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예술단 랜선 콘서트…가슴에 큰 울림 주는 이유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0.07.21. 10:27

수정일 2020.07.22. 09:18

조회 1,302

더 이상 비대면, 랜선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각종 콘서트, 패션쇼, 전시회, 면접 등에서 언택트 문화가 우리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랜선콘서트로 아름다운 목소리와 좋은 연주를 감상했다.

랜선콘서트로 아름다운 목소리와 좋은 연주를 감상했다. (출처: 강북문화재단)

수많은 온라인 공연 중에서도 눈길을 끈 랜선 콘서트가 있다.‘ Summer of Love’라는 한 여름 속 멜로디는 무더위를 상큼하게 식혀주었다. 이 콘서트가 좀 더 특별한 이유는 세계 유일한 시각장애인 전문 연주단 ‘한빛예술단’이 들려주는 연주였기 때문이다. 강북문화재단는 올해 첫 무관중 라이브 공연을 기획해, 창단 18년 차인 한빛예술단과 함께 희망과 치유, 사랑의 메시지를 지친 시민들에게 온라인으로 전달했다.

지난 7월 15일 오후 3시부터 강북문화재단 네이버TV, 유튜브, 페이스북에서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이 중계됐다. 공연 장소는 강북문화예술회관으로 빈 객석을 앞에 두고 공연이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참여자의 발열 체크와 관악기 연주자를 제외한 연주자들의 마스크 착용 등도 잊지 않았다.

첫 무대를 근사하게 열어준 이승기 색소폰 연주자

첫 무대를 근사하게 열어준 이승기 색소폰 연주자

가수 이아름과 김지호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수 이아름과 김지호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콘서트는 케니지의 ‘Loving you’로 막이 올랐다. 색소폰 연주자 이승기 씨의 연주와 양한구 씨의 반주가 감미로움을 더했다. 뒤이어 로맨틱한 감성 가득 담긴 ‘미녀와 야수’ 노래가 들려왔다. 선율은 러시아 소치 및 평창패럴림픽과 여러 방송 등에서 이미 고운 목소리로 잘 알려진 가수 이아름 씨와 김지호 씨에 의해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무대에 가득 넘쳐 랜선을 타고 각 가정 곳곳에 울려 퍼졌다. 얼마간 그 노래에 도취돼 있었는지, 노래가 끝난 후 다른 사람 손을 잡고 무대를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가수들이 눈이 안 보인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한빛예술단 김종훈 음악감독이 생각을 전하고 있다

한빛예술단 김종훈 음악감독이 생각을 전하고 있다

소감을 말하는 윤석현 트럼페터

소감을 말하는 윤석현 트럼페터

연주자들이 음악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이야기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한빛예술단 김종훈 음악감독은“음악은 아름다운 것이며 할수록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꺼냈다. 윤석현 트럼페터는“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하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며 “사회에서 저를 필요로 한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피아니스트 김하연 씨는 “시각 장애인 하면 먼저 동정심을 갖고 불쌍과 연민을 느끼지만, 사실 눈만 불편할 뿐이지 팔다리는 멀쩡하고 열의도 가득하다” 며 “아무것도 못 한다는 생각은 내려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혁 트롬보니스티가 말하는 음악

박진혁 트롬보니스티가 말하는 음악

박진혁 트롬보니스트는 “연주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비장애인들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연주나 열정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선용 트럼보니스트도 “저희 음악을 들으며 많은 사람이 희망을 얻고, 도전을 받게 된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진 오케스트라와 보컬의 협주는 용기와 힘 있는 곡들로 채워졌다. 더운 날, 여전히 코로나19로 힘겨운 우리에게 이들의 연주는 더없는 시원한 활기를 선사했다.

연주를 하고 있는 한빛예술단

연주를 하고 있는 한빛예술단

무관중 공연이 촬영된 강북문화예술회관

무관중 공연이 촬영된 강북문화예술회관 (출처: 한빛예술단)

공연 기획자는 “공연을 통해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와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새겨보는 계기가 되면 좋을 거 같았다"며 "시민들께 힘을 주고 싶었는데, 많은 분이 좋았다고 해주셔서 오히려 감사했다”고 밝혔다. 

한편, 멋진 공연을 선사한 한빛예술단은 시각장애인 단원 36명이 소속된 장애인 오케스트라다. 오케스트라 및 팝밴드, 타악앙상블 등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연주를 직업으로 삼아 활동하고 고정된 월급을 받는다. 2018년 서울시 문화예술과로부터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됐으며 한강몽땅 페스티벌, 2018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시민들에게 좋은 공연을 선보여왔다.

7월 15일 진행된 한빛예술단 랜선콘서트를 놓쳐 아쉽다면, 유튜브 다시보기를 통해 달랠 수 있다. 오는 24일에는 서울시 지원사업으로 호응이 뜨거웠던 발코니 콘서트가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아파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악보를 보는 연습은 어렵지만 열정과 실력은 훌륭하다

악보를 보는 연습은 어렵지만 열정과 실력은 훌륭하다. (출처: 강북문화재단)

많은 이에게 좋은 소리를 들려주며 음악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하는 단원들. 악보 하나, 하나 점자로 짚어 외우며 연주하는 노력들은 우리가 감히 상상조차 못할 만큼 힘든 과정이었으리라 짐작해본다. 장애를 딛고 열정을 보여준 이들의 해맑은 모습에 한결 맑아지는 느낌이다.

테너 박영필과 가수 임아름이 공연 중인 콘서트 현장

테너 박영필과 가수 임아름이 공연 중인 콘서트 현장 (출처: 한빛예술단)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코로나19로 지쳐있다면 강북문화재단 네이버TV 다시보기와 오는 24일 있을 아파트 발코니 공연에 참여해 힐링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한빛예술단 랜선 클래식콘서트 'summer of love'
○ 네이버TV로 다시보기 : https://tv.naver.com/v/14797020 
○ 유튜브로 다시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xG5FD_RXaE4
■ 한빛예술단 카카오 채널 : https://pf.kakao.com/_KJqlj
■ 강북문화재단 홈페이지 : http://www.gbc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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