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래유산’ 보물 같은 서점 3곳 탐방

시민기자 정인선

Visit128 Date2020.06.29 11:48

‘미래유산’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 다음 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뜻한다. 서울사람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며 함께 만들어온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으로, 미래 세대에게 전할 100년 후의 보물이다.

미래유산은 발굴부터 선정까지 전 과정이 시민의 주도로 추진된다. 분기별로 시민, 전문가 그룹, 자치구 등으로부터 수집된 문화유산 후보의 기초 현황을 조사하고, 보존 위원회 심의, 시민공청회, 소유자 동의 등을 거쳐 다양한 가치를 인정받은 후 최종 선정된다.

동양서림 서울미래유산 현판

동양서림 서울미래유산 현판 ⓒ정인선

이러한 미래유산 중에는 60년의 세월이 담긴 책방도 포함되어 있다. 시민들의 사회적, 정서적 공감을 얻은 미래유산 서점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필자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6개 서점 중 3곳에 다녀왔다.

67년째 운영 중인 혜화동 ‘동양서림’

1953년 개업한 이곳은 혜화동 일대의 시대적 모습을 보여주는 장소다.

1953년 개업한 이곳은 혜화동 일대의 시대적 모습을 보여주는 장소다. ⓒ정인선

‘동양서림’은 1953년 문을 연 이래로 현재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며 67년째 운영해 오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점이다. 1953년 이순경씨가 현 위치에 동양서림을 개업했다. 문을 열던 해에 동양서림 점원으로 취직한 최주보씨가 1980년에 서점을 인수해 2대 대표가 되었다. 2000년에는 2대 대표의 딸이 사업주가 되어 함께 운영해오다가 2007년부터 현재까지는 2대 대표의 딸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1968년에는 창업주였던 이순경씨가 책방 경영자로서 최초로 출판 유공자 표창을 받기도 했다.

동양서림 내부

동양서림 내부 ⓒ정인선

오랜 시간이 축적된 이곳 동양서림의 내부는 깔끔하고 아담한 동네 서점의 모습이다. 신간 서점으로는 가장 오래된 곳이지만 요즘의 독립서점들처럼 독서모임 등을 위해 최근 새롭게 단장했다.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아 책방을 찾는 분들이 편안하게 앉아서 책도 읽고, 고를 수 있게 리모델링을 한 것이다.

서울시는 동양서림을 비롯한 지역 서점 50곳을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해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홍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점 내부를 둘러보니 베스트셀러가 입구 쪽에 진열되어 있어 요즘 책들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동네 책방인지라 문제집이나 방송교재도 비치되어 있고, 군데군데 책에 대한 추천 문구도 적혀 있어서 책 고르는데 한결 수월하고 정감도 느껴진다.

60여 년 가업 이어온 신촌 ‘홍익문고’

홍익문고는 만남의 공간이자 젊음의 거리 신촌의 상징 같은 서점이다

홍익문고는 만남의 공간이자 젊음의 거리 신촌의 상징 같은 서점이다 ⓒ정인선

홍익문고는 1960년에 개업한 서점으로 서울시 서대문구 젊음의 거리 내에 위치하고 있다. 홍익문고는 현 운영주의 선친인 창업주 박인철씨가 노점 책방을 하다가 1960년 가게를 얻어 헌책방으로 개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서점. 같은 지역에서 60여 년 동안 운영된 서점이다.

홍익문고는 젊음의 거리 신촌의 상징으로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만남의 공간이기도 하다. 홍익문고가 지금의 건물로 이전해 온 것은 1978년으로, 이전 당시에는 2층까지만 서점으로 쓰다가 1984년부터 건물 전체를 서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홍익문고는 한때 5개의 분점을 둘 만큼 성업을 이룬 적도 있다.

신촌 홍익문고 내부

신촌 홍익문고 내부 ⓒ정인선

홍익문고의 이름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정신에서 유래했다. 수십 년 역사를 간직한 홍익문고는 신촌 도시환경정비구역에 포함되면서 2012년 사라질 뻔한 위기를 겪었다. 당시 지역주민들은 ‘홍익문고 지키기 주민모임’을 결성해 서명운동을 벌여서 홍익문고를 지켰다.

홍익문고는 5층 규모 건물에 50만여 권의 장서를 지닌, 신촌 일대에 남은 유일한 중형 서점이다. 대학가이기 때문에 수험서를 찾는 손님들이 많지만, 월별 작가를 선정해 책을 비치도 하고, 낯선 책으로의 산책, 영화 원작 소설 등 테마를 마련해 도서를 전시하기도 한다. 사무 공간으로 쓰는 서점 옥상(5층)을 시민단체나 독서모임의 강연, 토론회, 회의실 장소로 개방도 한다.

우리나라 1세대 헌책방, 신촌 ‘공씨 책방’

공씨 책방은 누군가에겐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는 곳이다.

공씨 책방은 누군가에겐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는 곳이다.  ⓒ정인선

공씨 책방은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로에 위치한 헌 책방이다. 1972년 경희대 근처에서 창업주가 운영했던 ‘대학서점’이 그 시초이다. 서점은 청계천으로 옮겼다가, 다시 종로구 신문로의 새문안교회 맞은편에 창업주의 성을 따서 ‘공씨 책방’으로 이름을 바꾸고 이주했다. 광화문 일대 재개발로 인해 신촌으로 이전했다가 1995년에 현재 위치에 정착한 우리나라 1세대 헌책방이다.  2013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공씨 책방이 유명한 이유는 창업주 공진석 씨 때문이다. 창업주는 인문사회과학 책이 들어오면 모두 읽고 나서야 손님에게 판매했다고 한다. 특히, 손님이 관련 분야를 이야기하면 그에 적절한 책을 추천해주니 단골이 많았다고 한다. 창업주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고서주변’이라는 글을 발표해 ‘13회 신동아 논픽션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공씨 책방은 창업주의 처조카가 2대 운영자로 운영하고 있다.

공씨 책방 내부

공씨 책방 내부 ⓒ정인선

절판되어 구하기 힘든 책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내부, 어쩌면 어수선 해 보이는 이 많은 책들 사이 “무슨 책 있어요?” 하고 물어보면 신기하게도 바로 찾아준다. LP판도 가득하다. 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쯤 들려서 옛 음악의 추억을 만날 수도 있다.

빠른 변화와 함께 근·현대 서울 시민의 모습이 담긴 문화유산들이 훼손되고 있다. 특히, 미래유산은 가치 평가가 불완전하고 현재에도 여전히 이용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온전히 보전하려면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요구된다.

서울 곳곳에 발굴되지 않은 수많은 유산 가운데 미래 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시민 누구나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참여하기 코너’를 통해 제안할 수 있다. 이밖에 2020 서울미래유산 사진 공모전도 5월 28일~7월 3일까지 진행 중이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470개 유·무형의 유산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이면 전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공모기간은 7월 3일까지이며 결과는 7월 29일 발표한다. 
☞ 2020 서울미래유산 사진공모전 안내 바로가기: http://mediahub.seoul.go.kr/gongmo/1282896

■ 서울미래유산
○ 홈페이지: http://futureheritage.seoul.go.kr/
○ 문의:02-2133-2546

■ 동양서림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
○ 문의:02-762-0715

■ 홍익문고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2
○ 문의:02392-2020

■ 공씨책방
○ 위치 : 서대문구 신촌로 51
○ 문의:02-336-3058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하기
▶ ‘코로나19 서울생활정보’ 한눈에 보기
▶ 내게 맞는 ‘코로나19 경제지원정책’ 찾아보기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