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청년들, 세계시장 노린다

시민기자 이상무

발행일 2010.09.24. 00:00

수정일 2015.12.18. 15:28

조회 4,023


강북청년창업센터를 방문하자면 반드시 정문에서 경비원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 입주한 업체는 아이디어를 생명처럼 여기고 창업하는 벤처회사들이므로 지적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확인 절차는 필수다. 최정규 상담사에게 강북청년창업센터에서 전망 있고 유능한 창업가를 몇 명만 소개해달라고 하니, 모두 어려운 심사 끝에 입주한 업체들이므로 누구 하나만 소개시켜주기는 곤란하다며 미소를 짓는다. 그래서 창업 우수사례를 제출한 업체 중에서 기자가 몇 군데를 뽑아 보았다. 



▶ 잘 나가던 디자이너, 창업 시장에 뛰어들다

먼저 버선ㆍ꽃신ㆍ전통화를 주로 디자인하는 회사 ‘탐스런’의 성민경(28세) 대표를 만났다. 성대표는 일본 디자인쇼에 초청받아 선을 보이고 미술작가로 데뷔하여 활발히 활동하다가 서울관광문화상품대전에서 수상한 것을 계기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의 전통 실내화인 ‘조리’나 ‘토끼신발’을 현대화하여 세계시장으로 수출하는 것을 보고 사업 아이템을 얻었다.

초창기에는 잘 나가는 디자이너로 있으면서 왜 어렵게 창업을 하느냐는 가족들의 반대가 많았다. 그러나 결혼 후엔 창업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힘들지만 창업을 밀고 나갔다. 성대표는 이 사업의 한계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수입은 적고 재료비는 부족한데 자금을 대기는 어려운 탓에 대량생산을 못 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점하기 위해 경쟁 입찰에 참여했지만 디자인은 월등히 좋으나 대량생산을 못하는 관계로 가격이 맞지 않아 떨어져 무척 아쉬웠던 기억도 있다. 디자인 상품은 특허 받기가 어렵고 특허가 없는 물건은 현실적으로 디자인을 보호받기가 어렵고, 의장등록은 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한다. 디자인 상품은 아주 작은 부분만 바꾼 거의 모방 수준의 비슷한 물건이 나오면 어찌 해볼 방법이 없다. 인사동에 상품을 내놓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성대표는 1인 창업가들에게는 정부 차원의 디자인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창업센터에 입주하면 좋은 점은? 이 질문에 성대표는 "모든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그것들을 100%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디자이너들은 어려운 세법ㆍ특허 문제에 대해서 월 1회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사업의 애로사항도 1:1로 상담해줘서 딱 한 수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훌륭한 멘토를 많이 만날 수 있다. 역시 입주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성민경 대표는 앞으로 아이들용ㆍ실내화ㆍ관광상품용ㆍ기념품ㆍ선물용품 등 대량생산이 가능한 수공제품에 대해 많은 계획을 갖고 있다. 홍보와 마케팅에 더욱 주력하고, 사업 투자자도 유치하여 안정적으로 회사를 유지할 것이다. 그녀의 야무진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대표는 '탐스런'을 손재주가 많고 머리가 좋은 대한민국 여성 인력들을 보유한 사회적기업으로 키워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고 한다. 



▶ 카이스트 출신 인재, 삼성과 HP에 도전장을 내밀다

세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강북청년창업센터의 업체는 요토앤요타 테크놀로지다. 요토앤요타의 정태길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화학을 전공한 공학박사이며 일본에서 8년간 응용화학을 공부하며 유학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중소벤처창업경진대회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특별상을 수상한, 화려한 경력을 가진 수재다.

그가 개발한 것은 클라우드프린팅시스템이다. 쉽게 풀어 말한다면 출력은 실내에서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24시간편의점이나 지하철 역사에서 휴대단말을 이용하여 출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핸드폰 번호를 가지고 팩스번호로 사용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출력할 수 있다. 칼라출력ㆍ사진출력도 되고 학교논문자료ㆍ강의자료ㆍ지하철노선과 버스노선ㆍ전자민원도 출력된다. 향후 프린트 사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HP에서는 잡지를 안 만들고 프린트를 한다고 한다. IBM에서도 회사 홍보물을 제작하지 않고 필요한 사람이 다운받아서 사용한다고 한다.

그는 향후 계획을 묻자 현재 국내 특허 출원은 13건으로 기술력을 확보했고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라 한다. 10월 중에 기술 평가를 통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 벤처기업과 부설연구소도 설립할 계획이다. 기기가 대당 7백만~8백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키오스크 500대를 설치하려면 35억이라는 자금이 필요하므로 창투사와 협의할 예정이라 한다. 그리고 올 연말을 전후로 법인으로 전환해 사무실 이전과 동시에 인원을 확충할 계획이며, 2015년까지 1,800억 시장 규모를 차지하고 코스닥에 등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쟁 회사는 삼성과 HP라고 한다. 마치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가 생기고 나서 대한민국처럼 빠른 성장을 보인 나라는 세계사 유례에서 찿아 볼 수 없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한다.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뤄낸 성장이다. 빠른 적응력을 갖고 있는 우리 민족은 IT산업에 아주 적합하다고 한다. 이제 IT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마당이 마련되었다. 강북청년창업센터에서 젊은 사장님들을 보며 희망에 부풀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성공뿐 아니라 국운 상승을 향한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밖에...강북청년창업센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체 10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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