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잠자던 노숙인, 서울역에 취직하다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2.03.27. 00:00

수정일 2012.03.27. 00:00

조회 2,225

6개월 근무 후 우수근로자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일자리와 주거 제공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역에서 잠자던 노숙인 20명이 3월 28일(수)부터는 서울역 청소 근무자로 변신해 새 삶을 찾는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1일 4시간, 월 15일을 일하고, 40만원의 월급을 받게 된다.

서울시가 코레일, 노숙인 지원단체인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와 함께 뭉쳐 노숙인 자립의 핵심요소인 일자리·주거비·소양교육 등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세 곳의 역할분담은 명확하다. 우선 코레일은 이들에게 6개월간 서울역 동·서부 광장 및 역사 내 청소 일자리를 제공한다. 쓰레기 수거 및 물청소, 광장 바닥 왁싱, 역사 내 화장실 청소를 하는 단순한 일이지만 6개월간의 시범사업을 마친 노숙인 중 우수근로자에게는 코레일에서 포터업무 등 보다 전문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는 서울역 응급대피소를 이용하는 노숙인들 중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상담을 통해 자활의지가 강한 20명을 선정했다. 격주로 인문학 등 소양교육을 실시해 자활의지를 더욱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센터의 몫이다. 아울러 향후 보다 높은 수준의 일자리로 취업할 수 있도록 청소장비 조작 및 운영 기술 교육 등도 실시할 예정이다.

민관 협력사업의 새로운 노숙인 정책 모델, 다른 영역으로 확대 기대

서울시는 선정된 20명에게 6개월 간 고시원 등 주거를 위한 월 25만원 이내의 월세를 지원하여 노숙인들이 보다 안정적인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수근로자에게 보다 안정적인 주거형태인 매입 임대주택으로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완전하게 노숙생활을 벗어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례관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시범사업 참가자로 선정된 이병문(47세, 가명)씨는 "인쇄업 부도로 인한 부채로 가족들과 떨어지게 되면서 노숙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노숙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코레일의 자활사업을 통해 일자리와 주거를 얻게 돼 11년 노숙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코레일에 취업해 인정받는 근로자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노숙인 자활사업에는 언제나 크나큰 벽이 가로막고 있다. 자립을 하고 싶어도 노숙인 출신들을 꺼려하는 실정 때문에 일자리를 얻기가 일단 힘들다. 설사 직업을 얻는다 해도 제대로 된 주거공간이 없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없다. 결국 자립을 하려 해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범사업의 지속과 확대는 중요하다. 김경호 복지건강실장은 "서울시-코레일-민간단체의 협력을 통한 이번 서울역 노숙인 자립지원 시범 프로젝트가 노숙인 정책의 새로운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복지건강본부 자활지원과 02) 6360-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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