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아니어도, 꿈을 잃지 않게 해주고 싶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상무

발행일 2012.09.28. 00:00

수정일 2015.12.18. 15:19

조회 2,534

[서울톡톡] 지난 24일 월요일 강북청년창업센터를 찾아갔는데 그간 보아왔던 직종과는 좀 다른 스포츠마케팅이라는 분야를 공략하고 있는 곳이 있어 호기심이 생겼다. ㈜아임스포츠커뮤니케이션누보, 이름도 좀 특이하고 길다. 회사 이름의 의미는 '새로운 스포츠커뮤니티'란 의미를 갖고 있단다. 유소년 축구용품 제조 판매, 스포츠 행사 기획,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스포츠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강북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하기는 처음이란다. 

"오늘 축구공(4호) 1,000개가 출시돼 추석 지나고 MBC꿈나무축구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코노스코(conozco)라는 브랜드로 온라인 판매 예정입니다."

최창영(38) (주)아임스포츠커뮤니케이션누보 대표의 말이다. 코노스코는 스페인 말로 '나는 안다'(I know)라는 뜻이란다. 축구공은 사이즈를 규격화했는데, 4호는 8~12세 정도 어린이용이라는 뜻이다. 5호는 국제적으로 적용되는 시합볼 사이즈로 성인들이 사용한다. 3호는 8세 이하 어린이용이나 사인볼로 사용한다고 한다. 1~2호는 크기가 작아 장식용공이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연습용 공으로 쓰인다고 한다.

이곳이 만든 코노스코 클래식500는 MBC꿈나무축구리그 전국대회 및 국제대회의 공식 경기구로 오는 10월 13일 개막하는 MBC꿈나무키즈리그에 공식 경기구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오는 12월 스페인에서 치러지는 발렌시아CF 유소년팀과 MBC꿈나무대표팀 간의 친선 경기에도 사용된다.

최창영 대표는 경남 거창에서 이발관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4형제 중 셋째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지금까지 5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이발관을 운영하는데 경남, 경북 전체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관이라고 자랑한다.

가만히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이 젊은 사업가는 아버지에게서 그 근면함과 성실함을 보고 배운 것 같다. 그는 20대 때인 2003년 멋진 문화교양지를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로 월간 '영'이라는 잡지를 발행했다가 손해를 보고 사업을 접어야했다고 한다. 한 차례 실패는 젊은 청년이 모아놓은 돈은 날렸을지 모르지만 그의 꿈은 날려버리지 못했다. 문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청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착실히 돈을 모으고 세상도 더 알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2005년 축구대회를 기획하는 ㈜SM스포츠에 입사하여 '부산컵 국제 청소년 국가대표 축구대회' 기획을 맡아 하면서 축구계와 인연을 갖게 됐다. 이때 유소년축구에 관심이 많은 김호 전 국가대표 감독을 만나면서부터는 그야말로 축구에 푹 빠져버렸다. 2008년부터는 스포츠용품사인 (주)엘비제이인터내셔널 홍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스포츠 용품에 대한 것을 배웠다. 그렇게 쌓은 경험을 가지고 2012년 2월에 직접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결심, 3월에 법인 등록을 하고 올 여름 강북청년창업센터에 입주했다.

그에게 창업 전에 무엇을 가장 염두에 두었는지 물어보았다. "사업과 연결 된 전문성이 선행 안 되면 당장 창업보다 직장 경험을 더 쌓고 창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 기업과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데 자금력, 기획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문성마저 없다면 백전백패죠. 또 업계 인맥과 인적 인프라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결국 이런 부분은 직장 경험을 통해서 쌓을 수 있는 것이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 한 후에는 빠른 속도로 일을 추진했다. 시내에 사무실을 알아보았지만 임대료가 터무니없이 비쌌다. 그러던 중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며 청년창업센터를 알게 되었다.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6월에 합격 통보를 받았고 7월에 입주했다고 한다. 3:1의 경쟁률을 뚫었다고. 당시 함께 뽑힌 1200명 중 600명은 강북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하고 나머지는 강남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해 있다.

"한 회사에 3명까지 입주할 수 있고 집기, 비품, 회의실, 공동작업장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혼자 사업하면 받기 어려운 양질의 전문컨설팅과 세무·법률 마케팅 전문 교육도 받을 수 있더라고요. 비슷한 업종끼리 묶어서 25명 내외가 한 클래스가 되어 코칭프로그램을 월 1회 받고 이메일과 유선을 통해 수시로 컨설팅을 받고 있으니 아무래도 초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요. 입주 기간은 1년이지만 발전성과 장래가 있다고 판단되면 용산에 있는 청년창업플러스센터에 1년, 강북청년창업센터 별관 1층에 1년 간 연장 가능하여 모두 3년간 입주할 수도 있더라고요."

그는 현재 아주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이 모두 박지성 같은 축구선수가 되기를 바라며 브라질이나 유럽으로 축구 유학을 보내지만 과반수가 적응을 못해 되돌아옵니다. 인생 목표로 잡았던 축구를 못하게 되면 꿈이 사라지고 사회 적응을 못 해 방황하기도 하죠. 그래서 유소년 때부터 축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축구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축구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어요. 콘서트라고 하여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유행인 토크 위주의 콘서트입니다."

이 스포츠 콘서트는 축구계 원로들의 친선 모임인 '국가대표OB축우회'(회장 김정석)와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수익 일부를 기금으로 만들어 다문화가정이나 새터민 어린이를 위한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싶다고 한다. 최 대표의 꿈은 단순히 사업가로서의 성공뿐 아니라 우리나라 유소년 축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게 공익사업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업계에서 일하며 우리나라 축구 꿈나무에 대한 지원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회사 이익 실현과 공익사업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기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이 제격인 것 같다는 그는 벌써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 젊은 사장을 보며 자신만을 위한 꿈을 향해 뛰는 사람과 또 다른 다수를 위할 수 있는 꿈을 향해 뛰는 사람의 표정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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