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경복궁의 역사 알려요!
발행일 2010.10.15. 00:00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문화관광해설사 대상인 수화해설사 양성과정을 9월에 개설했던 한국관광공사 관광교육원에서는 지난 12일, 특별한 수료식이 있었다. 하루 전인 11일엔 경복궁으로 교육장소를 옮겨 해설 장소를 각각 정하여 수화로 궁궐 문화해설을 시연하고 동영상까지 촬영하여 잘못된 수화동작을 교정받는 혹독한 현장 평가도 받았다.
지난 9월에 개강하여 주 5일 동안 매일 3시간씩 강행군했지만 출석율도 높았고 15명 전원이 수료하여 수화교사와 담당자를 놀라게 하였다. 수화 가능 문화관광해설사 양성을 목적으로 시행했던 교육원측은 수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과정 및 주제별 회화과정만 끝내기가 아쉽다는 수료생들의 희망사항을 참고하여 내년 쯤 심화과정 개설도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안경실(50세) 문화해설사는 두렵고 떨리긴 했으나 경복궁을 수화로 해설한 현장평가가 가장 멋지고 인상에 남는 교육이었다고 말했다. 낯설고 어려운 수화를 익히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서는 게 힘은 들었지만 식당이나 전철에서도 수화연습을 할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는 이희숙(54세) 문화해설사의 수화동작은 자연스러웠다.
이번 교육을 맡은 수화통역사 안석준 씨는 수화는 단순히 하나의 손짓이 아니고 시각적으로, 감정적 표정이 동반되어야 올바른 수화라고 말했다. 수화를 배우기 전까지는 수화가 농아인만을 이해하기 위한 언어인 것으로 과소평가 해 왔었다는 대부분의 수료생들은 앞으로 농아인의 모국어인 수화를 사랑하고, 농인을 배려할 줄 아는 해설사들이 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고 상대방의 표현을 이해하며, 언어를 통해 후세에 문화를 남기기도 하고 앞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소리 말을 하는 사람들을 건청인(建廳人)이라고 한다.
건청인들은 글이나 말, 몸짓 이외에도 많은 종류의 의사소통 수단을 통해 서로간의 의사를 교환하고 살지만 우리 곁엔 의사소통의 가장 보편적 수단인 듣고 말하는 것을 잃고 살아가는 청각장애인들이 있다. 귀가 들리지 않아 말까지 잃어버린 사람들, 공식적으로 ‘농아인’이라고 부르는 그들은 죽음만큼이나 무서운 침묵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의사소통 문제로 삶의 모든 상황에서 장애로 다가온다.
그러나 농아인들은 귀로 듣지 못하고, 입으로 소리를 못 낼 뿐이지 말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손으로 말을 하고, 눈으로 듣고,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사회 곳곳은 ‘소리의 인식’을 전제로 작동한다. 시각장애나 지체장애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대로 차츰 갖춰가고 있지만 소리는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농아인들은 모든 문화에서 소외된다. 선조들이 남겨준 아름다운 문화유산도 볼 수는 있어도 문화적인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수화는 인류가 이 지구상에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되며 그때의 수화는 자연발생적 손짓, 몸짓이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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