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수놓은 '광진교'를 걸어요! '강동 빛의 다리'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0.12.02. 14:00

수정일 2020.12.04. 15:50

조회 4,786

광진교 빛의 다리는 12월 한달 내내 불을 밝힌다.

광진교 빛의 다리는 12월 한달 내내 불을 밝힌다. ⓒ이선미

올해 겨울, 강동구 광진교가 빛의 다리로 반짝이며 한강 야경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강동구민과 광진구민의 연합축제인 ‘광진교 페스티벌’이 열리고, 지난해에는 광진교 '차 없는 거리' 문화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거리두기가 강화된 가운데 원래 계획했던 ‘2020 강동다리축제’가 ‘빛의 다리’를 조성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강동구 광진교가 빛의 다리로 반짝이고 있다.

강동구 광진교가 빛의 다리로 반짝이고 있다. ⓒ이선미

강바람이 제법 차가웠지만 광진교는 조금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 곁을 걷는 게 아니라 널찍한 보행도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인 1934년 지어진 광진교는 여러 차례 보수를 거쳤고, 한때는 철거되기도 했다. 지금의 모습은 2003년 개통된 것으로 한강 다리로는 처음으로 양쪽에 각각 2m 자전거 전용도로와 발코니형 돌출 전망대를 설치하였다. 

실제로 한강 다리 가운데 ‘보행 접근성’이 가장 좋은 다리이기도 하다. 금세 해가 지고 한강이 석양으로 물들자, 시민들의 발걸음도 하나둘 이어졌다. LED 장미 3,560송이와 찬란한 색채로 빛나는 벚꽃나무, 나무에 매단 등불과 아치 사이를 호젓하게 걸었다.

올림픽대교 뒤로 석양이 물들고 있다

올림픽대교 뒤로 석양이 물들고 있다. ⓒ이선미

여기저기에 시민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말이 있다.

여기저기에 시민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말이 불을 밝히고 있다. ⓒ이선미

누구에게나 위로가 필요한 시기여서인지 곳곳에 격려와 응원의 말들도 불을 밝혔다. 다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그 말들과 함께 각자의 사진을 남기곤 했다. 모두에게 절실한, 필요한 말들인 모양이었다.

광진교는 조선시대에 나루터가 있어 광나루로 불렸던 데서 얻은 이름이지만, 이 지역에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백제시대의 도미부인 이야기가 그렇다. 광진교 초입 도미부인 조각상도 세워져 있다. 부부의 사랑과 신의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의 주인공 도미부인은 역사서에도 등장한다. 

광진교를 걸으며 도미부인상이 다리 위에 세워지면 어떨까 싶었다. 도미 부부의 이야기는 약속과 신의를 말한다.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는 ‘죽는 날까지 서로에게 충실할 것’을 약속한다. 그 약속에 대한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아름답고 귀하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기억하게 하는 옛 이야기가 전해지는 다리 위 조각상 앞에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지 않을까?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필요하고 가장 절실한 것이다.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필요하고 가장 절실한 것이다. ⓒ이선미

새들의 둥지 같은 조명은 추운 손을 녹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새들의 둥지 같은 조명은 추운 손을 녹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선미

내년을 기다리는 조형물도 세워져 있었다. 2021년 신축년은 ‘하얀 소띠 해’로 여유와 풍요를 상징한다고 한다. ‘하얀 소’가 황금빛으로 빛났다. 지난 11월 22일 시작된 빛의 다리는 12월 31일까지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 5~6시에는 청년예술인들의 길거리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광진교에 이처럼 불빛이 따뜻하다. 아무리 아늑한 기분이 들었다고 해도 강바람은 꽤 추웠다. 강바람에 맞설 만큼 든든하게 입고, 수천 개의 발광다이오드 장미보다 더 빛나고 더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산책길이 되기를 기원한다.

2021년 신축년 소띠 해를 기다리는 ‘하얀 소’ 조형물도 빛을 발하고 있다.

2021년 신축년 소띠 해를 기다리는 ‘하얀 소’ 조형물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선미

■ '2020 강동 빛의 다리' 관람 안내
○ 기간 : 2020.11. 22. (일) ~ 12. 31. (목), 17:30~22:00
○ 위치 : 서울시 강동구 광진교 남단 500m
○ 교통 : 지하철 5·8호선 천호역 2번 출구, 직전70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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