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도 전시가 되나요? 집에서 우리소리 즐기는 법

시민기자 신예은

발행일 2020.08.26. 12:25

수정일 2020.08.26. 16:38

조회 1,768

흔히 전시는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술 작품 전시회, 박물관의 전시 등의 전시를 보면서 즐긴다. 혹시 '소리'도 전시된다는 사실을 아는가? 필자는 몇 달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소리, 역사를 담다'전을 인상 깊게 관람했다. 시대별로 핵심의 소리와 메시지를 들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서는 아예 우리소리를 전문적으로 전시해놓았다고 하여 더 관심이 갔다. 직접 방문해 기기 체험이 가능하나, 코로나19 때문에 박물관이 휴관중이라 아쉬울 따름이다.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서울우리소리박물관 홈페이지(http://gomuseum.seoul.go.kr/sekm/index)를 방문했다. VR 전시와 함께 박물관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끔 마련해놓아 집에서도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홈페이지 메인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홈페이지 메인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민요를 중점으로, 우리소리의 다양함을 보존 및 전승하는 걸 목표로 한다. 국내 첫 민요 전문 박물관이다. 다양하고 질 높은 정보들이 구비돼 있어, 우리소리의 위대함과 존엄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 따르면, 한반도의 139개 시·군 904개 마을 곳곳을 찾아, 2만여 명을 만나 전국의 소리를 담아냈다고 한다. 이는 매우 거대한 규모이다. 박물관 명(名)에 있는 '우리소리'는 보통 사람들이 부르던 향토민요를 뜻한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홈페이지(http://gomuseum.seoul.go.kr/sekm/index)에 들어가자마자, 메인에 박물관을 360도 가상현실로 볼 수 있는 VR 관람 창이 보였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VR 전시 중 박물관 전경을 둘러보았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VR 전시 중 박물관 전경을 둘러보았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VR 전시를 실행하기 위해서 메인에 보이는 '자세히 보기' 버튼을 클릭했다. 새 창이 뜨면 우측 하단에 '관람하기'를 누르면 된다. 관람을 시작하자마자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관람에 앞서 종로구에 있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전경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창덕궁 옆에 위치해 있는 박물관 전경을 둘러본다. 코로나19 이전에 종종 갔던 종로구 일대를 보니 아련해진다. 기존의 일상이 참으로 그립다.

VR 전시 중 안내데스크가 보이고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VR 전시 중 안내데스크가 보이고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1층에 위치한 소리마루 ⓒ서울우리소리박물관

1층에 위치한 소리마루 ⓒ서울우리소리박물관

VR 전시지만, 조작법은 크게 어렵지 않다. 중앙 하단에 있는 방향키와, 확대 버튼 등이 있으니 전시 취향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 좌측 하단에서 원하는 공간으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지상 1층~지하 2층, 총 3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필자는 좌측 하단 표시 기준, '박물관 전경'부터 위에서 아래로 둘러보았다.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니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가 인상 깊다. 1층에 위치한 소리마루도 둘러보았다. 이곳은 국악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었다. 과거 조선시대 음악기관인 장악원의 후신, 이왕직아악부는 구왕궁아악부를 거쳐 현재의 국립국악원이 되었다고 한다. 과거 국악인들이 학원 등을 운영하며 터를 잡고, 그 터에서 우리 민족 중심 소리의 국악이 나왔다.

상설전시관 '우리소리로 살다'에서는 풍속화와 함께 민요가 재생되고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상설전시관 '우리소리로 살다'에서는 풍속화와 함께 민요가 재생되고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상설전시관 중 '문화재가 된 통속민요'에 대해 소개해놓은 코너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상설전시관 중 '문화재가 된 통속민요'에 대해 소개해놓은 코너 ⓒ서울우리소리박물관

다음으로 상설전시관을 둘러보았다. 개인적으로 이곳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상설전시관에 매우 많은 테마가 있어, 며칠에 나눠 보아도 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상설전시관은 크게 '우리소리로 살다'라는 주제를 과 우리소리, 이와 우리소리, 례와 위로의 우리소리, 우리소리의 계승이라는 총 4가지 테마로 나누어 전시 중이다. 선조들로부터 입으로 전해져온 민요가, 상황에 걸맞게 쓰이고, 한국인의 고유 정서에 맞게 발달돼 온 것이 신기했다. 전시 설명에 의하면, 예전부터 우리 민족은 노래와 떼려야 뗄 수 없었다고 한다. 의례를 치를 때, 일할 때, 놀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민요는 의사소통을 풍부하게 더해주는 요소였다.

좌측 상단에 주황색 점(●)을 누르면 각 테마 이름이 나오고, 원하는 테마로 이동할 수 있다. 테마마다 스피커에 헤드셋 아이콘이 있는데, 이를 누르면 소리가 나온다. 현장 전시를 본다면, 단시간에 도보로 멀리 이동하는 게 어려운데, 온라인 VR 전시에서는 내 취향 순서대로 테마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VR 전시에서 영상실 내부 전경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VR 전시에서 영상실 내부 전경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상황별, 지역 특성에 따른 민요들을 듣고 영상실 전시로 넘어왔다. 영상실 내부에 편안해 보이는 의자와 스크린이 배치돼 있다. VR 전시로 영상실을 보니, 분명 몸은 집에 있는데, 마치 뒤에서 잠잠히 전시를 지켜보는 느낌이 들었다. 영상에서는 우리나라 사계절에 걸맞은 소리와 배경을 다루고 있다. 차분하게 영상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좋았다.

우리소리에 대해서 들을 기회가 흔치 않아 궁금했는데, 서울우리소리박물관 VR 전시는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비록 온라인 전시일지라도 VR 전시에 고화질·고음질 서비스와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니 생생하고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음성 파일도 지원하고 있다.

'우리소리 감상실'에서 '종류별로 찾아듣기'에서 줄다리기 민요를 찾아 감상해보았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우리소리 감상실'에서 '종류별로 찾아듣기'에서 줄다리기 민요를 찾아 감상해보았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교과서 속 우리소리 코너에 가면 수록 민요가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교과서 속 우리소리 코너에 가면 수록 민요가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우리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코너를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 상단에 '우리소리 감상실'이라고 적힌 부분을 클릭해보자. 지역별로 찾아듣기, 종류별로 찾아듣기, 키워드로 찾아듣기, 심지어 교과서 속 우리소리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사례로, 필자는 종류별로 찾아듣기에서 유희요, 더 나아가 줄다리기 시 불렀던 민요를 찾아 들어보았다. 장단과 구호에 맞게 힘찬 소리가 필자에게도 힘을 북돋아주었다.

다각화된 현대 사회 속, 예전에 비해 민요자료는 양적으로 시들어 버린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민요의 힘은 여전히 굳건하게 뿌리박혀 있다. 선조들이 계승해 온 민요에 담긴 교훈을 우리도 새겨들어야 한다. 민요의 전통을 보존하고 계승하여 역사성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옥 인테리어가 인상 깊은 이곳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현장을 보고 싶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임시휴관이 되어 아쉬울 뿐이다. 이런 때에 한 줄기 빛 같은 VR 전시가 있어 다행이다. 비록 현장 전시에 버금가진 않더라도, 집에서 VR 전시로 현장을 잠시나마 맛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서울우리소리박물관
○ 위치 : 서울 종로구 율곡로 96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 홈페이지 : http://gomuseum.seoul.go.kr/sekm/index
○ 문의 : 02-742-2600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8월 19일부터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임시 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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