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기는 면역밥상 (feat. 송파요리창작소)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0.06.30. 11:53

수정일 2023.05.01. 15:35

조회 1,384

‘요리창작소’라는 이름만 들어도 왠지 근사한 요리가 만들어질 것 같다. 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요리 나와라 뚝딱”을 외치면 내 앞에 요리를 대접해 주는 그런 곳일까? 서울시 송파구청에서 전문 주방시설을 갖춘 요리창작소를 열었다. 언뜻 송파구청과 요리창작소는 서로 연관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사연일까?

송파구에 문을 연 송파요리창작소

송파구에 문을 연 송파요리창작소 ⓒ윤혜숙

2020년 올해 송파구는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시-구 상향적·협력적 일자리 창출 공모사업에 선정되었다. 무려 1억 95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한 송파구에서 신 중년 새일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로 인한 결과물이 바로 가락동에 문을 연 전문 주방시설을 갖춘 송파요리창작소이다.

'당신의 꿈을 요리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제일 먼저 들어온다

'당신의 꿈을 요리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제일 먼저 들어온다 ⓒ윤혜숙

최근 트렌드인 먹거리 산업, K-FOOD 한류, 공유 주방 등 '요리' 관련 콘텐츠를 일자리 사업에 접목시켰다. 조리·요식업계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40대 이상 신 중년층을 대상으로 요리 프로그램 및 컨설팅이 진행되고 있다. 3월부터 시작해서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송파요리창작소에서 이주여성들 대상으로 원데이 클래스가 열렸다

송파요리창작소에서 이주여성들 대상으로 원데이 클래스가 열렸다 ⓒ윤혜숙

​6월 25일(목) 오전 10시 송파요리창작소에서 결혼이주여성과 함께 ‘코로나를 이겨내는 K-Food 면역밥상 만들기’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심리적·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 특히 이주여성들의 입장에선 더욱 그럴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고향을 방문하기 어려운데 자녀들과 부대끼면서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그들에게 건강과 활력을 주기 위해 마련되었다. 수업 참가자는 송파구에 거주하는 몽골, 러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총 8명이다. 이번 수업 시간에 배우는 메뉴는 ▲황태약고추장쌈밥 ▲두부대파찜 ▲가지새싹샐러드 ▲수박참외물김치 등 4가지다.

강사 조영래 대표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강사 조영래 대표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윤혜숙

원데이클래스를 위해서 특별히 외부에서 강사를 모셔왔다. 청주에서 자연음식연구소 소반에를 운영하고 있는 조영래 대표다. 먼저 조 대표가 오늘의 요리 4가지를 만드는 시범을 보였다.

4가지 메뉴를 강사가 직접 시범을 보인 뒤 수업 참가자들이 따라서 실습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동시에 두세 가지 요리를 하는 비법을 알려주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메뉴부터 시작하면 된다. 예를 들면 물에 불리거나 양념에 재워두는 것부터 준비한다.

4가지 메뉴를 맛깔나게 완성하기 위한 팁이 있다. 황태약고추장쌈밥을 만들 때 물에 살짝 불린 황태를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살짝 볶아서 수분을 날려준다. 기름을 먹지 않은 황태에는 고추장 양념이 잘 스며들기 때문이다. 두부대파찜을 만들 때 두부의 수분을 제거한 뒤 기름에 구워낸다. 그러면 두부의 식감이 고기와 비슷해진다. 가지새싹샐러드를 만들 때 밀가루를 약간 묽게 반죽해 밀가루 옷을 만든다. 그래야 새싹을 넣어 가지를 둘둘 말기 쉽다. 수박참외물김치를 만들 때 참외의 속을 파낸다. 그러면 물김치를 오래 두어도 참외가 물러지지 않는다.

한창 요리에 열중하고 있는 수업 참가자들

한창 요리에 열중하고 있는 수업 참가자들 ⓒ윤혜숙

싱크대가 설치된 주방에서 수업 참가자들이 2인 1조가 되어서 요리를 했다. 강사는 수업 참가자들 사이를 오가면서 요리의 진행 상황을 보며 조언해 주었다. 주방이 떠들썩하고 분주하면서, 활기가 넘쳐났다. 요리가 만들어지는 동안 맛있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수업 참가자들이 자녀를 둔 주부여서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서툴지 않고 익숙해 보였다.

강사가 알려주는 팁을 받아 적는 수업 참가자

강사가 알려주는 팁을 받아 적는 수업 참가자 ⓒ윤혜숙

몽골에서 이주한 지 11년 차에 접어드는 홍미가씨는 강사가 시범 요리를 선보일 때 강사가 알려주는 팁을 수첩에 깨알같이 적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강사가 했던 대로 차분히 따라 요리하면서 수업 참가자들 중 가장 먼저 요리를 완성했다. 둥근 쟁반에 담아낸 요리는 하나의 멋진 작품이 되어 있었다.

몽골에서 온 홍미가 씨가 자신이 만든 요리를 보여주고 있다

몽골에서 온 홍미가 씨가 자신이 만든 요리를 보여주고 있다 ⓒ윤혜숙

홍미가씨는 “오늘 처음으로 요리 수업에 참가했다. 강사의 말을 완전히 못 알아들어도 옆 사람에게 물어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라면서 “오늘 여기서 배운 요리는 레시피가 간단하다. 당장 집에 가서 아이들을 위해서 요리할 수 있겠다”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는 한국 음식들 중에서 특히 냉면과 백숙을 좋아한다고 하니 이제는 한국인의 식성까지 닮아 있다.

원데이 클래스에서 완성된 요리로 완성된 한상차림

원데이 클래스에서 완성된 요리로 완성된 한상차림 ⓒ윤혜숙

각자 요리가 완성되고 이제 자리에 앉아서 시식하는 시간이다. 황태약고추장쌈밥은 상추와 케일 위에 밥과 황태약고추장쌈을 얹었다. 두부대파찜은 노릇노릇해진 두부 위에 대파와 고추를 곁들였다. 가지새싹샐러드는 밀가루를 입힌 가지에 새싹을 넣어 둘둘 말았다. 수박참외물김치는 수박과 참외가 들어가 내용물이 푸짐했다. 4가지 요리는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는 더 좋았다.

송파구 일자리정책담당 강다연 주무관은 “요리창작소는 공유 주방이다. 서울시 지원사업으로 요리자격증이 있지만 경력이 단절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이곳 요리 클래스에서 교육하고 취·창업으로 연결해 주고 있다”라면서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월 1회 지역주민들 대상으로 오늘과 같은 원데이클래스를 개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요리창작소 박신성 대표는 사회적 기업 ㈜자연味약선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요리창작소의 교육생 1기는 디저트, 2기는 도시락 창업으로 강의 수강 후 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벌써 쿠키나 파이의 경우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송파 요리창작소는 경력이 단절된 신 중년층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고 있다. 나이가 많다고 주저하지 말고 송파구청 일자리통합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려보길 바란다.

■ 송파일자리통합지원센터
○ 위치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26 송파구청
○ 홈페이지 : http://job.songpa.go.kr/

○ 문의 : 송파구 일자리정책담당관 02-2147-4915, 송파요리창작소 070-8864-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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