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담벼락 쓰레기가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는?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0.10.13. 13:14

수정일 2020.10.13. 17:44

조회 4,469

주택가나 상가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눈살을 찌푸릴 때가 많다. 담벼락 한쪽에 아무렇게나 버려둔 쓰레기 더미로 인해서다. 최근에 구청에서 담벼락 곳곳에 “이곳은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아닙니다”라는 경고 안내문을 붙여두었다. 경고 안내문이 버젓이 붙어 있건만 그 아래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다.

골목길 담벼락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골목길 담벼락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윤혜숙

‘쓰레기 집중단속지역’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도 일단 누군가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쓰레기가 쌓여간다. 나에겐 티끌에 불과할지라도 모이면 태산이 된다.

골목길 담벼락에 쓰레기 집중단속지역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골목길 담벼락에 쓰레기 집중단속지역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윤혜숙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길바닥을 환하게 비추는 로고젝트도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길바닥을 환하게 비추는 로고젝트도 있다. ⓒ윤혜숙

“당신의 양심을 비추고 있습니다”라며 길바닥에 환하게 비치는 로고젝트의 문구가 있어도 두 눈을 딱 감고 버리면 그만인 듯하다. 쓰레기와 함께 일말의 양심도 내버리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분리 수거대가 설치되어 있다.

아파트 단지 내 분리 수거대가 설치되어 있다. ⓒ윤혜숙

아파트단지는 그나마 낫다. 단지 내 곳곳에 분리 수거대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평소엔 분리 수거대가 비어 있다. 매주 요일을 정해서 분리수거를 하는 날이면 아파트 주민들이 집안에 모아둔 재활용 쓰레기를 갖고 나온다. 그런데 아파트를 벗어난 주택가나 상가는 아무렇게나 방치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해 두고 경고 안내문을 붙여두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당부하기 이전에 쓰레기통이나 분리 수거대를 설치해 두면 어떨까?

매주 목요일 주택가에선 폐비닐 분리 배출을 시행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주택가에선 폐비닐 분리 배출을 시행하고 있다. ⓒ윤혜숙

서울시는 ‘플라스틱 프리(free) 도시’에 도전하면서 이미 사용된 일회용품에 대해서는 최대한 재활용이 될 수 있도록 수거 선별 시스템 및 시설을 확충한다고 발표했었다. 현재 모든 재활용품을 혼합 배출하고 있는 단독주택 지역도 폐비닐만 별도 분리 배출하는 ‘폐비닐 분리배출 요일제’를 도입했다. 2019년 시범 사업으로 기준을 마련하고 2020년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 중이다.

또한 동네 곳곳에 설치된 분리 수거대 ‘주택가 재활용정거장’도 2022년까지 6,000개로 늘린다. 아파트단지 내 설치된 분리 수거대를 주택가 곳곳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주택가 골목에 재활용 분리 배출함이 설치되어 있다.

주택가 골목에 재활용 분리 배출함이 설치되어 있다. ⓒ윤혜숙

필자가 거주하는 성동구는 서울시의 ‘주택가 재활용정거장’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주택가 골목에 ‘재활용 분리 배출함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재활용 분리 배출함을 설치함으로써 주택가 재활용 쓰레기 배출이 쉬워져 생활 쓰레기 감량을 실천할 수 있다.

구는 지난 8월부터 연립주택 및 빌라, 다가구, 다세대 주택을 비롯한 원룸 단독주택, 2가구 이상이 공동사용하고 있는 소규모 상가 등을 대상으로 재활용 분리 배출함 설치 신청을 받고 있다. 재활용품 분리 배출함 관리자를 지정하고 설치장소가 마련되면 신청할 수 있다.

분리 배출함은 품목별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4구로 구성되어 있다. 종이류, 비닐류, 플라스틱류, 캔류·병류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생분해성 비닐봉투 및 폐현수막 마대 100매도 지원한다. 지난 9월 말부터 설치를 시작해서 10월 초까지 설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분리 배출함 제작에는 한 달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신청은 각 동주민센터 및 성동구청 청소행정과(재활용팀, 02-2286-5544~5)로 하면 된다.

재활용 분리 배출함이 설치된 주택가 골목길에선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다.

재활용 분리 배출함이 설치된 주택가 골목길에선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다. ⓒ윤혜숙

재활용 분리 배출함 설치 소식을 접하고 거주지 인근에 있는 주택가 골목길을 걸어봤다. 거짓말처럼 예전에 골목길 담벼락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쓰레기가 사라졌다. 그 이유는 몇 걸음 걷지 않고 바로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골목길 안쪽에 재활용 분리 배출함이 설치되어 있어 더 이상 담벼락에 쓰레기를 투기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마법을 부린 것처럼 골목길이 깨끗하고 쾌적한 모습으로 변했다. 재활용 배출함 설치 하나로 상황이 달라졌다. 혹시 그래도 쓰레기가 있지 않을까 이 골목 저 골목을 구석구석 다녀봤지만, 재활용 분리 배출함이 설치된 골목길에는 버려진 쓰레기가 보이지 않았다.

골목길 한쪽에 재활용 분리 배출함이 설치되어 있어서 쾌적하다.

골목길 한쪽에 재활용 분리 배출함이 설치되어 있어서 쾌적하다. ⓒ윤혜숙

친환경을 위해선 가급적 생활 속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게 최선이다. 불가피하게 일회용품을 사용했다면 그것이 최대한 재활용될 수 있도록 분리수거를 하는 게 차선이다. 쓰레기 발생은 최대한 줄이고, 재활용 분리수거는 더욱 꼼꼼하게 실천하는 것만이 앞으로 우려되는 쓰레기 대란을 막아낼 수 있음을 기억하자.

▶ 분리배출함 신청 문의 : 각 동주민센터 및 성동구청 청소행정과 02-2286-5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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