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의 모든 것, 여기에 있소이다!

시민기자 고은빈

발행일 2010.09.16. 00:00

수정일 2010.09.16. 00:00

조회 3,930

청장년층, 특히나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 20~30대의 취업률이 19년 만에 최저치란다. 외환위기 때보다도 못한 실적이다.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갖춰야 할 스펙(각종 대외 활동과 봉사활동 등)들과 자격증들만 늘어나는 현실에 청년들은 취업 앞에서 더욱 작아져만 간다. 혹자는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의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취업률이 낮은 것이라며 눈을 낮추라고 말한다. 하지만 청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사실 중소기업을 가려고 해도 어떤 회사들이 있는지 모를 뿐더러, 목표 회사를 찾아도 회사에 대한 상세정보(연봉수준, 인재상, 세부직무, 복지혜택 등)를 찾기 어렵다는 청년들이 많고, 심지어 중소기업이건 대기업이건 간에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청년들도 있다. 이런 청년들을 위해서 9월 14일부터 15일 이틀간 SETEC(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는 ‘2010 서울일자리박람회’의 첫 번째 취업박람회인 ‘청·장년 취업 박람회’가 개최되었다. 기자도 1년 반 후면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예비구직자이기에 SETEC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문 이력서는 국문 이력서의 영어 버전이 아니다.

제1관인 청·장년 채용관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컨설팅’ 코너는 구직자들에게 제일 인기가 많아 줄이 길었다. 국문뿐만 아니라 영문, 일문, 중문 자기소개서 및 이력서도 컨설팅이 가능했다. 기자는 이 중 김예리 영문 이력서 컨설턴트를 찾아 작성요령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국문 이력서를 영어로 그대로 옮겨 쓴 것이 영문 이력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영문 이력서와 국문 이력서는 들어가는 요소부터 차이가 납니다. 국문 이력서에는 개인 신상이 많이 들어가죠. 그러나 영문 이력서는 개인 신상이 덜 들어가는 대신에 직무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 경력에 대한 내용이 많이 들어가죠.” 좋은 영문 이력서를 쓰기 위해서는 외국 사이트에서 현지인들의 이력서, 즉 샘플을 보는 것이 효과적이란다. “한국어로 내용을 써놓고 그걸 일일이 직역하면 외국인들이 못 알아보는 경우가 생겨요. 내가 사용한 표현이 외국에서는 전혀 다르게 쓰일 수도 있거든요. 영어 사용자들의 문장을 자꾸 읽다보면 표현의 감이 오니 샘플을 자주 읽어보세요.” 마지막으로 그녀는 기본에 충실하라고 말했다. “아주 기본적인 문법이나 철자가 틀리면 이력서를 보는 사람은 지원자가 이력서를 대충 썼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본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수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컨설턴트의 조언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중요한 것들이었고, 실용적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컨설턴트를 받고 나오는 김미정(가명, 24) 씨에게 소감을 물었다. “자기소개서를 컨설팅 받아보고 싶어서 1시간 반이나 기다렸어요. 그런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컨설팅을 받아보니 제 자기소개서는 입사동기 및 포부가 너무 추상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몰랐던 문제점을 알 수 있었죠. 전문가의 의견이니 믿음도 가고요.”

 

중소기업도 구직자도 win-win!

취업대란이라고는 하지만 중소기업에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 몇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번 박람회에는 구직자만큼이나 많은 중소기업들이 참가해 직접 인력을 끌어 모았다. 박람회 참가기업 에듀윌의 이준호 대리는 “우리 회사가 벤처회사다보니 발전 속도가 빨라 일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을 필요로 한다”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이틀 동안만 40명의 우수한 인력이 우리 회사에 지원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어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구직자들 또한 각 기업의 부스에 줄을 서서 취업 상담을 받거나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었다. 중소기업은 인재를 얻고,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게 맞는 일자리, 내가 찾지 않아도 된다?

내 일자리는 내가 찾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서울일자리박람회는 정보만 입력하면 나와 맞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일자리매칭센터’를 마련했다. 신상정보와 희망직종, 출신학과 등을 적으면 박람회 참가기업 중 자신에게 맞을 것 같은 회사를 문자나 전화로 알려준다고 한다. 실제로 이 매칭 결과를 보고 해당 기업을 찾아간 사람들도 있다고 주관사 인크루트의 김민 대리는 말했다. “사실 참가기업 중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은 구직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매칭서비스를 통해 구직자들이 몰랐던 기업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하죠. 구직자도, 기업도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이색직업? 돈은 많이 벌 수 있어요? 아쉬운 구직자 태도

2관인 청·장년 정보관에는 이색직업코너가 있었다. 점점 활기를 띄고 있는 직업들(음악치료사, 손글씨 전문가, 토피어리 전문가)을 소개하는 곳이었는데, 기자는 그 중 음악치료사 부스를 찾았다. 연구원 김은영 씨는 “음악 치료는 요새 떠오르는 심리치료법으로 사회복지시설이나 특수학교, 초중학교의 방과후교실에서도 음악치료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죠. 하지만 아직 인력이 부족한 편이어서 음악치료사라는 직업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나오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음악치료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이 이 부스를 찾아 음악치료에 대해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던 은영씨는 몇몇 구직자의 태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몇몇 분들은 찾아오셔서 곧바로 음악치료사는 돈을 얼마나 버냐고 물어보세요. 그럴 때는 기분이 좀 그렇죠. 직업 선택을 돈으로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면접 복장에도 공식 있다?

이색직업코너 옆에는 면접복장체험관이 있었다. 자신에게 맞는 면접복장을 컨설팅해주는 이 코너는 1관의 면접메이크업컨설팅 코너만큼이나 구직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그렇다면 면접시 어떻게 입으면 좋을까? 정윤정 코디네이터는 직종별로 면접복장이 다르다며 예를 들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남자 분들은 블랙이나 네이비 컬러의 수트에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매면 무난하게 연출 가능해요. 여자 분들은 스커트 정장을 입으시면 괜찮고요. 반면에 마케팅이나 IT 분야에 지원하실 분이라면 분위기가 좀 더 자유로우니까 여성분들도 활동적인 바지정장을 입으실 수 있고요. 그레이나 브라운 계열의 수트를 입으면 모던하면서도 논리적인 인상을 줄 수 있으실 겁니다. 남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다른 컬러의 재킷과 바지를 매치해보세요. 보다 활동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취업은 예나 지금이나 인생에서 언젠가는 넘어야 할 큰 산 중 하나다. 과정도 복잡하고 요구하는 것도 많아 겁이 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20대여! 겁에 질려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해보자. 이런 정보들을 잘 모르겠으면 다음해에 열릴 일자리박람회 방문을 기약해보자. 물론 그 전에 취업이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동지로서 언제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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