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유태인, 닉 부이치치를 통해 깨달음을 얻다

admin

발행일 2010.07.14. 00:00

수정일 2010.07.14. 00:00

조회 2,771

저소득층 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는 2010년 희망의 인문학 2기 첫 강의가 지난 7월 7일 오후 가양3동 주민센터 강당에서 있었다. 희망의 인문학 과정에 참여한 동국대‧성공회대‧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국어대 등 5개 대학은 2기에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은 513명(올해 총 2020명)을 대상으로 구별로 강좌를 담당하기로 하였고, 성공회대는 그 중 강서구 45명과 구로구 34명의 2개 반을 맡아서 운영하게 됐다.

강의 시작에 앞서 성공회대 상종열 교수가 앞으로의 강의 과정과 학기 일정 등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인문학 수강생들은 한 강의당 3시간, 총 22강 66시간의 강의를 들은 뒤 11월 10일 졸업 예정이며, 졸업식은 구로구 항동에 있는 성공회대학교에서 총장과 함께 까만 사각모와 졸업가운을 입고 할 예정이라고 한다. 8월엔 무더위로 인한 방학으로 자율학습을 하여 실제 강의는 3개월이며, 9월에는 시ㆍ일기ㆍ수필 형식의 글쓰기 공부도 하여 문집도 발행할 계획이다.

공공근로장에서 일한다는 등촌3동 박정복(64) 씨는 일이 끝나는 2시 이후라 수강이 가능하고 수강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대체하여 준다는 말에 왔는데, 강의 오기를 잘했다고 하였다. 참석자는 주로 40대ㆍ50대로, 늦는 사람도 있고 차분하게 앉아있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강의가 중반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사뭇 진지해졌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있나요? 앞으로 죽을 때까지 신발 몇 켤레 더 신을 수 있을 것 같나요? 내가 죽으면 몇 명이나 문상을 올지 생각해 봤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김찬호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의 강의는 와이셔츠가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우울증에 걸려 정신병원에서 치료받은 교수 본인의 경험까지 얘기할 때는 수강생들도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김교수는 얼마 전 미국에서 공연 중인 돌고래가 조련사를 죽게 한 사건을 소개했다. 돌고래가 조련사를 물고 물속에서 한참을 흔들어 결국 조련사가 사망하고 만 사건이었는데, 조련사는 동물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여 감정의 교류까지 느낄 정도이기 때문에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전문가들은 ‘지능이 높은 돌고래가 우발적으로 공격한 것이 아니라 좁은 공간에만 있던 돌고래가 스트레스가 쌓여 계획적으로 공격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고 한다.

강의 중에는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이 경험한 아우슈비츠의 유태인 동영상도 보여주었다. 몸이 약하면 노동력이 없다고 죽이므로 몸이 아파도 아프다 못하면서 수용소 생활을 했던 그들. 처음엔 헤어진 가족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다음엔 자기가 죽어버리면 남은 가족이 얼마나 슬퍼할까 걱정이 되어, 나중엔 힘든 수용소 생활을 기록하여 전쟁이 끝난 후에 고발하겠다는 생각으로 그 힘든 수용소 생활을 견디었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이야기가 역시 화면으로 이어졌다. 사지가 없는 몸으로 꿈과 희망의 전도사가 된 호주의 닉 부이치치의 동영상이었는데, 팔다리가 없는 사람이 불행한 것이 아니고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이 더 불행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었다.

첫 강의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무료 배식이나 생활비 지원 등의 생계 지원형 복지 정책과 달리 저소득층에게 자기 성찰의 시간을 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여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희망의 인문학 강좌가 요즘 인기다.

#희망의인문학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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