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원으로 바뀐 '선유도공원 온실'…바나나도 자란다?!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20.10.30. 15:10

수정일 2020.10.30. 16:14

조회 3,702

선유도공원 내 노후된 온실이 작은 식물원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27일, 선유도공원 내 온실을 도심 속 작은 식물원으로 탈바꿈하며 개장했다. 식물원에는 관엽식물, 수생식물, 고사리원, 열대식물 등 총 73종, 2,015주의 식물들을 새롭게 심었다. 연못도 설치하고 기존 산책로도 정비했다.

서울 시민들이 많이 찾는 선유도공원

시민들이 많이 찾는 선유도공원 ⓒ김진흥

선유도공원은 한강에 있는 작은 섬으로 양화대교에 걸쳐 있다. 과거 정수장으로 이용되던 건물을 개조해 2002년 시민에게 개방한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 재생 생태공원이다. 시간의 정원, 수생식물원 등 다양한 정원들이 조성돼, 많은 시민들이 찾는 서울시 공원들 중 하나다.

작은 식물원으로 리모델링한 선유도공원 온실

작은 식물원으로 리모델링한 선유도공원 온실 ⓒ김진흥

이전 선유도공원 내 온실은 공원에 있는 200여 종 이상의 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곳이었다. 30여 종의 선인장 및 다육시설이 조성됐지만 점점 노후되면서 시민들의 발걸음이 뜸했다. 흉물로 전락할 듯하자 서울시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한 공사는 올 10월에 마무리하고 선유도공원의 새로운 명소로 시민에게 공개했다.

개방 첫 날부터 많은 시민들이 온실을 방문했다. 시민들은 2미터 거리두기로 줄을 서면서 안내원의 코로나 19 방역 지침에 따랐다. 선유도공원에 산책하러 온 시민은 “온실 방문은 처음이다. 이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왔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2개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온실

2개 공간으로 나눠져 있는 온실 ⓒ김진흥

온실 내 신기한 하귤이 열렸다.

온실 내 신기한 하귤이 열렸다. ⓒ김진흥

온실은 2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졌다. 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오른쪽은 연못을 중심으로 열대 식물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부겐베리아(브라질원종), 거미백합(카리브해), 워터자스민(인도) 등 열대 대표 화목들이 자리했다.

일본 원산지인 하귤도 볼 수 있었다. 제주 하귤과는 다른 색을 띠었고 크기도 컸다. 하귤은 3월에 익기 시작해 5~6월 정도에 수확한다. 그런데 겨울을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서 선유도공원 온실에서 하귤이 자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연못이 있는 온실

연못이 있는 온실 ⓒ김진흥

잎의 가장자리가 톱니바퀴 모양인 점이 특징인 열대수련

잎의 가장자리가 톱니바퀴 모양인 점이 특징인 열대수련 ⓒ김진흥

연못은 열대 식물들의 몫이었다. 말레이시아와 아프리카 원산지인 열대수련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온대수련과 다르다. 열대수련은 온대수련과 달리 추운 걸 싫어해 물이 얼지 않은 따뜻한 곳으로 옮겨야 겨울을 날 수 있다. 별 모양의 꽃에 향기가 짙은 열대수련은 수면 위로 꽃이 개화하기도 한다. 반면 온대수련 꽃 모양은 컵 모양이고 향기가 옅다.

땅에서 삼척 높이 위에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삼척바나나'

땅에서 삼척 높이 위에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삼척바나나' ⓒ김진흥

산책로를 따라 반대편 온실로 향하면 시민들의 시선을 빼앗는 것이 있다. 식물원 속 생뚱맞게(?) 바나나가 매달려 있다. 통상 우리가 아는 노란 바나나는 아니지만 거대한 열대 식물들 사이에서 바나나가 매달린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삼척바나나’로 불리는 이것은 중국 남부, 네팔 지역이 원산지다. 높이가 2m 정도 자라고 꽃은 무한화서로 식용이다. 흔히 이름 때문에 우리나라 삼척시의 바나나로 오해하는 시민들이 있었다. 그러나 삼척은 도시 이름이 아닌 열매가 달리는 위치가 땅에서 삼척(약 90cm, 1척이 30cm) 높이에서 열매가 열린다고 해서 지어졌다.

노랑새우풀

노랑새우풀 ⓒ김진흥

입구 기준 왼편에 있는 온실. 산책로 옆 큰 잎이 있는 식물이 '부리시아베투미나사'다

입구 기준 왼편에 있는 온실. 산책로 옆 큰 잎이 있는 식물이 '부리시아베투미나사'다.  ⓒ김진흥

바나나 맞은편에는 노란 꽃들이 피어 있었다. 페루가 원산지인 ‘노랑새우풀’은 금새우꽃이라 불리는 것으로 주로 여름에 개화한다. 추운 곳에는 거의 자라지 않은 열대 식물이다. 그런데 8년 전인 2012년 1월, 한겨울이었음에도 충남 청양고추 문화마을에 노랑새우풀이 만개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나라 검색 포털사이트에 아예 검색되지 않은 식물도 있었다. 부리시아베투미나사(vriesea bituminosa)는 브라질 남동부와 베네수엘라가 원산지다. 큰 잎 사이사이에 물을 머금고 있어서 독특한 광경을 자아낸다. 이외에도 평소 보기 힘든 식물들이 온실 곳곳에 비치해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온실 내부 온도는 22~23도로 유지하고 있어서 열대 식물들이 자라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는 중이었다.

무엇보다 온실이 크지 않아서 방문하는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선유도공원을 방문한 한 시민은 “아담한 곳에서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어 좋다. 너무 크지 않고 작은 크기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바깥이 추워서인지 온실 내부는 포근한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입장하기 위해 출입명부를 작성하는 시민들

입장하기 위해 출입명부를 작성하는 시민들 ⓒ김진흥

선유도공원 온실 관람은 운영 시간 내 언제든 무료로 입장 가능하다.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출입명부 작성 및 발열 체크 후 둘러 볼 수 있다. 위치는 수질정화원 옆에 있다. 양화대교 근처 버스 정류장과 가깝다.

한 가지 당부할 점이 있다면 온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눈으로 식물들을 구경해야 한다는 점을 참고하길 바란다.

온실 관람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해야한다.

온실 관람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해야한다. ⓒ김진흥

서울시는 앞으로 이곳에서 식물가꾸기, 체험학습, 식물상담 등 다양한 정원 활동 프로그램들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다양한 정원활동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만큼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원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선유도공원 안내
○ 위치 :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양화동)
○ 운영시간 : 매일 06:00-24:00
○ 문의: 02-2631-9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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