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캠프는 이제 그만!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유창현

발행일 2011.08.04. 00:00

수정일 2011.08.04. 00:00

조회 3,060

열정이 넘치는 10명의 대학생들이 직접 캠프를 만들었다. 방학이 되면 부모 등살에 떠밀려 억지로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교육 제도에서 소외된 지역에 사는 학생들도 있다. 대학생들은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의미있는 여름방학 캠프를 기획했다. 선생님이 되기보다는 학생들의 멘토가 되고 싶었기에 끊임없는 고민과 회의를 거쳤다.

이 10명의 대학생들은 국제리더십학생협회(AIESEC) 성균관대학교 지부 학생들로, 본인들이 받은 교육을 사회로 환원하자는 취지에서 캠프를 시작했다고 한다. 국제리더십학생협회 아이섹(AIESEC)은 세계 최대 학생 자치 국제 연합단체로 전세계 107개국 1700여 대학 지부를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전 세계 각국의 35,000여 명 대학생들이 자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리더십 기회, 회원 국가 간 교류 및 국제회의와 세미나를 통한 교육, 환경, 에너지, 사회적 기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글로벌 이슈들에 관한 토론과 프로젝트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평소 사회적기업에 관해 공부하던 이 학생들은, ‘우리가 사회적기업이 되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당찬 마음가짐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여름방학 첫 번째 캠프는 7월 25~27일, 2박 3일간 도봉구 창일중학교에서 개최되었다. 2박 3일 동안 대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중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비싼 수강료를 지불하는 타 캠프와 달리, 대학생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하여 캠프를 주최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수업을 제공할 수 있었다. 총 100명이 참여한 창일중학교 캠프에서는 3일간 점심과 간식, 수업에 필요한 자료 등을 마련하는데 든 최소 비용 2만 원을 캠프 참가비로 받았다. 저소득가정학생은 교육청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브라질의 문화를 배운 수업(좌), 터키 선생님의 수업(우)

이번 멘토링 캠프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독특한 수업 방식이다. 직접 광고를 찍어 보는 수업, 배낭여행을 계획해 보는 수업, 미래의 내 명함 만들기 수업, 우리 사회에 숨어있는 불평등을 체험해보는 수업 등 단순히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지식을 얻는 형태였다. 또한 1~3학년까지 세 개 학년에 따라 수업을 조금씩 변경하여, 같은 수업 안에서도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였다.

아이섹의 국제적 네트워크는 학생들이 외국인 선생님을 접할 기회도 만들어 주었다. 브라질과 터키에서 교육봉사를 위해 방문한 대학생들이 외국인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두 나라 모두 이름만 많이 들어봤을 뿐, 그들의 문화와 생활 방식에 대해서는 처음 접해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전통놀이를 하듯이 선생님들이 준비 해온 도구로 그 나라의 전통놀이를 직접 해보기도 했다. 브라질 선생님과 함께하는 삼바 춤을 배워보는 시간, 터키 선생님과 함께하는 동·서양의 문화 차이점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낯선 외국인 선생님과 서먹서먹하게 지내던 학생들도 캠프 폐회식 때 직접 적은 영어편지를 건네며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두 외국인 선생님도 한국인의 따뜻한 정에 감동을 받은 듯했다.

이번 캠프를 기획한 성균관대 대학생 10명과 외국인 대학생 2명

멘토가 된 대학생들은 캠프 기간 동안 학교 인근 숙소에서 합숙을 하는 열정을 보였다. 정규 수업을 마친 후, 학생들이 하교한 시간에도 멘토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수업에 대해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매 수업시간마다 학생들로부터 직접 평가서를 작성하게 하였고 피드백 시간에 그 평가서를 공유하면서 다음날을 위해 더 노력했다. 이번 멘토링 캠프를 총괄했던 오혜민(성균관대 사학과 2학년) 씨는 “내가 어린 학생이었을 때, 나를 항상 격려해주고 믿어주던 멘토가 있었다. 내가 누군가의 멘토가 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캠프 준비 기간 동안에는 책임감에 부담이 되었는데, 실제 캠프 활동을 하면서 밝은 학생들을 보니까 오히려 더 힘이 난다”라고 대답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도봉구 창일중학교 외에도 노원구 공릉중학교(8월 8~10일), 중원중학교(8월 17~19일)에서 캠프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대학생 #방학캠프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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