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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IT강국에 인터넷 시대라지만 역시 사람이 발로 뛰고 일일이 만나며 얻어낸 살아있는 정보만큼 정확한 것이 있을까? 지난 9월부터 전국에서는 시·군·구 단위로 지역마다 『2010년도 향토자원 조사 사업』을 시작해 12월말 마무리를 앞두고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즘 시대에 잘 안 쓰는 말인 '향토'가 들어가니 조금은 생경하고 구수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향토자원 조사사업'을 한마디로 말하면 오래된 건물들, 지역 인사들, 문화예술작품들, 숨어 있는 전설과 이야기들, 호텔부터 유스호스텔 등의 숙박업소들, 백화점부터 맛집들까지 해당지역의 거의 모든 것을 조사하는 작업이다. 그러한 자원들을 정리하여 차후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에 활용하고 새로이 발굴된 자원들 중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창출한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조사를 맡은 사람들은 관리요원과 조사요원으로 구성되는데, 먼저 관리요원은 '한국지적재산관리재단'이 모집을 위탁받아 엄격하게 선정하였다. 향토자원 관련 석사 이상이거나 문화관광해설사, 3년 이상 된 파워블로거, 전직 학교 교장 및 교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조사요원은 시·군·구에서 자체 선발한 청년 미취업자이다.

이 중 청년들로 구성된 조사요원들은 지난 8월 정부청사에서 조사요령에 관한 교육을 받고 바로 실전에 투입이 되어 9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하였다. 처음 한 달은 인터뷰 방법이나 조사표 작성 등이 서툴러 많은 시행 착오를 거쳤지만 젊음과 열정이 있어서인지 차츰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서울 중구의 조사업무를 담당한 서성재 조사요원은 "처음 교육 받은 것만으로는 확실히 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차츰 조사표 작성에 자신이 생기고 맡은 자료를 수집하거나 자료를 올리는 업무를 반복하다 보니 보람도 많이 느꼈다. 오히려 지금은 4개월로는 부족한 면이 너무 많은 게 아쉽다. 기회가 한번 더 주어진다면 보다 양질의 보고서를 제출할 것 같다"고 했다.

이들 청년 조사요원은 그저 '알바' 정도로 생각했던 향토자원 조사가 생각보다 보람이 있었다고 말한다. 심승하 조사요원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 대하여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을 하는 동안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주로 관내를 도보로 다니면서 자료를 조사하였는데 건축물의 이름이 바뀌거나 이전되어 찾기 힘들 때도 많았다. 인터넷에 없는 자료를 발로 뛰어 만들어 낼 때는 가슴이 벅차기도 하였다"고 했다.

또 다른 조사요원 김주성 씨도 "군 입대 전에 마지막으로 사회에서 보람된 일을 하고 입대하게 되어 기쁘다. 처음 시작할 때에 홍보가 부족하여 주민들에게 인터뷰를 거절당할 때 많이 힘들었지만 점점 노하우가 생겨 이제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함께 일한 윤지병 조사요원은 "이번 조사를 통하여 나 자신이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개인 사정으로 방통대를 휴학하였지만 더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복학원서를 제출하였다"라고 말하였다.

이들 청년들이 발로 뛰며 모아 올린 생생한 자료들이 앞으로 진정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과 연계되는 보석 같은 정보로 쓰이길 바란다. 행정안전부의 이상연 사무관에 따르면 전국 단위의 향토자원 조사사업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차후 2단계로 향토자원 조사에 참여한 청년 미취업자들의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역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육성 전문교육과정」개설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반가웠다.

이번 향토자원 조사 사업에서 청년 조사요원들이 모은 자료는 약 10만 건이라고 한다. 처음에 계획한 예비조사 목록 7만 건을 훨씬 웃도는 숫자다. 이로서 전국 최대 규모의 향토자원 DB시스템이 구축됐다.

참고사이트: 한국지적재산관리재단 http://kipf.or.kr/
                팔도마당 홈페이지 http://www.paldomadang.com/main/www/index.php
                향토자원커뮤니티 http://cafe.daum.net/paldomadang?t__nil_cafemy=it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