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이태원 스타일`마켓이 있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장경근

발행일 2012.09.20. 00:00

수정일 2012.09.20. 00:00

조회 2,434

[서울톡톡] 쪽빛 가을하늘이 어느 날보다 맑았던 지난 주말, 이태원을 사랑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이태원 거주 주민, 외국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이태원 주민시장'을 열었다.

15일 오후 3시께, '이태원 주민시장'이 들어선 이태원2동주민센터 입구에는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일찍 올 걸 그랬어." "그러니까……" 20대 중반의 친구사이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이 주민센터 대강당에 진열된 제품을 둘러보며 귀엣말로 나눈 이야기다. 그리고 뒤이어 '오전 일찍 시작해 이미 300여 명의 주민이 다녀간 뒤라 제품이 많이 빠졌다'는 자원봉사자의 설명이 그들의 아쉬움을 뒷받침했다.

지난 상반기(4월 21일)에 이어 2회째를 맞는 이번 시장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술가 13명과 주민들 38개 팀이 어우러져 '이태원 스타일'의 '마켓'을 만들었다. 동주민센터 부녀회에 소속된 주민들은 빈대떡을 만들어 외국인이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섰다.

그동안 이곳은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적인 특성으로 동주민센터가 나서서 외국인과 함께 하는 알뜰시장, 다문화 체험행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이태원 일대에 거주하는 젊은 예술인들이 가세해 이태원 특성에 맞는 재능 나눔과 벼룩시장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재능 나눔 일환으로 리본공예를 가르친다는 고명자(43)씨는 "주민센터에서 리본 만들기 강의를 하면서 틈틈이 제품을 만들었는데, 오늘 꽃사지와 헤어밴드가 유독 인기 있었다"며 "제자 양성도 열심히 하고, 우리 이태원 주민시장이 서울을 대표하는 주민시장으로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작지만 '글로벌'한 축제로 발돋움

'이태원 주민시장'의 특징은 행사의 모든 준비 과정이 어떤 외부 지원과 도움 없이 동주민센터와 예술인, 주민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데 있다. 지역 주민들은 축제를 겸한 주민시장을 만들어가기로 하고 이태원 인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이웃이자 손님으로 초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 후 외국인들이 많이 오가는 이태원의 특성을 반영해 포스터, 엽서, 현수막에 영문 번역을 하는 등 순수 재능 기부가 이어졌고, 이태원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던 생활용품과 직접 만든 물건, 예술 작품도 내놓았다.

행사에 참가한 한 작가는 "지난 1회 행사를 열고 난 뒤 주변에서 이태원역이나 용산구청같이 사람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옮기는 것이 어떠냐는 말들을 많이 했지만 장소가 바뀌면 행사의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있어 이곳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 진행을 맡은 동 관계자는 "용산구에서 처음 시작한 만큼 전통성을 잘 이어가며 자발적인 참여로 이태원 주민들의 멋과 맛을 향유할 수 있는 주민시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젊은 예술인과 지역주민이 어우러져 각종 생활용품과 작품을 파는 이태원 주민시장은 외국인과 함께 한국 전통음식을 맛보고 고유문화를 즐기는, 작지만 '글로벌'한 축제로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문의 : 용산구 이태원2동주민센터 02)2199-8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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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스타일 #마켓 #주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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