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공예 금손! '서울여성공예센터'에서 도자기 만들기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0.11.05. 14:35

수정일 2020.11.05. 18:30

조회 3,581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 ©김윤경

3년 전, 검찰청이 공예센터로 피어났다.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잘 어울린다. 정리된 이미지에 공예가 더 돋보인다고 할까? 차가운 옛 건물에 따스한 공예가 불어 준 온기로 훈훈하다. 2017년 탄생한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 이야기다.

노원구에 있는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은 서울 북부지방 검찰청과 지방법원 이전 후, 주변 상권의 회복을 위해 2017년 5월 개관했다. 공예를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는 전국 최초다. 늦가을로 접어든 지난 10월 말,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을 찾았다. 더아리움은 지하철 태릉입구역 4번 출구에서 3분이면 도착할 만큼 가깝다.

서울여성공예센터의 공간

서울여성공예센터 공간 ©김윤경

10월부터 4분기 생활 창작 프로그램 ‘나도 공예가’ 교실이 열리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는 물론 4회에 걸친 프로그램 등을 접수 중이다. 홈페이지(https://seoulcraftcenter.kr/)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도자기, 컵 받침, 귀도리, 나무도마, 브로치 등 프로그램이 다채로워 잠시 망설여졌다. '반려동물을 위한 도자기 만들기'나 조금 생경한 이름인 '마크라메 웰행잉 만들기'도 독특해 보인다. 주로 프로그램이 주말에 많은 것도 좋다.
필자는 학생 때 찰흙 공작을 만든 게 도예를 접해본 전부라 작품을 잘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도예를 선택한 건 좀 더 마음이 집중돼 차분해질 거 같다는 느낌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은은한 느낌을 주는 반각 꽃 화병을 만들어 봤다.

더아리움의 생활 창작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은은한 느낌을 주는 반각 꽃 화병을 만들어 봤다. ©김윤경

필요한 도구들이 준비돼 있다.

필요한 도구들이 준비돼 있다. ©김윤경

“제가 예상한 디자인보다 조금 크게 된 것 같아요”
“일단 가마에서 구우면 줄어드니까 괜찮아요”

필자는 ‘흙으로 빚어 만드는 나의 사물들’ 이란 다소 긴 이름의 수업을 들었다. 방역을 고려해 필자를 포함한 4명의 수강생들이 넓은 곳에 떨어져 앉았다. 강사는 흙의 종류와 광택을 알려주며 선택하도록 했다. 한 공간에서 같은 수업을 받았지만, 작품은 개인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었다. 다양한 도구와 물레, 기법을 구상한 디자인에 맞게 개별적으로 익힐 수 있었다. 필자 앞에 앉은 수강생은 병을 이용해 머그컵을 만들고 있었고, 옆 수강생은 휴대폰 거치대를 만들기 위해 밀대로 흙을 열심히 밀고 있었다.

머그컵을 만드는 수강생

머그컵을 만드는 수강생 ©김윤경

“지금까지 가장 많이 만드신 분이요? 7개까지 만드셨어요.”
2시간 수업 시간 동안 손 빠른 사람은 얼마든지 더 만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앞에 온 여성은 지난번 수업이 좋아 친구와 다시 왔다고 했다.

기존 수강생들이 만든 도자기들(위), 스탬프와 여러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수강생들이 만든 도자기들(위), 스탬프와 여러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김윤경

구상한 화병을 이야기했더니 강사는 말아서 올리는 방법이 좋다고 알려줬다. 또한 접촉면을 격자 모양으로 긁어줘야 잘 붙고, 물을 적절하게 사용하라고 했다. 마지막에는 도구로 긁거나 이니셜 도장으로 표면을 매끈하게 할 지, 은은한 무늬를 넣을지 선택할 수 있었다. 초보자였지만 만족할 화병이 만들어졌다. 2시간은 예상보다 빨리 흘렀다.

유약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격자무늬가 접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걸 알았다.

유약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격자무늬가 접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걸 알았다. ©김윤경

수업을 마무리하며 도자기에 관련한 설명을 들었다. 특히 균열이 있는 찻잔에 차를 마시면 점점 색이 물들어 빈티지 느낌을 준단다. 작품이 구워질 때까지 가뿐하게 앞 마당을 산책했다. 옆 방에서는 금속 공예를 하는지 조그만 소리가 울렸다.

옆 공방에서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옆 공방에서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윤경

이곳은 여성공예 플랫폼인 만큼 53개의 창업실이 있으며, 전문 장비를 갖춘 코워킹 스페이스가 지하에 있다. 현재는 입주기관 대상으로 시범 교육을 하고 있으나, 내년에는 개방할 계획도 갖고 있다.

비주얼 스튜디오에서 카메라 장비를 대여해 촬영을 할 수 있다.

비주얼 스튜디오에서 카메라 장비를 대여해 촬영을 할 수 있다. ©김윤경

또한 비주얼 스튜디오에서는 조명, 카메라 등 기초 장비가 있어 대관료 없이 촬영할 수 있다. 복도로 길게 늘어선 창업실은 유리창으로 되어 오가며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안에서 일하고 시민들은 복도에서 부담 없이 구경할 수 있어 흥미롭다.

2017년 여성국제공예영화제가 개최된 '온오프 스페이스 천수답'

2017년 여성국제공예영화제가 개최된 '온오프 스페이스 천수답' ©김윤경

다양한 창작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생활창작공간 씨’와 매달 쇼케이스 전시가 바뀌는 ‘공예마당’, 커뮤니티 카페 ‘크래프트 살롱’도 있다. 코로나 이전 열리던 '예술시장 천수답장'이나 계단으로 된 'OnOff Space(온오프 스페이스) 천수답'도 의미 깊다. 천수답은 관계시설 없이 비로만 유지되는 논을 뜻하는데, 이곳 역시 공예가와 시민에게서 받은 창작과 창의, 열정으로 나아가라는 취지다.

소품 하나하나가 예쁜 센터 내부

소품 하나하나가 예쁜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 내부 ©김윤경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은 여성공예창업가들을 여러 방면으로 지원하고 시민에게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0월 중순부터는 12월까지 개별적으로 골라 들을 수 있는 4분기 생활창작 프로그램을 신청받고 있다. 내용도 좋다. 초 겨울 집안에 머무는 동안 꾸며보는 11월은 ‘손길로 채운 우리집’,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들어 소중한 이에게 전해주기 좋은 12월은 ‘크리스마스 선물전’으로 진행된다.

 내부에 들어서면 진열된 공예들이 보인다.

내부에 들어서면 진열된 공예 작품들이 보인다. ©김윤경

코로나 이후 공예를 직접 만드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공예가 한층 더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특히 여성공예센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수로 진행하며 보다 안전하고 개개인 맞춤형 공예품을 배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키트를 받아 만드는 온라인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에 생활 창작프로그램이야말로 긴긴 겨울을 달래줄 또 다른 즐거운 처방이 아닐까.

온라인 공예 프로그램 신청을 받고 있다.

온라인 공예 프로그램도 신청 가능하다. 사진은 천연염색 패브릭으로 만드는 매트. ©서울여성공예센터 홈페이지

한편 11월 4일 일주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020여성공예창업대전’이 막을 내렸다. 올해 8회를 맞이한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은 예비·초기 여성공예창업가를 발굴해 적극적인 창업 기회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더아리움과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그립 플랫폼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되었다.

11월, 벌써 가을도 끝나간다. 이런저런 우울함을 생활창작 프로그램을 통해 달래 보면 어떨까. 이미 마감된 프로그램도 있으니 서둘러 신청해보자.

■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174길 27
○ 교통 : 6호선, 7호선 태릉입구역 4번 출구 도보 3분
○ 홈페이지 : https://seoulcraftcenter.kr
- 생활창작 프로그램 신청 바로가기
- 온라인 생활창작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바로가기
- 여성공예가들을 위한 무료 기초사진촬영 교육 바로가기
○ 문의 : 02-948-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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