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고 놀 곳 없는 청소년들이여 오라!

박동현

Visit4,048 Date2010.10.01 00:00



“그동안 태풍과 연이은 폭우로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오면 집안에만 갇혀 있어야 했습니다. 마침 명절 연휴가 끝나는 주말 토요일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한마당이 열려 가족 모두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중고등학생인 아이들은 또래들이 출연자로 나와 신나게 춤추고 열창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어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몽땅 푸는 것 같았습니다.”


양천구 오목교 축제의 거리. 사방으로 하늘에 닿을 듯한 고층 빌딩이 늘어서 있고, 고개를 들자 빌딩 사이로 시골 하늘보다 더 맑고 높은 가을 하늘이 펼쳐졌다. 매월 개최되는 2010 청소년을 위한 문화 행사장에 나온 양천구 거주 신민자(42) 씨의 이야기다. 시험을 한 주 앞두고 한시라도 놓치기가 아까웠지만 맘껏 즐기며 쌓인 스트레스를 삭힌 후 공부하면 더 열심히 하고 능률도 오를 것이라며 함께 나왔다고 했다.


기합소리를 연상케하는 ‘얍(YAB)!’은 ‘Youth+Activity+Boom’으로 ‘젊음을 표현하라, 청춘을 느껴라, ‘쿵’하는 마음의 울림을 들어라,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양천구 청소년 문화존이다. 이날 행사는 양천구가 주최하고 구립신월청소년문화센터에서 주관했다


이번 청소년 문화축제의 주제는 ‘다문화시대 속 청소년’. 공연무대를 중심으로 앞 광장은 관객용 의자로 채워지고, 무대 뒤쪽 공간은 다문화를 비롯한 각종 부스가 ‘ㄷ’자형으로 자리를 잡고 시민들을 맞았다. 각 부스에는 체험부스로 뇌훈련을 통한 자기주도학습 체험(양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 관련 사진전(청소년밝은미래운동), 일본문화연구반의 오리가미 종이접기 체험, 비즈공예와 매듭공예 및 냅킨공예 체험 등 생활용품 리폼, 페이스 페인팅 등이 펼쳐졌다. 체험부스마다 청소년뿐만아니라 부모와 함께 나온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에 참여해 자리가 부족했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서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문화와 관련하여 청소년밝은미래운동 대표 간사를 맡고 있는 이동우 작가는 “최근의 다문화정책이나 사회인식이 다문화가정을 마치 사회소외계층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또 다문화가정이라고 하면 베트남, 필리핀, 몽골 등 후진국에서 온 사람들을 주로 대상으로 하는데,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온 사람들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문화정책이 여성 위주로 되어 있는데 나아가 관광정책과도 연계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다문화에 대한 건전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고3인 조윤하 학생은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다문화대책이 필요합니다. 다문화가정의 2세와 가장들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도 필요하구요. 이들을 동남아의 리더로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소외감을 느끼며 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는 2세들을 방학을 이용해 어머니의 나라에 보내서 언어와 문화를 익히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해외체험은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앞으로 그들 나라와의 외교 등 교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마포구에 사는 김민자(38) 씨도 “여기 와서 다문화 관련 배포 자료집과 사진들을 보면서 어느 정도 다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도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고집하고 주장만 할 게 아니라 다문화가정을 포용하고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배려의 문화가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2시간여에 걸친 체험부스 운영에 이어 청소년 문화존 본 축제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공연팀은 중고등학생들로 이루어진 동아리 회원들의 힙합 공연과 밴드 공연, 특히 가장 많은 박수 갈채를 받은 비보이 댄스 공연으로 각기 재능과 소질을 한껏 펼쳐보였다. 무대 주위를 꽉메운 주민들과 청소년들은 팀별 공연이 끝날 때마다 환호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주었다. 다양한 그룹댄스와 대중음악 등 동아리 작품 발표회겸 공연을 통하여 공연장을 꽉 메운 남녀노소 모든 세대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귀한 장이 되었다. 학업에 찌들고 마땅히 갈 곳 없는 청소년들에게 동료 청소년들의 끼를 통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요, 신나는 시간을 제공한 행복한 문화마당이었다.


문화존 행사를 주도한 황윤성 팀장은 “공연 장소가 상가와 주거 지역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 애로가 많습니다. 사전에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도 일부 주민들이 소음 문제로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에 청소년들을 위해 꼭 필요하고 좋은 행사라며 격려를 해주고, 이해를 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문화존 행사장소 선정에 있어 더 고민하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청소년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서울에는 이 같은 청소년 문화존이 열 곳이 있다. 이들 청소년 문화존은 지역 특성과 여건에 따라 개성을 살려 청소년들의 건전한 문화활동을 조성해 나가고, 문화뿐만 아니라 예술, 레저 활동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의 무한한 잠재 능력을 계발해 나갈 산실이 되고 있다. 오늘 다문화 체험부스까지 보고 나니 이곳은 나아가 청소년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하나의 토대도 될 것 같다.


올해의 경우 10월과 11월 두 차례의 행사가 각 문화존마다 예정되어 있다. 이제 청소년전문 문화프로그램으로 우리에게 낯설지만은 않은 문화존을 통해 청소년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해 꿈을 펼치고, 나아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들을 준비해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을 확신한다. 2010년 문화존 행사일정과 프로그램 등은 서울청소년문화존(http://www.seoulzone.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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