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과장님, 우리 내일 당장 회의합시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서형숙

발행일 2011.12.07. 00:00

수정일 2011.12.07. 00:00

조회 2,129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취업은 로또입니다."
아주 짧은 말이지만 이 한마디는, 요즘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얼마나 힘든지를 느끼게 해 준다. 이는 서울시 청년 일자리 정책수립을 위해 열린 '청책워크숍' 현장에서 발표자로 나온 한 청년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12월 6일 오후 영등포에 위치한 하자센터 신관 4층 하하허허홀(영등포구)에서 청년 일자리 정책 수립을 위한 워크숍이 열렸다. “이 워크숍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수업도 빼먹었다”고 하는 한 대학생의 이야기에서 일자리에 관한 관심이 얼마나 큰 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워크숍은 이런 청년들 스스로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결법과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매우 현실적인 자리라 할 수 있었다. 청년들이 직접 취업하고 창업을 하면서 겪었던 실태에 대해 솔직한 의견들을 쏟아내고 그 개선점을 제안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청년구직자, 청년예비창업가,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진행방식은 현장참여 외에도 청년일자리 ‘청책’ 웹사이트가 구축되어 인터넷TV, SNS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 의견을 수렴했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의 수많은 의견들이 온라인상으로 잇달아 전해져 2시간 30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일 수 있었다.

‘청년이 이야기 한다’ 발표자로 나온 청년의 제안현장

1부- ‘청년이 이야기 한다’

1부에서는 ‘청년이 이야기 한다’라는 주제로 1시간 동안 10명의 청년들이 각자 5~6분씩 준비한 주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는 청년과 취업에 대한 진지한 내용들이 쏟아져 나왔다. 청년취업 양상과 취업 이후 일자리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청년 구직자에 대한 대안적 진로를 진지하게 모색한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 조성주 씨는 ‘청년 실업에 대한 개념 재정립과 초·중등 교육부터 직업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전 고시준비생이었던 이학종 모티브하우스 대표는 과거 고시준비 경험을 토대로 “현재 고시촌에는 20만 명의 청년들이 있다”며 장기 수험생들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청년벤처창업가인 염헌철 메디허브 대표는 “가능성 있는 청년 창업가의 사업 아이템을 선별해 사업화 단계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TF팀을 만들고 기존 청년창업 프로그램을 리모델링해 서울시가 공동 창업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충한 강사는 “청년문화를 창의 산업과 사회적 기업 운영, 기성세대의 독과점이 없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재생산 불가능상태라고 했다.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조혜민 씨는 대학 환경디자인을 전공하고 영화 세트 일을 하다가 사회에 이롭게 쓰기를 원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지금 우리는 각자의 섬에 갇혀 살고 있다"라는 의미 있는 표현으로 예술교육과 일자리에 대한 다양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인은 그 대안을 사회적 기업에서 찾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문화예술분야에서 청년들의 창조적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고 사회적기업과 같은 제3섹터에 더 많은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대안교육센터의 김민경 씨는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기성세대들이 젊은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게 아니라 20대가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교육지원과 함께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 한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2부- ‘청년에게 이야기 한다’

1부 발제가 끝나고 이어진 2부에서는 관련 전문가들과 청년들 간의 토론이 이뤄졌다. 하승창 더체인지 대표의 사회로 이루어진 토론장에는 조한혜정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 교수, 권복기 한겨레신문 기자, 하승수 변호사, 박재환 청년창업 전문가, 황윤정 열린사이버대 창업학과 교수, 주용태 서울시 일자리정책과 과장이 참여했다.

창업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정부만 바라보고 있는데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20대의 일자리가 많아지면 50대와 60대의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논의되기도 했다. 황윤정 교수는 본인 역시 원하는 일을 찾고자 휴학까지 했던 청년시절의 경험을 고백하며, 그 과정에서 지금의 일을 찾게 된 경위를 밝혔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면서 편견없는 세상의 필요성과 젊은이들의 다양한 재능과 생각들을 접했다며 우리 사회는 참 많은 인재들이 있음을 강조했다.

청중단의 발표도 이어졌다. 강남청년 창업센터에 입주해있는 조현정 씨는 “결론적으로 청년이 창업을 하면 생존가능성이 10~20%이다. 이는 80~90%는 망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은가? 거기에 제조업 등은 금전적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 은행에서 대출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고 그러다보니 자연 도태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원금이 제한적이고 딱딱하게 책정되어 있다”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청년들이 자립하기 힘든 이유 중에는 홍보가 부족하여 나래를 펼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을 통한 네트워크와 홍보 마케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회적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혜원 씨는 "모든 실패와 문제의 원인은 정보의 격차인 것 같다. 알짜 정보를 제공하는 아카이브가 서울시에 있었으면 한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마무리 시간이 되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으로 임시적 단기적 일자리 제공을 지양하고 청년의 자기실현의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은 서울시 일자리정책과 주용태 과장을 향해 “주 과장님, 우리 당장 내일 아침 회의합시다”라고 말해 장내에 있던 참석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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