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 새로운 활력을! '서울st 골목길 청년 랜선 토크'

시민기자 정혜임

발행일 2020.09.17. 11:31

수정일 2020.09.17. 16:14

조회 1,587

어릴 적 술래잡기를 하며 친구들과 뛰놀던 골목길은 온 동네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지역의 핫플레이스였다. 골목을 주름잡던 골목대장은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소위 '인싸'라고 불리는 인물이었다. 정겹던 골목길은 산업·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사람들에게서 멀어졌다. 그렇게 추억 속의 한 페이지로만 남은 줄 알았던 골목길에서 새로운 꿈을 키우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행사가 있다고 해서 랜선으로 참가해 봤다.

서울st 골목길 청년 랜선 토크’ 실시간 중계화면

‘서울st 골목길 청년 랜선 토크’ 실시간 중계화면 ⓒ서울시

지난 15일 서울시가 ‘청년 주도 골목길 재생방안 모색’ 랜선 토크를 진행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행사는 총 3부로 진행됐다. 1부에서는 랩-배틀 축하공연, 서울st 스토리 영상 상영, 내·외빈 인사 등이 이루어졌으며, 2부에서는 청년 사업가 4명과의 토크쇼가, 3부에서는 서울시 골목길 정책발표 및 골목길 재생 아이디어 공모전에 대한 사전설명회가 진행됐다. 오프라인을 통해서는 소수의 인원만 참석했는데 이들은 골목길 재생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한 팀의 구성원들이었다.

1부 사회는 서울시 골목 홍보대사인 개그맨 김영철이 맡았으며, 2부는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연세대 모종린 교수가 함께 사회를 봤다. 랜선 토크는 통신환경으로 인해 잠깐씩 지연이 생겼는데 그때마다 개그맨 김영철의 재치 있는 진행이 돋보였다.

행사장 주변에는 서울의 골목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은 가게들의 팝업스토어가 설치됐다. 본 행사가 시작하기 전인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팝업 스토어 탐방과 작은 가게 대표들의 인터뷰가 생중계됐다. 개성 넘치는 콘텐츠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팝업스토어를 보니 현장에서 직접 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사전 행사인 팝업 스토어 인터뷰를 보며 댓글로 참여했다.
사전 행사인 팝업 스토어 인터뷰를 보며 댓글로 참여했다. ⓒ서울시

■ 서울 St 청년 팝업스토어 참여 현황
- 부부1206 : 부부가 운영하는 빈티지 셀렉샵  / 용산구 이촌동
- 지금의 세상 : 5가지 테마의 25권의 책만 있는 큐레이션 서점  / 동작구 사당동
- 백지장 : 청년들에게 활동 공간 제공 / 영등포구 문래동
- 쉐어니도 : 청년 공유주거 플랫폼 셰어하우스 / 마포구 동교동
- 수리수리협동조합 : LP청음실 운영 및 세운상가 장인들의 수리서비스 제공 / 종로구 장사동
- 정음철물 : 동네 집수리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 / 서대문구 연희동

‘서울st 골목길 청년 랜선 토크’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골목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청년 활동가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골목길 재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행사의 메인은 2부의 '랜선 토크'였다. 2부 첫 발표를 맡은 연세대 모종린 교수는 “코로나 시대 이후로는 로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활권 경제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집, 직장, 상업시설을 오갈 수 있을 만큼 동네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도시 구축이 우리의 과제”라며 2부의 문을 열었다.

랜선 토크는 '괜찮아, 서울살이'와 '청년, 골목길에서 희망을 말하다'로 나누어 진행됐다. '괜찮아, 서울살이'에서는 만인의 꿈의 김동찬 대표와 로컬스티치의 김수민 대표가  골목길 재생과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다뤘으며, '청년, 골목길에서 희망을 말하다'에서는 (주)공장공장의 홍동우 대표와 어반플레이의 홍주석 대표가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골목길 재생에 관해 이야기했다.

랜선 토크에서 발표 중인 만인의 꿈 김동찬 대표

랜선 토크에서 발표 중인 '만인의 꿈' 김동찬 대표 ⓒ서울시

청년들에게 셰어하우스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며 주거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는 만인의 꿈 김동찬 대표는 ‘청년들의 서울살이, 셰어하우스와 골목길 재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이 청년 주거난 해소를 위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와 공유오피스를 결합한 코워킹&코리빙(Co-working & Co-living) 형태의 공간을 국내 최초로 시도한 로컬스티치 김수민 대표는 ‘유휴 공간을 활용한 공유 플랫폼을 통한 골목길 재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전문성을 키우기 어렵다”라며 “공유공간에서 동료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전문성을 높이고, 창업을 하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랜선 토크에서 발표 중인 공장공장 홍동우 대표

랜선 토크에서 발표 중인 (주)공장공장의 홍동우 대표 ⓒ서울시

'청년, 골목길에서 희망을 말하다'에서는 공장공장 홍동우 대표가 ‘청년과 지역 커뮤니티의 상생’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홍 대표는 목포 원도심에서 지역 청년들과 함께 ‘괜찮아 마을’을 운영하며 다수의 외신에 소개될 만큼 성공적인 자생적 공동체를 형성했다.

이어 마지막 강연은 어반플레이의 홍주석 대표가 맡았다. 그는 공간 플랫폼 개발,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그리고 지역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연남방앗간·연남장·연희대공원 등이 있다.

홍 대표는 ‘지역 콘텐츠와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가 만들어가는 골목길 재생’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개인이 가진 창조성과 지역 정체성을 융합해 자신만의 로컬 크리에이터로서의 성장을 이루었을 때 골목상권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며 “골목에서 오프라인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랜선토크에서 강연 중인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

랜선토크에서 강연 중인 어반플레이의 홍주석 대표 ⓒ서울시

청년들 사이에서 연남동 일대가 ‘연트럴파크’라 불리며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는데, 그 배경에는 로컬문화가 있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인파가 줄기는 했으나 그전까지는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청년들이 빼곡하게 모이는 장소였다. 필자도 친구들과 자주 놀러 가고는 했는데 ‘연희 걷다’, ‘연남 위크’와 같은 독특한 로컬 문화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한 인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한 주제의 강연 끝난 후에는 해당 주제로 토크가 진행됐는데 모종린 교수와 청년 사업가 4인 그리고 백운석 서울시 재생정책과장 등이 참여했다. 토크 말미에는 온·오프라인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다.

질의응답은 공모전 참여자나 사전에 질문을 제출한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됐다. 이에 한 온라인 관객은 “골목길 재생 공모전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반면 랜선 토크 내용과 관련해서는 “이분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좋다”, “뒤로 갈수록 내용이 더 좋아진다” 등 호평이 가득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패널들 간의 토크를 통해 골목길 재생에 관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나,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관객들과의 양방향 소통 부분에서는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백운석 서울시 재생정책과장이 서울시 골목길 재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안내하고 있다.

백운석 서울시 재생정책과장이 서울시 골목길 재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안내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 골목길 재생 아이디어 공모전은 오는 11월 5일,~ 6일 이틀간 접수를 진행하며 수상자는 12월 중에 발표된다. 골목길 재생 공모 분야는 지역환경개선형과 지역문제해결형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공모전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https://news.seoul.go.kr/citybuild/archives/507660)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번 ‘서울st 골목길 청년 랜선 토크’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청년 사업가 4인의 강연을 통해 기존에 접해보지 못한 신기하고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만날 수 있어서 놀랍기도 했지만, 더욱 놀라웠던 점은 청년 사업가 4인 모두 골목길에서의 사업은 감성 가득한 장밋빛 꿈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한 것이다. 랜선 토크에서 사업가 4인이 공통으로 강조한 점은 골목길 재생이 한순간의 로망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업이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골목길에 새 숨을 불어 넣어 생기가 넘치는 장소로 탈바꿈시킨 청년 사업가들의 도전적인 실험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공을 이루기를 바란다.

■ '골목길 재생 부문' 아이디어 공모전
○ 공모전 공고 확인하기 : https://news.seoul.go.kr/citybuild/archives/507660
○ 문의 : 재생정책과 02-2133-8627 (골목길 재생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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