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추천한 강동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그럴만 했네!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0.11.18. 11:29

수정일 2020.11.18. 14:39

조회 1,905

취업준비생 한소망(25세)씨는 올해 초 아르바이트를 구하느라 여러 사업장을 방문했다. 그동안 대여섯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나름 사업장을 정하는 기준이 있었다. 이번엔 면접을 보면서 대표의 첫인상이 좋았다. 초면인데도 나이가 어리다고 무례하게 대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여기는 달랐다. 아르바이트 직원이 아니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단순히 호감에 머물지 않았다. 근로계약서를 준수하면서 4대 보험, 주휴수당까지 챙겨주는 사업장이었다. 코로나19가 심했던 올해 봄에도 이곳 사업장은 손님들이 많아서 정신없이 바빴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여러 번 실수도 저질렀다. 하지만 대표는 질책보다 “누구나 한두 번씩 실수할 수 있다. 다음에 더 잘하자”라는 말로 격려해주었다. 한소망씨가 근무하는 사업장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황푸차이나’다.

강동구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현판이 붙어있다

강동구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현판이 붙어있다. ⓒ윤혜숙

늦은 점심시간에 황푸차이나로 향했다. 출입문 옆에 ‘강동구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황푸차이나 이원형 대표를 만나서 알바친화사업장으로 선정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원형 대표는 신라호텔 중식당에서 근무하다가 독립해서 2년 전에 지금의 ‘황푸차이나’를 개업했다. 대표이면서 주방에서 쉐프로 일하는 그는 홀 서빙하는 직원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했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는 모두가 즐겁게 일하는 사업장을 만들어야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래서일까? 일단 이곳에 근무를 시작한 직원은 누구든 오래 근무한다. 아르바이트 직원도 본인의 사정으로 그만두지 않는 한 계속 근무해서 벌써 2년차에 접어드는 직원들도 있다. 이 대표는 직원을 대표인 자신과 동등한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면서 꾸중할 상황에도 업무로써 조언해주고 있다. 그러니 아르바이트생이라면 이곳의 근무 여건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황푸차이나 이원형 대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황푸차이나 이원형 대표 ⓒ윤혜숙

아르바이트 직원을 채용하는 특별한 기준이 있을까? 이 대표는 “일을 잘하는 직원보다 태도가 좋은 직원을 채용한다”라고 서슴없이 대답한다. 중식당을 이용하는 주 고객의 연령층이 높다 보니 어르신에게 공손하고 예의가 바른 청년이어야 한다. 한 명의 직원을 채용할 때 시일이 걸려도 3, 4번에 걸쳐서 면접을 본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이 대표는 면접을 보면서 여러 번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말투에서 그 사람의 품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황푸차이나가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으로 선정된 이유가 궁금했다. 물론 강동구에서 배포한 리플렛에도 자세히 나와 있다. 그런데 이 대표가 꼽는 나름의 이유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먼저 근무 여건에 대해서 언급했다. 최저시급 8,590원을 넘는 8,700원에 주휴수당, 4대 보험까지 제공한다. 자율적인 휴무를 보장해서 본인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시간을 빼준다. 그럴 때면 이 대표의 부인이 대타로 일하거나 혹은 과거 아르바이트했던 직원에게 전화하면 선뜻 달려와서 일해준다. 복지혜택으로 매년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독감예방주사를 접종하게 한다. 또한 오전이든 오후든 끼니를 거르지 않고 아르바이트 직원의 식사를 챙겨준다.

거리두기를 지켜서 가운데 테이블은 세팅이 되어 있지 않다

거리두기를 지켜서 가운데 테이블은 세팅이 되어 있지 않다. ⓒ윤혜숙

아르바이트 직원은 홀 서빙을 기본으로 하되 손님 출입관리 및 방역관리, 근무시간 내 손님이 없을 때 홀 및 화장실 청소, 그릇 및 냉장고 정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마침 필자가 방문했을 때가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이 대표는 인터뷰를 하면서 중간에 홀에 나가 직원들이 식사를 하는지를 살펴보고 있었다.

이 대표를 인터뷰하는 동안 필자의 질문에 경청하고 대답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친절과 겸손이 몸에 배여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이 대표의 태도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일관성 있어 보였다. 그래서 필자도 이 대표를 인터뷰하는 내내 기분이 유쾌했다. 1시간 남짓 머물렀던 필자가 그러할진데 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오죽할까?

점심시간이 끝난 뒤 손님들이 없을 때 잠시 사업장을 둘러봤다. 거리두기를 지켜서 가운데 테이블을 비워두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도 제대로 준수하고 있었다.

홀 내부가 청결하고 쾌적하다

홀 내부가 청결하고 쾌적하다. ⓒ윤혜숙

강동구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은 청소년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사업장이다. 최근 1년 강동구 사업장에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2020년 6월 1일부터 7월 8일까지 청소년 노동 환경 조사,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인증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9월 1일에 서울 자치구 최초로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을 선정했다.

강동구는 청소년 추천을 받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조사, 그리고 민관협의체 심의를 거쳐서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12곳을 최종 선정해서 현판을 전달했다.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인증 기준은 근로계약서 작성•교부, 최저임금 이상 지급, 주 15시간 이상 근무시 주휴수당 지급, 인격적 대우 보장, 근무 당사자 추천 등 모두 5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2020년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명단

2020년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명단 ⓒ강동구청

이번에 선정된 사업장은 롯데리아 상일동점, 만화카페 벌툰고덕점, 맘스터치 암사역점, 맥도날드 상일동점, 메가커피 고덕역점, 배스킨라빈스 강동역점, 아크로영어보습학원, 율베이커리, 파리바게뜨 고덕래미안힐스점, 파리바게뜨 상일중앙점, 황푸차이나, 씨유(CU)둔촌점이다.

구는 12개 선정 사업장에 인증 현판 전달과 함께 공공요금 및 종량제 봉투를 연 24만 원 범위에서 지급하고, 1년 동안 5만 원 상당의 고객위생•편의증진 물품을 지원한다. 또한 구청 누리집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선정된 업소를 강동 주민에게 홍보하고 있다.

황푸차이나 이원형 대표

황푸차이나 이원형 대표 ⓒ윤혜숙

강동구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한 곳인 황푸차이나를 방문해서 매장 분위기를 살펴보고, 사업주와 직원을 만나봤다. 대표, 직원과 차례대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대하면서 이곳이 정말 알바친화사업장으로 선정될 만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고객이든 직원이든 가리지 않고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대표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밝은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청소년알바 친화가게 인증사업
○ 선정방법 : 청소년 알바 지킴이단을 운영하여 알바 친화가게 선정
○ 선정기준 : 근로계약서, 최저임금, 주휴수당, 인격적 대우, 알바생 추천 등 5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현장 조사 후 최종 선정
○ 문의 : 강동노동권익센터 02-3425-8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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