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하는 '맑은 아파트' 만들어요!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20.09.02. 15:00

수정일 2020.09.02. 16:40

조회 2,810

서울 시민들 중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 아파트다. 그런데 아파트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업이나 관리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등 관련 문서들을 열람하는 시민들은 매우 적다. 그렇다 보니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비리 사건 사고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아파트 단지 내 이웃 간 소통이 적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층간소음, 간접흡연, 고독사 등 여러 문제들에 대해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의해서 해결책을 만들어나가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서울시는 관리비 거품을 빼고 주거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을 지속 진행해오고 있다 ⓒ서울시 공동주택통합정보마당 홈페이지

서울시는 오래 전부터 아파트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2013년, 서울시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이라는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가 아파트 관리 비리 근절과 입주민 간 분쟁 예방 등 서울 시민의 주요 터전인 아파트를 살기 좋은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서울시의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됐다. 1단계로 서울시는 2013년에 주민참여 공동체 회복운동을 전개했다. 이는 아파트 관리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아파트 관리실태 시·자치구 합동조사와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공동주택통합정보마당(openapt.seoul.go.kr)’,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공모’, ‘아파트 관리비리 실태조사’, ‘공동주택 층간소음 관리’ 5가지 사업이 진행됐다.

이 중, 아파트 관리비리 실태조사가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것은 자치구에서 점검하거나 자치구의 의뢰를 받아 감사 대상 아파트를 선정해 서울시가 관리비리를 점검하는 사업이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2014년 175개 단지로 출발해 2015년 203개 단지, 2016년 176개 단지, 2017년 188개 단지 등 여러 아파트 단지들에 감사를 진행했다.

입주자대표, 관리사무소장,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도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강의를 들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여기서 변호사와 층간소음 전문가 등의 강의와 현장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몇몇 단지에서는 온라인 강의로도 진행됐다.

연말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 한마당이 열린다.

연말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 한마당이 열린다. ⓒ서울시

1단계는 비리 적발 위주로 진행했다면 서울시의 맑은 아파트 만들기 2단계는 주민 참여 확대에 집중했다. 1단계 사업과 함께 2단계 사업은 ‘아파트 온라인 투표 강화’, ‘아파트 관리품질 등급제 추진’ 등 새로운 사업들을 전개했다.

특히, 아파트 관리품질 등급제는 아파트 단지별 관리 실태를 서울시가 평가하는 제도다. 건축기술, 공동체생활, 회계, 운영관리 등 5개 분야 총 149개 항목에 100점 만점 기준으로 우수(80점 이상), 보통(60점 이상), 미달(60점 미만) 등급으로 평가해 아파트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했다. ‘우수’ 평가를 받은 아파트는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을 통해 공개했고 연말에 시상했다.

2018년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공모에서 대상을 받은 서대문구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는 여러 봉사활동들을 통해 단지 내 주민 간 소통을 전개했다. 주민들은 전통고추장과 새우젓 담그기, 천연비누 만들기 같은 주민참여 체험 프로그램, 요가 등 건강프로그램, 안산지킴이 활동 등 봉사활동들을 활발히 했다.

서울시 맑은 아파트

이웃 간 참여와 소통을 도모하며 진행해온 다양한 아파트 주민들의 공동체 활성화사업 사례 ⓒ서울시 공동주택통합정보마당 홈페이지

서대문구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 주민들은 에너지 절약에도 힘썼다. 김선구 대표를 중심으로 절전 모임 ‘에너지 지킴이’를 결성해 본격적인 절전 운동을 벌였다. 지하주차장 형광등을 1/4로 줄였고 2015년에는 455개만 남겨 LED등으로 교체했다. 순찰을 돌며 불필요하게 켜진 공동시설 조명을 껐다. 승강기, 독서실, 관리실 등의 형광등도 LED로 교체해 공동전기료를 2013년 대비 세대 당 약 1만원을 줄였다. 적극적인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진행된 운동으로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됐고 서울시 에너지 절약경진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대상 수상한 서초구 서초호반써밋 단지

지난해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대상 수상한 서초구 서초호반써밋 단지 ⓒ서울시

지난해 우수사례 대상으로 꼽힌 서초구 서초호반써밋 단지는 주민들 간의 소통으로 화합을 이루는 활동으로 아파트 공동체 문화의 모범이 됐다. ‘꽃누리 동호회’ 활동을 시작으로 주민 한마음 축제, 이웃과 함께 꾸미는 단지 조경 개선사업, 포트락 파티 등 이웃과 상생하는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이웃 간 벽을 허무는 노력을 펼쳤다.

서초구도 ‘아파트 문화 1번지’ 사업을 벌이면서 아파트 내 공동체 문화 활성화에 힘을 쏟았다. 단지 내 주민들과 자치구가 함께 도와야 공동체 문화가 더 시민들 삶 속에 정착할 수 있다는 점을 직접 보여주었다.

지난 8월 25일에 도입된 S-APT 플랫폼

지난 8월 25일에 도입된 아파트 관리 온라인 S-APT 플랫폼 ⓒ서울시  S-APT 플랫폼

한편, 서울시는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의 3단계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8월 25일, 서울시가 전자결재 기반 S-APT 플랫폼(https://s-apt.seoul.go.kr)을 개발 및 구축 완료했다.

S-APT 플랫폼은 아파트 내 주민 의사결정을 비대면, 온라인 전자결재로 하고 그 내용을 온라인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며, 재난사고가 발생할 때는 즉시 정보제공까지 가능한 온라인 종합 플랫폼이다.

S-APT는 4가지 핵심기능을 구성한다. 입주민,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가 사용하는 '아파트 전용 전자결재 시스템', '전자문서 공개시스템', 지자체-아파트 단지 간 문서 발신을 위한 '문서유통 시스템', 긴급재난상황의 신속한 전파와 안내방송을 위한 '상황전파 시스템'이다. 즉, 서울시가 S-APT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문서 생산부터 결재, 보관, 공개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S-APT를 통해 아파트 내 일일작업일지를 확인할 수 있다.

S-APT를 통해 아파트 내 일일작업일지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S-APT 플랫폼

민원일지도 열람할 수 있다

민원일지도 열람할 수 있다. ⓒ서울시  S-APT 플랫폼

그동안 관리사무소에서 수기로 작성했던 종이문서를 모두 전자화하고 아파트마다 달랐던 문서 양식도 하나로 통일한다. 이전에는 구청에서 아파트에 공문 등을 보낼 때 팩스, 등기로 보냈지만 이제는 전자문서를 이용해 보낼 수 있다. 그만큼 업무처리속도가 빨라져 효율적이다.

또한 S-APT에 있는 문서들은 입주민이 PC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쉽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주요 이점이다. 입주자대표 회의록 같은 문서 등 아파트와 관련된 문서들을 간편하게 확인 가능하다.

문서는 S-APT 홈페이지 메뉴 중 원문공개 또는 공개현황에서 볼 수 있다. 아파트 단지별이나 업무별로 나눠 열람할 수 있다. 도입된 지 5일이 지난 8월 30일 현재, 공개된 문서들은 총 53건의 결재 문서가 등록돼 있었다. 보통 일일작업일지, 전기 점검, 승강기 안전 점검 등과 같은 안전 일지들이 등록된 상황이다.

8월 30일 기준으로 3개 아파트 단지, 53건 문서들이 등록되어 있다.

8월 30일 기준으로 3개 아파트 단지, 53건 문서들이 등록되어 있다. ⓒ서울시  S-APT 플랫폼

S-APT가 도입 초기다 보니 아직 많은 아파트 단지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자치구와 협력해 관리자들이 전자문서 결재에 익숙해지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에 의무 관리 대상 아파트 단지 약 2,500개 전체에 전자결재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남은 4개월 동안 많은 아파트들의 S-APT 시스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설명회, 사용자 교육 등 해당 주민들이 S-APT를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또한, 지하철, 버스 등 다양한 매체들을 활용해 홍보함으로써 S-APT 서비스 조기 안착을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서울 시민은 “S-APT에 대해 처음 들었다”라면서 “아파트 주민들 누구나 거주하는 아파트 문서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비리 없는 아파트 문화가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아파트에서 직책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지 알 방도가 없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잘 갖춰진다면 계속 관심 가지면서 지켜볼 수 있으니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S-APT 도입과 함께 서울시의 맑은 아파트 만들기 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 간 소통이 원활한 공동체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진행해온 이 장기 프로젝트도 이제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아직 서울 내 모든 아파트가 완전한 공동체 문화가 뿌리내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사업을 통해 조금씩 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제 아파트는 우리나라 주거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올바른 문화를 형성해 나아가는 것은 필수다. 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오랜 기간 걸리고 수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아파트 맞춤형 공동체 문화가 잘 이루어진다면 삭막해져 가는 현대사회에서 아파트 내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도 줄어 좀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 될 것이다.

■ S-APT 플랫폼 : https://s-apt.seoul.go.kr/
■ 공동주택통합정보마당 : openapt.seoul.go.kr
■ 서울시 공동주택 상담실(02-2133-7127~9), 층간소음 상담(02-2133-7298), 공동주택 온라인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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