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고 나서 좋은 일 하겠다` 아니 아니 되오!
발행일 2012.12.13. 00:00
[서울톡톡] 2012년 서울시가 선정한 '혁신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오가니제이션 요리' 공동대표 한영미(43세) 씨를 만났다. '오가니제이션 요리'는 2007년 하자센터에서 진행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오가니제이션 요리'를 창업하여 행사가 있을 때 음식 주문을 받아 공급하는 케이터링사업을 시작하였다. 그 후 2008년 10월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고 2009년 11월 홍대 앞 다문화 레스토랑 '오요리', 2011년 4월 홍대역 근처에 '카페 슬로비'를 오픈하였다. '오가니제이션 요리'에는 요리를 통하여 성장하고 자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청소년, 여성, 다문화가정여성을 비롯해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여성 등 2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오가니제이션 요리' 회사명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가 있다.
- 돈도 벌고 좋은 일을 하는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내가 추구하려는 사회적가치가 무엇인지 확고해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가의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얘기죠. 그래서 회사가 추구하고자 하는 미션이 분명 할 때 조직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함께 일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돈 버는 일과 좋은 일이 분리되지 않는 회사가 사회적기업이죠. 사람들이 흔히들 돈을 번 다음에 좋은 일을 할 거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 내가 지금 하는 일 자체가 사회에 좋고 사람을 키우는 일이어야 합니다.
- 그 동안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여자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고 청소년과 여성들이 요리를 통하여 성장하고 사회적으로 지속적으로 자립시켜 주는 게 저의 미션입니다. 그러나 외식사업이다 보니 노동시간이 길고 강도가 높습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서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일터를 만들어 가는 게 어렵습니다.
창업 초기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직업 능력이 없는 인력들과 배우면서 운영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2011년 11월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이 종료되면서 자금 부족에 어려움을 겪었지요. 이제야 비로소 직원들에게 100%급여를 주고 자립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안정적인 수입구조를 만드는 일이 제일 어렵습니다.
- 식당 운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식재료인데 좋은 재료로 이익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요?
▲솔직히 말해서 100%의 식재료를 친환경적으로 준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전국에 있는 작은 농가와 직거래하면서 최대한 친환경적인 식재료를 쓰고 있습니다. 3년째 경기도 이천에서 4월부터 11월 첫 주 월요일마다 영세프들과 함께 어떻게 씨가 뿌려지고 수확되는지 농부체험을 하면서 농부의 땀의 의미를 배우고 있습니다.
- '카페 슬로비'란 이름이 마치 커피 파는 곳 같습니다.
▲'카페 슬로비'는 '오가니제이션 요리'의 두 번째 외식현장입니다. 카페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커피 파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카페는 사람이 모이는 곳입니다. 사람이 예전 보다 웰빙하고 싶어 하고 건강을 추구하고 자기 삶을 돌아보고 회고하는 삶이 지금은 훨씬 더 많아지고 공동체 회복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먹거리, 엄마 밥상, 돌봄 밥상, 집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 '카페 슬로비'를 오픈하였습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가다 이따금씩 말에서 내려 자기가 달려온 쪽을 한참동안 바라보는데, 혹시 너무 빨리 달려 자기의 영혼이 미처 쫓아오지 못했을까봐 기다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혼을 돌볼 틈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의 바쁜 삶 속에 천천히 살자는 뜻이 슬로비(Slobbie, Slower but better working people)입니다.
- 마지막으로 서울시 혁신형사회적기업으로 선정, 상금을 받게 되는데 어디에 사용할 계획입니까?
▲다행히 이번 서울시 혁신형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에 선정돼서 상금으로 영셰프들이 일하며 자립할 수 있는 성북청년레스토랑을 오픈 하는데 인테리어나 장비구입에 사용 할 계획입니다. '오가니제이션 요리'의 핵심 사업은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에게 요리를 통해 희망을 갖고 자립을 도와주는 요리 교육 사업입니다. 2010년부터 시작한 영세프 프로젝트는 2012년 8월 서울시 대안학교로 지정받아 내년부터 2년제 청소년 요리 대안학교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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