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벽화 따라 걷다보니 계곡!
발행일 2020.07.17. 11:27
벽화를 본 후 계곡물에 퐁당하고 발을 담글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광진구 중곡4동 주민자치위원에서 조성한 '긴고랑길 아트투어' 거리다. 중곡4동 주민센터부터 긴고랑계곡 구간에 벽화를 그려넣어 오래된 시간여행을 떠나도록 만든 거리다. 긴고랑공원부터 긴고랑계곡까지 아트투어에는 어떤 벽화가 있는지 직접 걸어보았다.
언덕에 오르는 계단에도 앙증맞은 그림이 반긴다. ⓒ최병용
긴고랑길 아트투어 거리는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중곡4동 주민자치위원 주관으로 지역정체성과 테마형 디자인을 담은 고향풍경을 벽화로 재현해 예쁜 거리를 조성한 곳이다. 대표작품 35점을 테마로 했는데, 이들 대표작품이 아니더라도 작고 앙증맞은 다양한 벽화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투어의 시작점인 긴고랑공원 내 시설 벽화에는 꽃과 나무와 나비가 날아다닌다. 공원내에 화장실도 있고 운동기구도 있으니 몸과 마음을 비우고 출발하는게 좋다. 긴고랑 계곡에 발까지 담그고 오려면 왕복 2km 정도 된다.
긴고랑고원 내 시설에 꽃과 나비가 날아다닌다. ⓒ최병용
언덕 길이 많은 동네라 계단이 많다. 그 계단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예술로 승화시켰다. 아트투어거리 디자인과 그림은 지역 내 중고등학교 미술 동아리 학생들이 참여해 의미가 크다. 벌써 10년이 지났으니 그 학생들이 화가, 예술가들이 되어 다시 찾고 있을까? 아트투어 거리는 커다란 벽화보다 이렇게 앙증맞은 집과 문, 벽을 소품으로 활용한 작품이 많다. 산과 들과 나무와 실제로 심어진 2층 베란다의 나무까지 한폭의 그림으로 여겨진다.
빈 공간마다 자리한 앙증맞은 벽화 ⓒ최병용
마치 숨은그림 찾기하듯이 벽화는 앞, 옆, 위, 아래를 고루 쳐다봐야 볼 수 있다. 아차하고 지나치면 못 보는 그림이 생길 수 있다. 그냥 지나친 벽이 없다. 작은 벽에도 예쁜 꽃과 나무가 그려져 있다. 아마 꼼꼼한 중고등학생 예술가들이 참여해 가능했으리라 짐작이 된다.
아래 두 작품은 컨셉이 비슷하다. 비슷한 집에, 비슷한 대문에 우측과 좌측에 그렸다. 어린 소녀가 까치발로 창문 밖을 쳐다보는 뒷모습이 돌아올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 같아 애잔하게 느껴진다.
비슷한 집에 비슷한 대문에 벽화마저 비슷하다. ⓒ최병용
벽화가 아닌 자연도 만난다. 땅도 아닌 시멘트 보도블럭에 뿌리를 내리고 벽을 따라 올라가는 담쟁이의 모습이 예술이다. 이 담쟁이에도 '의지'라는 작품명을 주고 싶다. 여러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가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느껴진다.
자연도 벽화처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최병용
소녀가 나무에 걸터앉아 비누방울 놀이를 하는 그림이다. 오른쪽 나뭇잎이 그림의 걸터 앉은 나무에서 뻗어 나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한 나무로 보여진다. 사랑하는 연인끼리 데이트를 하면 그림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꽃이 저절로 피어날 듯 하다.
비눗방울 부는 소녀 벽화는 실제처럼 주변과 어우러진다. ⓒ최병용
민들레 씨앗을 불어 날리는 토끼 그림이다. 민들레 한 꽃봉오리에서 이렇게 많은 씨앗이 퍼져 나가면 지구는 온통 민들레 밭이 되어야 될 거 같은데 그렇지 않으니 이상하다. 다 어디로 날아간 걸까? '민들레 씨앗으로 마음 숲을 이루다'란 글귀가 보인다. 벽화를 하나씩 보며 걷다보니 마치 동화 속 나라를 걷는 느낌으로 걷게 된다.
민들레 씨앗을 부는 토끼 벽화와 이어지는 글귀 ⓒ최병용
'공유 서울' 벽화를 보니 공유 도시 서울이 생각 난다. 서울은 교통수단(나눔카, 따릉이), 공구도서관, 장남감, 아이옷, 열린옷장(정장대여), 공유 공간까지 대여하는 공유도시다. 셰어하우스, 공유부엌(소셜다이닝), 휴먼 라이브러리, 공유마을, 공공 Wi-Fi까지 가히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공유의 도시다.
서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공유서울 벽화 ⓒ최병용
아트투어 거리 곳곳의 전봇대도 빠지지 않는 캔버스다. 엄마, 아빠 어릴적 삶을 그림으로 빼곡히 그려 놓아 자세히 보아야 재미있고 옛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아트투어 거리는 전봇대도 캔버스가 된다. ⓒ최병용
긴고랑계곡 입구에 자리한 하트 의자 ⓒ최병용
드디어 긴고랑계곡 입구에 도착했다. 오랜 시간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하트 의자에 앉아 예쁜 사진을 찍고 숨을 돌린 후 위로 올라가면 긴고랑 계곡이 나온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에너지가 100% 충전될 것이다. 굳이 멀리까지 피서를 갈 이유가 없다.
긴고랑공원-긴고랑계곡 구간만 걸어도 멋진 피서가 완성된다. ⓒ최병용
■ 긴고랑길 아트투어거리
○ 소개 : 2010년 9월~2011년 6월까지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인근 중고등학교 미술동아리와 예술가들이 참여해 만든 벽화거리
○ 구간 : 중곡4동주민센터 - 긴고랑계곡 입구
○ 교통 : 지하철 5호선 아차선역 1번출구 > 도보로 15분
○ 자가용 이용시 목적지 : 중곡4동 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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