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 잡고 고구마 캐고…도시가족 주말농부 체험기

시민기자 박찬홍

발행일 2020.10.22. 14:52

수정일 2020.10.22. 16:18

조회 2,769

여물리 체험마을의 입구 왼쪽으로는 식당과 사무동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고구마 밭, 놀이터 등이 위치해 있다

양평 여물리 마을의 입구 ⓒ박찬홍

지난 주말,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양평 여물리 마을을 찾아 주말농부 체험을 다녀왔다. 바로 서울시가 NH농협여행과 함께 농촌마을의 특산품 수확 및 농촌생활을 체험할 수 있게 운영하고 있는 '도시가족 주말농부'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하는 '도시가족 주말농부' 체험은 서울 거주 만 4세 이상의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누구나 NH농협여행 홈페이지(https://www.nhtour.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1일 체험에 1인당 1만 원~ 2만3,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체험비용 중 일부는 서울시와 농협 등이 지원)으로 식사, 체험까지 해결할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수확해 보고 직접 요리도 만들어 보고, 동네 어르신들이 준비해주신 따뜻한 시골밥상을 접할 수 있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참여자 모두에게 힐링과 행복의 시간이었다. 

양평 여물리 마을을 찾아 서울시의 도시가족 주말농부 체험에 참여한 시민들 ⓒ박찬홍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프로그램 진행 횟수가 줄어들고, 일부 취소되기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되면서 지난 10월 17일(토)부터 다시 재개되었다. 한 달 만에 재개한 '양평 여물리 마을 체험'에 직접 가족들과 참여해 보았다. 예년 같으면 서울 시청역에서 집결하여 전세버스로 함께 이동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자차로 진행 장소까지 직접 이동해야 했다.

도착 즉시 신분 확인과 함께 발열 체크와 손소독을 실시하였다

도착 즉시 발열 체크와 손소독을 실시하였다 ⓒ박찬홍

오전 10시쯤 양평 여물리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발열 체크 및 손 소독과 함께 마스크와 같은 위생용품을 개인별로 지급받았다. 본격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인원수 제한에 따라 A, B조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B조에 속한 우리 가족은 가래떡을 이용한 피자 만들기 체험을 시작으로 숭어 잡기 체험, 점심, 고구마 캐기(1인당 3kg 수확), 염색 체험 등에 참여했다.

B조의 첫 번째 체험인 가래떡 피자 만들기 체험

가래떡 피자 만들기(좌), 고구마 캐기(우) 체험에 참여한 아이들 ⓒ박찬홍

마을 사무장님의 강의로 가래떡을 이용한 피자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피자 만들기에 들어가는 대부분 재료를 미리 손질해 주셔서 참가자들은 간편하게 피자를 만들어 볼 수 있었다. 가래떡을 약한 불에 굽다가 소스를 골고루 바른 후 채소와 치즈를 넣으면 아주 맛있는 가래떡 피자가 되었다. 마을 사무장님과 함께  가이드가 팀별로 다니면서 불 조절 등 세심한 안내와 도움을 주어서 더욱 좋았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배가 고팠던 까닭에 더욱 맛있게 피자를 먹었다. 특히 아이들은 흔한 가래떡과 우리 농산물로 이렇게 맛있고, 신기한 피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집에 가면 꼭 한번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서양 음식이지만 오늘처럼 우리 전통의 식자재를 이용해 우리 문화에 맞는 음식으로 만들어 낸다면  우리 몸에 좋고, 우리 농촌에 웃음을 주는 특별한 음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마을 앞 하천에서 실시한 물고기 잡기 체험(숭어잡기)에 참여 중인 서울시민들

마을 앞 하천에서 실시한 물고기 잡기 체험 중인 시민들 ⓒ박찬홍

커다란 숭어를 잡은 어린이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커다란 숭어를 잡은 어린이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찬홍

이어서 우리 조는 물고기 잡기에 도전했다. 깨끗한 물에만 사는 냉수 어종인 숭어를 직접 마을 앞 하천에서 잡아 보는 체험이었다. 마을이 강원도에 인접하고 있기에 물이 무척 깨끗했다. 수십 마리의 숭어가 힘차게 물속을 헤엄치며 다니는 모습에 참가자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물고기 잡기를 시작하였다. 힘이 무척 셌지만, 마을 사무장님의 안내처럼 아가미를 잡으니 어린이들도 조금 더 수월하게 숭어를 잡아 올릴 수 있었다. 꿈틀거리며 깨끗한 하천을 누비는 숭어의 모습과 해맑은 표정으로 고기를 잡기 위해 열심히 쫓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오늘 잡은 숭어는 프로그램 끝에 튀겨서 한 가족당 한 마리씩 바로 먹을 수 있게 준비를 해주셨다. 신나게 물고기를 잡고 나서는 맛있는 시골밥상으로 점심을 먹었다. 오늘 방문한 양평 여물리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 오이 등으로 만든 반찬으로 밥을 먹으니 더욱 맛있고,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는 정을 느끼게 되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어린이들은 고구마밭 한쪽에 있는 작은 놀이터에서 전통 그네와 널뛰기 등의 놀이를 하였고, 어른들은 조용한 시골길을 산책했다.

전통 그네 하나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

전통 그네 하나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들 ⓒ박찬홍

오후 시간의 첫 체험은 고구마 수확하기였다. 올해는 가뭄이 들어 고구마들이 땅 깊숙이 있었다. 마을 분들에게 고구마 파는 요령을 배운 뒤 호미로 열심히 고구마를 캤다. 부드러운 흙도 만져 보고, 커다란 고구마도 수확해 보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특히 아이들은 시장에서 파는 고구마만 보다가 이렇게 땅속에 숨어 있는 고구마를 직접 호미로 캐보니 신기하고 재미나단다. 이렇게 수확한 고구마는 개인당 3kg씩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있었다.

고구마 수확 체험 중인 서울시민들의 모습

고구마 수확 체험 중인 서울시민들의 모습 ⓒ박찬홍

오늘의 마지막 체험은 염색 체험이었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는 단풍잎, 코스모스 잎 등을 활용했다. 염색용 천과 동전을 이용해 판박이처럼 정성스럽게 긁어 주면 단풍잎과 코스모스의 잎 등이 그대로 염색용 천에 옮겨지는 체험이었다. 특별한 도구와 과정 없이도 쉽게 다양한 염색체험을 할 수 있었다. 염색 체험 이후에는 오늘 물고기 잡기 체험에서 직접 잡은 숭어를 팀마다  한 마리씩 튀김으로 시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험 종료 이후에는 각자 자유 활동을 가졌다. 마을 곳곳을 구경하거나 오늘 체험한 장소를 다시 한번 찾아보며 농촌체험의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가량이 걸리는 거리인데 많은 분이 집으로 곧장 귀가하지 않고, 오늘 찾은 마을을 조금 더 여유 있게 산책하면서 마지막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세버스로 단체로 움직일 때는 이런 시간이 부족했는데 이렇게 각자 이동하는 상황이 되니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되는 이점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 흔한 나뭇잎, 꽃잎을 이용해 나만의 염색에 도전해 보았다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뭇잎, 꽃잎을 이용해 나만의 염색에 도전해 보았다 ⓒ박찬홍

이렇게 서울시 도시가족 주말농부 체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는 오늘 수확한 각자의 고구마를 보물처럼 안고 잠이 들었다. 자신이 잡은 숭어의 크기를 자랑하며 오늘 체험의 여운을 끝까지 안고 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에 특별하고 아름다운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도시가족 주말농부 체험을 추천해 주고 싶다. 11월 1주차는 강원도 춘천 원평팜스테이 마을을 찾아 배추 수확 및 알밤 줍기, 떡메치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고 한다. 11월까지 매주말 도시가족 주말농부 프로그램은 NH농협여행 사이트(https://www.nhtour.co.kr/)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신청방법
NH농협여행 사이트(https://www.nhtour.co.kr/)에서 도시가족 주말농부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NH농협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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