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과 대학생들의 ‘달콤 쌉싸름’한 데이트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다은

발행일 2011.06.03. 00:00

수정일 2011.06.03. 00:00

조회 2,944

지난 6월 2일, 연세대학교 청송대에서 왁자지껄한 데이트가 열렸다. 바로 ‘서울 시장과의 100분 데이트’였다. 차 한 잔 들 듯 가벼운 마음으로 마이크를 들고 서울시장에게 직접 서울생활의 불편함과 불안함 등을 말하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서울시민과의 현장 대화’ 행사는 이로써 벌써 20번째를 맞이했다. 서울시와 제 48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대학생 주거문제를 고민하는 모임인 ‘민달팽이 유니온’이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행사는 70여 명의 대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병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이번 대화의 주제는 ‘대학생 주거문제 - 치솟는 하숙비, 전세값 함께 고민합시다’였다.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수업을 마치고 서둘러 온 대학생들로 자리가 채워지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등장했다.

연세대학교 청송대에서 펼쳐진 현장대화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하고 있는 학생들

오 시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노원구에서 통학을 하고 있다는 한 여학생의 발언이 시작됐다. 그는 하숙이나 자취를 하는 건 아니지만 통학에 왕복 4시간이 소요돼서 개인시간을 별로 갖지 못한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기숙사를 지방학생을 대상으로 신청 받는데, 통학에 많은 시간을 뺏기는 서울 거주 학생들은 서울 시민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뒤이어 연세대 신학과 2학년 이한솔 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학업에 집중할 시간이 없는 친구 이야기를 전하며,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의 고단한 삶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학교 근처에서 하숙을 한다는 기계공학과 3학년 조무현 씨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부모님께 미안하다”며 “하숙비 문제가 서울시 땅값 문제와 연관돼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해 안정화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중앙대학교 앞 흑석 뉴타운을 예로 들면서 “학생들을 위한 부분임대 주택 제공을 추진하고 있다”며 뉴타운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작년에 200명이 쓸 수 있는 다가구 주택을 제공했는데 앞으로는 이런 시도를 더 많이 해야겠다”며 학생들의 이야기를 꼼꼼히 받아 적었다. 덧붙여 오 시장은 부족한 학교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에서 학교에 인센티브를 줘서 저렴한 가격에 기숙사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학생들의 주거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눴다.

오 시장의 이야기를 들은 정치외교학과 4학년 박아름 씨는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의 숫자가 엄청난데 200가구는 너무 적은 수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공급이 적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앞으로 수요가 많다는 게 확인되면 공급 또한 계속해서 늘리겠다"며 부분임대형주택과 같은 시장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오 시장의 주택관이 어떤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라는 시프트의 모토가 집에 대한 내 생각”이라며 장기전세주택제도에 대해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재개발 임대주택, 다가구주택 매입 등을 통해 대학생에게 올해 안에 공급 가능한 379가구, 824개의 방을 확보해 놓았다”며 앞으로 천 단위, 만 단위 이상으로 늘리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세훈 시장과의 20번째 데이트’는 학생들의 열띤 참여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끝이 났다. 2시간여의 시간 동안 학생들은 오 시장에게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전해 줬고,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입장을 조금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오 시장과 학생들의 데이트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그들이 나눈 이야기는 현실이 되어 학생들 곁으로 돌아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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