페모아 3호점은 앞으로 구청방문객이 가장 많은 시간대와 남성, 여성의 비율을 조사하여 타깃 층의 기호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예정이며, 구청 로비에 혼잡이 생기지 않도록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근무자를 추가 배치하여 이용객이 최대한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페모아의 수익금 전액은 근로장애인의 복리후생 및 매장을 추가로 개소하여 여성시각장애인 일자리를 늘리는 데 쓰인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카페모아 3호점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힘써 앞으로 카페모아를 프랜차이즈 브랜드화 함으로써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 성공노하우를 바탕으로 시각장애인 카페 창업의 성공 모델로 널리 보급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겐 하루를 시작하는 활력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피로에 지칠 즐기는 휴식이 되는 커피 한 잔이 이들에게는 커다란 꿈이자 희망이며 시각장애인을 세상과 소통하게 해주는 소중한 수단인 것이다.

사진제공 :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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