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물 ‘방예리’를 소개합니다!

시민기자 강사랑

Visit727 Date2020.07.06 15:57

어딜 가든지 지역 동네를 대표하는 크고 작은 하천이 있다. 필자의 동네 방학동에 있는 하천은 동네 이름을 그대로 따와서 ‘방학천’이라고 불린다. 주민들의 쉼터이며 산책 코스로 사랑받고 있지만 한때는 하천 일대를 장악한 퇴폐업소들 탓에 악명이 높았다. 밤에도 낮에도 취객들이 거리에 흔해서 여자와 아이들은 물론 대부분의 주민들이 일부러 피해가곤 했던 곳이다.

처음 이 동네로 이사왔을 때 방학천 일대를 보고 느꼈던 인상이 아직 또렷하다. 수상쩍은 유흥찻집들의 행렬, 각종 오염 물질로 몸살을 앓는 하천, 한낮에도 밤이 내린 것처럼 어둑어둑한 길…. 그런데 몇 년 새 방학천 일대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먼저 하천의 수질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고, 혐오를 불러일으키던 업소들도 하나 둘 자취를 감췄다. 주민과 행정기관이 합심하여 진행한 ‘도시재생사업’ 덕분이다.

서울 도봉구 도봉로 143길 50-10 일대 ‘방학천 문화예술거리’ ©강사랑

도시재생사업이란 도시환경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건축물이 전반적으로 낡은 지역이나 배치 상태가 아주 좋지 못한 지역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시가지를 정리하는 것이다. 방학동 도시재생 사업은 방학천의 환경을 회복하여 주민에게 다시 돌려주는 장기 프로젝트로, ‘방학천 문화예술거리사업’이라고도 불리운다.

방학천이 지금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 데에는 주민과 행정기관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방학천 일대는 지난 20여년 동안 유흥업소들의 성행으로 주거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당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구청에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방학생활’은 현재 ‘방예리143 아트 스퀘어’라는 이름으로 새단장했다. ©강사랑

결국 2016년 4월, ‘유해업소 이용 근절 캠페인’을 시작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었다. 구청 관계자들은 주민대표, 경찰들과 함께 1년 반 동안 밤마다 유흥업소를 단속하는 한편 업주 및 업소 종사자들을 설득하여 폐업을 유도했다. 그 과정에서 주민커뮤니티공간이자 단속 거점공간인 ‘방학생활’이 생겨나면서 프로젝트에 가속이 붙었다.

‘방학생활’은 업소 리모델링, 입주작가 모집, 문화예술인 맞춤형 임대주택건립, 경관개선사업 등을 진행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2017년 마지막 남아있던 유흥업소가 폐업하면서 총 31곳의 유흥업소가 모두 문을 닫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름도 귀여운 '방예리'

이름도 귀여운 ‘방예리’ ©강사랑

유흥업소가 떠나가면서 생긴 공실은 문화예술작가들이 채워나갔다. 방학천에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작가들이 목공예, 칠보공예, 가죽공예, 유리공예, 도자기 스튜디오 등 15개소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자연스럽게 카페와 음식점들이 들어서며 소박하지만 개성을 간직한 문화예술거리로 성장하는 중이다. 지역 주민들이 주로 찾는 곳이며 종종 소문을 듣고 먼 곳에서 찾아오는 타지인들도 눈에 띈다.

방학천 문화예술거리는 짧게 줄여서 ‘방예리’라고 부른다. 주민 커뮤니티 공간 ‘방학생활’은 현재 ‘방예리 143 아트 스퀘어’로 리모델링되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사업 홍보와 입주작가 작품 전시, 공방 체험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방학천 문화예술거리를 찾는 초행자들에게 방학천 일대의 역사와 도시재생사업을 알리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가죽공방, 크레페 가게 등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곳도 있다.

가죽공방, 크레페 가게 등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곳도 있다. ©강사랑

방학천 일대의 변화는 아직 끝이 아니다. 어둡고 침침했던 하천 주변 벽들이 밝은 색상의 벽화로 변신했다. 여기에 찔레꽃, 청둥오리, 꼬리명주나비 등이 벽화에 담기며 시선을 끈다. 기존의 옹벽 패턴을 살린 전통담장은 예스런 멋을 더했다. 하천변 도로도 새로 포장되었고 야간조명도 설치되어 좀더 안전한 산책로가 되었다. 지역작가들도 벽화제작에 참여하며 함께 도시 경관을 변화시켰다.

하천 주변 벽화들도 한층 밝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강사랑 

방학천은 본래 냇바닥이 말라있는 건천이다. 툭하면 용수량이 부족해 물이끼 같은 퇴적물이 많이 쌓여있는 하천인데,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시와 도봉구가 수질 개선에 나섰다. 한번 거른 하수를 다시 정수한 초고도 처리수를 방학천에 공급하는 등 여러 방법이 시도되어 지금은 물이 제법 흐르는 하천이 되었다.

또한 물마루공원를 비롯한 수변 공간이 들어서고 복개로 인해 단절된 구간의 보행로에는 실개천이 만들어졌다. 현재 방학천에는 버들치와 살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하천 일대를 산책 하다가 청둥오리와 왜가리를 보는 일도 흔하다.

어제 비가 한바탕 내려서인지 하천 물이 깊고 맑다

어제 비가 한바탕 내려서인지 하천 물이 깊고 맑다. ©강사랑

오랜만에 방학천 일대를 느긋하게 걸었다. 동네 주민인 필자에게는 가장 가까우면서 먼 곳이 이곳 방학천이다. 그동안 방학천에 일어난 수많은 일들은 내 이야기 같기도, 남에게 전해 듣는 먼 이야기 같기도 하다. 사람은 무엇보다 변화에 민감하지만, 바뀌어버린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는 존재이다. 방학천과 방예리는 어느새 매일 스쳐가는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언제 이곳이 유흥업소가 즐비한 곳이었나, 실로 의아할 정도다. 현재 방학천과 방예리는 우범지역을 문화예술거리로 바꾼 우수한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주민들의 힘으로 되찾은 방학천과 '방예리',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주민들의 힘으로 되찾은 방학천과 ‘방예리’,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강사랑

올해 방예리에서는 대외적으로 크고 작은 행사와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무한 연기되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방예리는 동네 마실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가볍게 커피 한잔 하거나 맛있는 크레페를 먹으며 방학천을 산책하다보면, 이런 저런 잡다한 고민들은 어느새 멀리 달아나버린다. 이제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방예리,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더욱 기대된다.

■ 방학천 문화예술거리(방예리) 안내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도봉로 143길 (방학동)일대 300m 거리
○ 교통 : 지하철 1호선 방화역 3번출구 하차 후 도보 15분
○ 방예리143 ART SQUARE (지원센터)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도봉로143길 38
– 홈페이지 : http://143artstreet.com/
– 문의 : 02-95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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