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거야 질러봐!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상무

발행일 2012.10.18. 00:00

수정일 2015.12.18. 15:19

조회 2,648

[서울톡톡] 서울시 강북청년창업센터(구 마포구청 청사)에는 매년 39세 미만 젊은 청년 500명이 새롭게 입주하여 불철주야 젊음을 불사른다. 센터에는 카페나 음식 프렌차이즈 등을 제외한 전 업종이 입주되어 있다. 센터 매니저 박혜련 씨에게 열심히 사업하는 청년 사업가들을 소개 받았고 유아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쁘띠 보자르' 공동대표 이보미(34세) 씨와 임지연(33세) 씨를 만났다. 좁은 사무실 한 구석에는 어린이에게 필요한 완구와 문구 교육 자재가 높이 쌓여 있었다.

"우리가 사업을 개척하는데 가장 필요했던 건 열정이었습니다. 무작정 몸으로 부딪치는 일이 우리에게 최선의 방안이었습니다." 임지연 씨는 프랑스 국립미술학교 '에꼴데 보자르'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스티라스 부르그'에서 참여 조형예술 교육가 과정을 전공한 미술 전문가이다. 귀국 후 경기도 이천에 있는 금호창작스투디오에서 2년간 작품 활동을 하던 중 프랑스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친구 이보미 씨가 유아들을 위한 미술 교육 사업을 하자고 제의하여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공동대표 이보미 씨도 프랑스에서 10년 동안 유학 생활을 하면서 패션디자인학교 '에스모드'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패션 관련 기업에 취직해 2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제가 있던 세계는 화려했지만 인간관계는 힘들었어요. 유아들 강좌에 우연히 참석하였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미술 수업 중 내가 선생인 줄 알고 어떤 아이가 와서 안기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그간 세련된 어른들만 접하다가 정말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순간 이 아이들과 뭔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유아전문가는 아니지만 열정이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했어요. 임지연 씨도 의견이 맞아 함께 시작 했어요."

초기에는 창업이란 개념도 모르고 재미있게 미술 수업을 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계획을 짜서 시작했다. 2011년 6월 1일 창업 초기 수강생이 30명(4개 문화센터). 현재는 25개 문화센터에 출강, 600명이 넘는 수강생을 확보하고 있다.

"다른 곳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5명 이상 수강생이 모여야 수업하지만 저희들은 1~2명이 모여도 수업을 했어요. 수입은 생각 않고 일 자체가 즐거워서 하다 보니 수강생이 늘었어요. 말 하면 이루어진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믿었습니다."

이들도 창업초기에는 부모님 반대와 자본 부족으로 힘들었다. 각자 자기 집에서 일을 하다가 관악구 난곡동 산꼭대기에 있는 단독주택 지하방을 얻어 보증금 5백만 원에 월 30만 원을 주기로 하고 들어갔다. 주차 하기도 힘들고 물난리가 나면 물을 퍼내기도 하고, 습기가 차서 밤 새워 만든 교본에 곰팡이가 슬어 사용 못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그 당시 고생인 줄도 모르고 재미있기만 했다고 한다. 이보미 씨는 "우선 나에 대한 믿음과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열심히, 성실히 했다. 정말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 다녀 발레하는 사람처럼 발에 굳은살이 박히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거래처 개발을 위해 접대할 줄도 모르고 한 적도 없다는 이들은 관계자들에게 직접 이메일이나 편지를 보내는 정직한 방법을 이용해 영업했다. 

1년 정도 난곡동에서 사업을 하던 중 강북청년창업센터을 알게 되었다. 이곳에 입주하고 나서 얻은 것이 크다고 한다. 예술분야를 전공하다 보니 회사 경영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하였다. 경영자가 가져야 할 자세나 경영 시스템의 구축, 회계업무를 배우고와 입주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쁘띠 보자르'의 교육방식은 기존의 획일화된 유아 미술 교육방법과 다르게 창의적인 방법이다. 임지연 씨는 프랑스에서 직접 교육받은 놀이 미술을 통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함께 온 어머니들도 어울릴 수 있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미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연령에 맞게 에드거 드가의 <무용수업>, 조르주 피에르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샤갈의 <오르페우스>등 유명한 명화를 한 편 고른 후 등장인물과 그림 속에서 표현하고 있는 꿈, 희망, 사랑, 슬픔 부분을 해석해 가면서 명화를 보는 눈을 키워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백지 위에 풀로 다양한 그림을 그려 그 위에 색깔 있는 설탕가루를 뿌리면 풀칠한 형태의 그림이 나타나는데 그림을 보고 즐기는 것뿐 아니라 직접 만지고 만들어가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능동적으로 행동을 유도시키는 방법이다.

현재 '쁘띠 보자르' 강좌는 여러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교육 커리큘럼에 이용했던 천연 재료를 이용한 유아용 안전 교구도 상품화하여 대중화와 수출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 회사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발전시키고 나오는 수익으로 저소득층, 결손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소외 계층에게 미술 교육을 보급시키고자 하는 뜻도 가지고 있다 .

'두 번 생각하면 족하다. 세 번씩 생각한 뒤에 행동하는 것은 신중한 게 아니라 망설임이다'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신중함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얘기다. 임지연 씨는 "젊은 사람들이 쓸데없는 고민을 너무 많이 한다. 발을 담가봐야 뜨거운지 알고, 음식도 먹어봐야 맛을 안다"면서 "젊었을 때는 무조건 질러 볼 필요도 있다"고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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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강북청년창업센터 #미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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