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 전시관 못지 않은 볼거리 '청색 100계단'

시민기자 이영남

발행일 2020.08.13. 15:20

수정일 2020.08.13. 17:36

조회 4,129

박물관 관람이나 문화재 답사를 좋아한다면 오래 걸은 후 쉴 만한 곳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특히 여름에는 폭염을 피할 곳이 절실하다. 개인적으로 하루종일 머물기에도 좋은, 볼거리와 휴식 공간이 잘 갖춰진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꼽고 싶다. 대한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돈의문역사박물관, 서울기록관 역시 좋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역사 내 '청색 100년 계단'은 필자가 가장 최근에 발견한 역사 명소이자 도심 속 쉼터다.

안국역 내 청색 100계단, 계단에 오르면 왼쪽에 100년 강물, 오른쪽에 '3•1운동 청색지도’와 기미독립선언서, 조선독립운동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안국역 내 청색 100계단, 계단에 오르면 왼쪽에 100년 강물, 오른쪽에 '3·1운동 청색지도’와 기미독립선언서, 조선독립운동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영남

청색 벽면에 기미독립선언서를 순우리말로 해석한 자음과 모음이 새겨져 있다.

청색 벽면에 기미독립선언서를 순우리말로 해석한 자음과 모음이 새겨져 있다. ©이영남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100주년을 기념한 의미있는 해였다. 1919년 3·1운동은 만인의 함성으로 독립의지를 온 세상에 알린 일이었고, 이는 1919년 4월 11일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 우리 겨레는 3·1운동 과정을 통해 민족사 100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민주공화정, 독립운동의 가치를 일상의 공간에서 생동감 있게 호흡하고자 이를 안국역 곳곳에 담아냈다.

2019년 3월 1일 3.1 독립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계단이다

2019년 3월 1일 3·1 독립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든 계단이다. ©이영남

기념공간과 일상공간이 구분없이 이어진 100년 계단

기념공간과 일상공간이 구분없이 이어진 100년 계단 ©이영남

 기미독립선언문을 풀이한 한글이 청색 벽면을 채우고 있다.

 기미독립선언문을 풀이한 한글이 청색 벽면을 채우고 있다.  ©이영남

100년 역사 흐름이 강물로 흐르다

청색계단 위쪽 지하2층에는 '100년 강물'이 설치돼 있다. 1905년 을사늑약 현장,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설립, 1929년 광주 학생 항일 운동 19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 1960년 제헌헌법 공포 기념우표, 1964년 6·3 한일협정 반대 운동, 1979년 부산·마산 항쟁,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등의 모습이 담겨 있다.

2•1대한독립선언서(무오독립선언서), 1919년 도쿄2•8독립선언 장소, 경숙국치 등 역사적 장면을 만난다

'100년 강물', 2·1대한독립선언서(무오독립선언서), 1919년 도쿄2·8독립선언 장소, 경숙국치 등 역사적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이영남

청색계단 위쪽 지하2층에 설치된 '100년 강물' 역사의 강물이 흐른다

청색계단 위쪽 지하2층에 설치된 '100년 강물', 역사의 강물이 흐른다. ©이영남

100년 기둥 : 시간 기둥·인간 기둥

빛나는 이 기둥은 100주년을 창조해 항일운동에 몸 바친 수천 명의 얼굴사진을 쌓아 올린 기둥이다. 8면 기둥은 팔도를 나타내고 삼천리 방방곡곡을 표현했다. 100년 기둥은 100초에 한 번씩 새로운 모양으로 작동한다. 기둥을 둘러싼 공간에는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어 독립운동 역사와의 접속 및 충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촬영을 많이 하는 필자로서는 항상 배터리 충전이 아쉬웠었는데 100년 기둥을 감상하며 휴대폰 충전소를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100년 기둥'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100년 기둥'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이영남

가운데에 100년 기둥이 있고 아래 의자가 있는 부분에 28개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다. 오른쪽은 3•1운동 나침판이다

가운데에 100년 기둥이 있고 아래 의자가 있는 부분에 28개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다. 오른쪽은 3·1운동 나침판이다. ©이영남

'100년 하늘문’…임시정부 청사 대문을 열다

안국역사에서 운현궁쪽 계단을 오르다 보면 하늘 위에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대문의 문양을 새긴 '100년 하늘문'(지상하늘)을 만날 수 있다. 이 문을 지나는 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문을 여는 일과 같다. 하늘문은 운현궁 용마루와 같은 높이에서 삼일대로로 뻗고 운현궁 용마루의 움직임으로 북촌을 향하고 있다.

100년 하늘문은 운현궁 용마루와 같은 높이에서 삼일대로로 뻗고 운현궁 용마루의 움직임으로 북촌을 향하고 있다

100년 하늘문은 운현궁 용마루와 같은 높이에서 삼일대로로 뻗고 운현궁 용마루의 움직임으로 북촌을 향하고 있다. ©이영남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대문의 문양을 본 떠 이문을 지나는 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문을 여는 일과 같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대문의 문양을 본 떠 이문을 지나는 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문을 여는 일과 같다. ©이영남

이밖에도 100년 우리 헌법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100년 헌법'(지하2층),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100년 걸상'(지하 4층), 승강장 면에 독립운동가들의 얼굴과 어록을 새긴 '100년 인물문'(지하4층) 등 안국역은 일상 공간에서 독립운동 역사와 만나는 정거장이다. 안국역 3·1운동 100년 역에서 열차에 오르면 경복궁역 방향은 3·1운동 관련 인물들, 종로3가역 방향은 대한민국임시정부 관련 인물 등 독립운동가들과 동승하게 된다.

서울시는 안국역 전체를 '독립운동 테마역사 조성 계획'을 추진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등 '100년의 의미'를 지하2층 전시관과 승강장, 스크린 도어 등에 담아내 역사체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광복절을 맞아 안국역을 비롯해 과거 3·1운동의 중심지였던 북촌과 인사동에 자리한 여운형, 손병희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집터도 함께 둘러보면 더욱 좋겠다.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하기
▶ '코로나19 서울생활정보' 한눈에 보기
▶ 내게 맞는 '코로나19 경제지원정책' 찾아보기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